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in 부산 " 반가왔습니다!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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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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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0

몇 년 전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게 되면서 길 위의 고양이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특히 다치고 아픈 아이들을 못 본 척 지나칠 수 없어 이제는 다섯 고양이를 키우는, 고민 많고 어정쩡한동네 캣맘입니다. 혼자서는 감당이 힘들어 이웃의 캣맘들과 힘을 합쳐 지역 내 TNR도 공동으로 진행하고 밥자리 관리도 교대로 하는 등 보람과 안도를 얻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곱절로 많은 아픔과 참담함에 가슴 졸이는 일이 더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도망가고 싶다가도 결국에는 촘촘하게 함께 가는 길만이 대안이라는 생각에 이르렀고, 그런 점에서 카라의 활동은 제가 바라는 조직의 로망이었습니다.

그런 카라가 부산에서 주최한 첫 모임에 참석을 하게 되어 무척 기쁘고 든든했습니다. 하미정 활동가님의 에너지 넘치는 설명은 고민 많은 캣맘에게 위안으로 다가왔습니다. 전진경 상임이사님의 신념 어린 설명을 들으면서 카라 역시 저같은 어설픈 캣맘과 비슷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온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밑 빠진 독이지만 물 붓기를 멈출 수 없는 고단함, 그럼에도 근원적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절박함,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만 생각했을 뿐, 경도된 양측 각각으로부터의 비판을 감당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전진경 이사님의 설명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고민과 감당을 함께 하는 조직적 발판 카라가 있다는 점은 든든합니다.

이번 모임을 계기로 부울경 지역도 카라의 본격적 활동 무대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부산시청에 동물보호관련 부서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개인의 힘으로는 부산시청, 지자체, 그리고 관심을 가진 산발적 시민들(캣맘 포함)을 함께 불러 모으기 어렵습니다. 동물권 관련 여러 공공·민간 자원이 부산에 산재해 있지만 이들 간 의사소통도 없고 심지어 서로의 존재도 잘 모릅니다. 다음 모임은 부산시청과 공동주최해서 회원 및 관심 있는 시민들을 불러 모으는 장을 마련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민선7기 시장이 이끄는 부산시청은 이전에 비해 개혁에 호의적입니다 (적어도 그렇게 비치고 싶어 합니다). 카라가 부산시청과 접점을 찾아 동물권 보호의 기치 아래 시민들이 만나는 계기가 이루어지면 자생적 역동이 엮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무쪼록 카라의 사회적 사명감에 깊이 공감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길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부산을 방문해주셔서 감사하고 다시 뵙길 희망합니다. 



댓글 1

카라 2019-04-22 13:56

박지영 회원님, 저희도 무지 반가왔습니다. 제안해주신 내용은 잘 의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