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도구에서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태국 코끼리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타격을 받는 것은 인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는 것을 따라 치앙마이의 상업적인 코끼리 캠프들의 수입도 사라졌고, 그 여파로 코끼리들이 굶고 캠프는 폐업할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다행스러운 소식은 돈벌이로 이용되던 코끼리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150km 트레킹 여정 중에 있는 코끼리들
코끼리보호재단(SEF)과 코끼리자연공원(ENP)을 세운 상둔 렉 차일러는 코로나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소유주의 호소를 듣고, 코끼리들을 산과 정글 속으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제안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관광지에서 굶고 있는 코끼리들에게 먹이를 지원하는 것보다 자연 서식지로 돌려 보내 자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동물을 운송하는 비용은 난관을 겪고 있는 소유주에게 큰 부담이 되기에 비록 느린 보행속도지만 트레킹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무성한 산과 정글이 가득한 치앙마이 북부에는 아시아코끼리들이 대거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포획된 코끼리들을 관광 캠프로 끌고와 트레킹과 그림그리기 공연 등에 이용했고, 코끼리 축제로 유명세를 떨치며 관광객을 모았습니다. 산업에 동원된 코끼리들은 쇠사슬에 묶인 채 착취당했지만요.
인간들을 위한 코끼리 축제로 유명한 북동지역의 수린(Surin). 코끼리를 고향으로 되돌리는 프로젝트는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4월 이후로 100여마리 코끼리들이 수린에서 고향인 매쳄(Mae Chaem)으로 돌아갔습니다.
150km 트레킹 여정 중에 있는 코끼리들
매쳄 지역에는 '카렌'이라는 소수 민족이 있습니다. 해당 민족은 전통적으로 코끼리를 보살피던 이들입니다. 관광 캠프에서 수년간 인간의 손에 길들여져 야생으로 돌아가기 힘든 코끼리들은 이들 민족의 보살핌 아래 인간과 공존하며 살아가게 된다고 합니다. 코끼리들에게는 무척 다행인 일입니다.
물론 여전히 수많은 코끼리들이 쇠사슬에 묶여 착취당하고, 굶주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사회적 이슈로 야생동물을 본래의 자리로 돌려보내는 활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국가적으로 야생동물 상업적 이용에 대한 재고와 불법적인 야생동물 착취 근절을 위한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고요.
태국의 사정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근래 수천 명의 관광객들이 제주도로 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코끼리쇼를 진행하는 '점보빌리지'를 비롯하여 야생동물 전시와 관광상품이 있는 제주도. 모쪼록 제주도에서도 동물관광이 지양되고, 노예처럼 묶인 동물들이 제주도를 떠나 고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동물산업 불매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