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드문 곳에 묶여 버려진 유기견 ‘쿠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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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0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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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과정>

누군가가 강아지를 버리고 도망갔습니다. 박물관이 인적이 드문 대로변에 위치해있었기에 주변 인가에서 길을 잃은 강아지가 아니었고 CCTV에도 잡히지 않은 사각지대에 강아지를 묶어놓고 갔기에 명백한 유기라고 판단했습니다. 한 달여간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렸지만 강아지의 보호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강아지가 버려진 박물관의 박물관장과 저의 아버지가 아는 사이셨기에 강아지를 데려갔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저는 몇 번을 서울에서 밀양으로 내려가 강아지와 친해진 후 구조를 결정했습니다. 강아지가 유기된 장소인 박물관의 관장님은 이미 강아지를 키우고 있기에 더 이상의 강아지는 키울 수 없다고 하셨고 심장사상충에 걸린 강아지라면 더욱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박물관장님은 본인의 강아지를 실외의 줄에서 묶여 키우시고 있었는데 유기된 강아지 역시 그렇게 산다면 너무나 열악한(좁은 공간에 줄에 매여) 환경에 살 것이기에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심장사상충에 걸렸다는 사실을 시보호소 등 다른 곳에서 알게되면 강아지의 새 가족을 찾아주기에는 더욱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구조하여 치료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저의 아버지가 강아지가 유기된 장소 근처에서 근무하셨기에 강아지의 물과 먹이를 챙겨주시고 산책을 시켜주시며 한 달간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기에 강아지가 마음을 열고 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구조당시 강아지의 상태>

발견 당시 강아지는 전혀 관리받지 않은 것 같았고 밖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것 같았습니다. 털은 누더기 같이 길고 군데군데 엉켜있었고 특히나 네다리와 왼쪽귀의 털이 완전히 뭉쳐서 딱딱해져 있었습니다. 온몸에서는 냄새가 나고 얼굴부분에만 진드기가 5개 있었는데 사람의 손길을 싫어해서 겨우 잡아 핀셋으로 떼어낼 수 있었습니다. 


목줄이 되어있었지만 제대로 된 목줄이 아니라 줄의 손잡이부분을 강아지 목에 넣고 묶어 나중에는 그 목줄을 잘라내야 했습니다. 강아지를 데리고 유기된 장소 근처 동물병원에 데려갔는데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숨을 가쁘게 쉬면서 혀를 내밀었던 것이 단지 사람을 좋아 흥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났던 것이었습니다. 

심장사상충 양성결과를 말해주신 수의사님은 이를 치료하지 않으면 헐떡거리는 증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생명이 위독하므로 길어야 2년 정도 살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강아지의 추정나이가 2~3살인데 곧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너무 충격을 받았고 안타까웠습니다.


<치료과정>

처음 심장사상충 양성판정을 받고 심장사상충 치료를 시작해서 현재도 진행중입니다. 심장사상충 치료 도중에 몸을 심하게 긁어 알레르기 처방약을 처방받아 복용했고 눈의 기생충인 안충제거 시술을 받았습니다.


<앞으로의 보호계획>

우선은 강아지의 심장사상충 완치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동물병원에서 제시하는 심장사상충 치료과정을 충실히 따라 주사를 맞고 약을 복용할 것입니다. 심장사상충 치료중에는 운동제한이 매우 중요하기에 현재부터 최소 5월까지는 절대적인 안정을 할 수 있도록 저를 포함한 가족들이 계속 지켜보며 보호할 것 입니다. 강아지를 데려온 직후에는 강아지가 실외배변을 고집하여 하루에 4번정도 산책을 나갔었는데 현재는 실내배변을 훈련하여 실내배변을 하며 절대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 충실한 치료와 간병으로 강아지가 꼭 심장사상충 완치 판정을 받게 하고 싶습니다.

심장사상충이 완치 된 이후에는 강아지를 위해 카라에서 운영하는 <반려견 시민학교>와 같은 교육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찾아 강아지 보호자로서 계속 교육을 받을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EBS <세상에 나쁜개는 없다> 등의 강아지 훈련프로그램을 보면서 메모하고 책을 찾아보고 나름대로의 정리노트를 만들었는데 이론만 정리했지 실전 훈련은 부족했기에 직접 부딪혀가며 실행해보려 합니다.


특히 도시에서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 강아지가 사회화가 잘 되어 다른 사람들과 다른 동물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중요하기에 강아지 사회화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구조한 강아지가 사람은 좋아하지만 낯선 동물 특히 산책하다보면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편이라서 이를 잘 극복할 수 있게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 강아지가 분리불안 증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도 심장사상충 완치 이후 교육을 통해서 완화할 수 있도록 계속 훈련시키려고 합니다.

강아지의 보호자로서 충분한 먹이와 물, 잠자리 같은 환경을 제공하고 아플 때는 약과 진료를 받아 나을 수 있게 하고 산책과 놀이를 통해 행동을 풍부화할 수 있게 하고 무엇보다도 강아지의 남은 생을 끝까지 책임지며 반려하고 싶습니다. 


영문도 모르는채 낡은 줄에 묶여 가족을 기다렸을 '쿠키' 를 구조해 치료해주시고 가족이 되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쿠키는 심장사상충이 많이 진행되어 앞으로도 꾸준히 치료가 필요합니다. 치료를 잘 마치고 여느 반려견처럼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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