아리&누리 입양후기

  • 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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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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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7

쌀쌀한 가을 속에 추웠던 그날,
고대하고 기다리던, 아리와 누리가 저희 품에 왔습니다.

 

몇달, 몇번을.. 아니 수백번도 더 생각했던 순간인데,

아이들이 우리집에 잘 적응해 줄까..란 생각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지요.

고양이가 우리 삶에 꼭 필요할까?

고양이를 키운다고 우리 삶이 행복해질까?

고양이를 키울 준비가 되어 있을까?

여러 고민와 우려속에 "왜"가 채워질때까지.. 준비될때 까지.. 몇번이고 들여다 본 아리와 누리.

우리가 데려와도 괜찮을까?

데려올 수 있을까.. 정말 많이 생각했고 고민했습니다.

우리의 이기심으로 인해 파양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품으로 온 아리&누리는 꽤 아팠습니다.

결막염과 허피스, 그리고 마음을 열기까지..입양일기까지 써 가며, 매일 아이들의 상황을 체크하고,

입양담당자께 정말 많이도 묻고 또 물었습니다.

우리가 데려왔기 때문에 아픈것은 아닐까? 울기도 하고, 답답했던 시간이 지나

아리가 결막염이 나을 때쯤, 든든하게 적응해 가던 누리도 결막염이 왔었고,

보름간을 적응하기 위해, 우리에게 마음을 열기 위해 아리&누리도 참 많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스트레스를 덜 받게하려고 참 많이도 동선을 짜고, 아이들의 물품을 마련하고 노력했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 헤아리는 마음이 부족하다고 느낄때엔 어떤것이 맞는지, 잘 모를때가 정말 많았고

카라연계 병원의 원장선생님과 입양담당자분, 주위 여러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이라면 누구든지

서슴없이 물으며 아리&누리의 상태와 마음을 알고 싶어 애를 썼습니다.


허피스로 인해 재채기를 하느라 잠도 못 이룰정도로 힘들어 했던 아리는 몇 걸음을 걷다 눕기를 반복하며

제 손을 필요로 했고, 그렇게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함께 한 시간들이 지나

아리와 누리가 나을 무렵엔 아리의 배변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괄약근 조절이 어려운 아리는 이틀에 한번씩

응아를 가리지 못해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잠을 자면서 누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이러한 점들이 아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쏟게 했고,

아프지 않기를 바라던 마음이 이제는 자신들의 상태를 알려주는 고마운 행동들임을 알기에,

그저 고맙고 고맙고 고맙습니다.

 

약 2달간의 적응을 뒤로 한채,

예정되었던 이사로 지금은 서울이 아닌 전주에서 따뜻한 햇볕과 널찍한 방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3시간이 걸리는 곳까지 왔음에도 처음 우리에게 올 때 보다 너무 빨리 적응해준 기특하고 고마운 녀석들 덕에

하루하루 너무나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어서 카라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누리보다 더디게 마음을 열었던 아리도

이제는 제품으로 들어와 골골대고, 아침과 저녁 간식을 누구보다 먼저 챙기고 엉덩이를 스치기만 해도

좋아라 해주는 누리가 있어

제 마음속에 구멍이 어느정도 채워가고 있습니다.


저의 마음 속 어두운 자리에 아리와 누리가 들어와 주어 아침, 점심, 저녁을 먹을 힘이 생겼고,

아이들을 챙겨야 했기에 누구보다 먼저 아침을 일찍 맞았으며,

가까운 곳에서의 일자리도 구할 수 있었죠.

사실, 지난 1년간 개인적으로 참 어려운 시기가 있었는데 3개월을 돌아보니 아리와 누리 덕분에

사람들과도 소통하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주에서의 일주일을 보내고,

담당자분의 말씀을 따라 입양후기를 올립니다.

카라분들의 구석진 자리에까지 동물들을 사랑하고 애쓰시는 그 마음 덕분에

저와 남편은 새롭게 살아 갈 수 있는 힘을 얻었고,

아리와 누리, 저희 네 식구가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들을 제공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바쁘신 업무와 일정들로 그 전처럼 연락은 자주드리지 못하지만,

가끔씩 소식으로

아이들의 상황을 전하겠습니다.


누리는 하루 아침 응아로 간식으로, 똥꼬발랄하게 햇볕을 맞으며 그루밍을 하고요.

아리는 허피스 탓인지(카라연계병원 원장님 소견으로는 눈물샘으로 인한) 오른쪽 눈에 눈물이 자주 고이지만,

오전 시간을 보내고 나면 두 녀석 다 깊은 잠에 빠지곤 한답니다.

오후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주식캔+간식캔+인트라젠을 섞은 간식을 먹고,

남편이 돌아올 시간에 장난감으로 놀아주면 공중제비를 하거나 이리저리 뛰며 헉헉대고요.

언제나 제 곁으로 와 누리는 엉덩이를(토닥토닥해달라는 뜻이지요), 아리는 제 다리 사이에 들어와

얼굴을 올려다 보고는 만져줘! 한답니다.

 

입양한 날 주신 레볼루션은 아이들이 적응 후(11월 16일) 처치했고,

말씀해주신대로 3월에 한번 더 할 예정입니다.


사료는 지금 있는 것 먹이고 차차 오리젠으로 섞어가며 바꿀 예정이고,

아리누리가 힘들어했던 모래 역시 원래 사용했던 키스카미와 오더락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허피스때문에 아침저녁으로 바이럴리스 먹이고, 사료에 허피스관련 영양제도 꾸준히 먹고 있고요.


그럼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아리와 누리, 입양온지 며칠 안된 날이에요.



까득까득~~맛있게 밥 먹는 소리





누가오나? 소리가 들리면 언제나 현관문을 바라보는 아리&누리





누리가 아리를 언제나 보듬어주고 지켜줘요




아리&누리가 온지 며칠 뒤에 도착한 캣타워!



두녀석 모두 저 발판을 너무 좋아해요. 앞발로 가야금 튕기듯~~ 스크래치도 하고요.



우리 아리~~ 쌔근쌔근 잘도 자지요.



새로 이사한 곳 탐색시간~




방도 넓고 햇볕도 잘 드는 곳에 캣타워 설치했어요.




백합 꽃내음 맡으며...아그작아그작...꽃은 치웠어요.ㅜㅡㅜ






오늘 아침 찍은 누리 사진이에요~~지금은 캣타워에서 자고 있어요



입양일지~~첫날부터!



점점 나아지고 있던 아이들 상황체크!






잠깨워서 미안해~누리 방금 사진이에요


댓글 4

2016-02-18 15:20

입양까페 아름품에서 아리랑 누리랑 두번 놀아줬었어요 안타깝게도 여건이 안되어 입양은 못했지만 아리랑 누리 항상 보고 싶었는데, 좋은 집으로 입양되었군요! 감사합니다. 가끔 사진 올려주세요 ^^


은빈동산 2016-01-14 11:03

글에서 아리&누리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어요 아픈아이들을 위해 이토록 정성가득한 보살핌을 하실수 있다는게 존경스럽네요 아리누리도 엄마아빠의 진심어린 사랑을 알기에 앞으로 더 건강해질거라 믿어요^^


간현임 2016-01-13 18:07

와... 입양일지 대박!! 전주에서 알콩달콩 서로를 보듬어주는 가족으로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시면 좋겠네요~


kiris666 2016-01-13 16:54

정성스런 보살핌에 보답하는 것같네요. 정말 대단하세요~ 오늘보다 내일 더 아리/누리와 행복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