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자극과 안구 자극 실험에 사용
그렇다면 화장품 동물실험이란 과연 무엇인가?
화장품 제품과 원료 테스트에 많이 사용되는 동물은 마우스, 랫, 기니피그, 토끼이다. 주로 사용되는 실험의 종류는 피부 자극시험, 피부 독성시험, 안구자극시험, 급성 경구독성 시험 등이 있다. 털을 민 동물의 피부에 시험물질을 발라서 이에 대한 반응을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강제로 구강투여 또는 안구에 약물을 투여하기도 한다. 이 결과 시험 대상 동물은 피부염증, 궤양, 출혈, 경련, 실명, 발작 등을 겪으며, 실험결과의 정확한 측정을 위해 진통제 또는 진정제는 주어지지 않으며 시험 종료 후 동물은 안락사에 이른다.
유럽연합 동물실험 법적 금지
왜 화장품 동물실험은 불필요한가?
의약품과는 다르게 국내 화장품법에 따르면 국민에게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동물실험이 필수라는 명시를 하고 있지 않다. 이는 곧, 한국 정부에서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동물실험이 필수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장품 개발을 위해 동물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정부에서 인정하여 법으로 금지한 나라도 생겨나고 있다. 화장품 개발이 큰 산업 규모를 차지하는 유럽연합을 포함하여 이스라엘과 인도에서 2013년 화장품 동물실험의 법적 금지가 이루어 졌고, 얼마 전 브라질 의회에서도 이 법안이 통과 되었다. 미국에서는 인도적인 화장품 법안을 통해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었으며 현재 호주, 대만에서도 관련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인간 피부 세포 배양 후 실험 가능
이쯤 되면 ‘그럼 동물이 아니면 사람에 실험을 하라는 소리인가?’ 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화장품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이유에는 동물의 희생이라는 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동물들의 희생이 무의미 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첫째, 동물에게 실험이 되었을 때 그 반응을 인간에게 직접 적용시키는 것이 불가능 하다. 같은 인간에게 실험을 해도 남자와 여자 사이의 반응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하물며 신체적 구성과 반응이 완전 판이한 인간에게 동물실험 결과를 적용시킨다는 것은 그 효율성에 있어 큰 의심을 품게한다. 둘째, 무엇보다도 이미 안전성이 입증 된 수 천 가지 원료들로 안전한 신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셋째, 인간에게 적용이 되었을 때 그 반응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대체방안이 있다. 피부 세포를 배양하여 실험 물질의 반응을 보는 세포실험, 인간의 각막세포를 이용한 안점막자극실험, 피부 부식과 염증 반응을 살펴보는 EpiDerm™ 과 EpiSkin™ 등이 있다.
2013년 11월 러쉬에서 주체한 Fighting Animal Testing 엑스포에서
화장품 동물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주의깊게 듣고 있는 방문자들.
소비자 관심이 기업을 움직인다
최근에는 동물실험이 되지 않는 제품을 어떻게 찾으면 좋을지 묻는 소비자부터, 실험실 동물들의 복지를 위해선 어떤 법개정이 필요한지 살펴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대학생들, 그리고 윤리적인 소비를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지 물어보는 어린 학생들의 문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일반 소비자가 제품만 보고 동물실험 여부를 확인하기란 굉장히 힘들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이 어렵지만 나만의 실천 가능한 윤리적인 소비에 대한 기준을 세워 시작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소비자 중에는 동물실험도 안 하고, 꿀과 우유 같은 동물성 원료가 들어간 제품은 피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주위 친구들에게 인간의 아름다움을 위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에 대해 알려주는 것을 시작으로 첫 발걸음을 떼어보면 어떨까? 제품 구매 전 판매원에게 동물실험 유무를 물어보며 윤리적인 소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소비자라는 것을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되며 카라에서는 화장품 동물실험 여부가 확인 된 착한회사리스트를 정리하여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다. 결국엔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기업이 움직이고, 기업이 움직여야 정책도 바뀔 수 있다. 소비자의 힘으로 한국에서도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
화장품 동물실험에 대해 더 알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