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발언대] 동물학대 논란벗고 생명존중 공감대를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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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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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동물학대 논란벗고 생명존중 공감대를
 
 
       
[오채영 틴매경기자 (한영외고 3학년)]


 
동물도 인간처럼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나라에서 동물들이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다. 최근 여의도에서 길고양이, 비둘기 등을 독살하는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또 최근 전기톱으로 한 강아지의 배를 갈라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사람의 인권처럼 동물에게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처음 주장한 사람은 1780년대의 영국 철학자 제레미 벤담이다. 뒤이어 1822년 영국에서 동물복지법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많은 나라들이 동물권 보호를 잇따라 제도화했다. 독일은 2002년 헌법에까지 동물권을 도입했다.

동물 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계속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대형 돼지농장엔 가로 60㎝, 세로 210㎝ 정도의 쇠창살로 만든 임신용 우리(gestation crate)가 있다. 몸을 돌리지도 못할 만큼 좁은 이곳에서 암퇘지는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면서 몇 달간 옴짝달싹 못한다. 좁은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돼지는 불량육질 발생률이 40%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맥도널드는 이런 임신용 우리에서 길러진 돼지고기의 구매를 줄이겠다고 2012년 발표했다. '동물권(animal right)'을 보호하라는 동물보호단체들의 압력에 손을 든 것이다.

확실히 동물권 보호 확대는 대세다. 한국에서도 동물 학대를 이유로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와 청계천 관광용 마차가 올해부터 사라졌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생육면적 등 사육환경을 검증한 '동물복지 축산농장' 12곳을 처음으로 인증했다. 동물을 인간과 비슷한 수준에서 대우하라는 것이 아니다. 소중한 생명이라는 인식을 갖고 이들을 대하다 보면 결국 이것은 우리의 바른 인격과 인성을 증명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정부의 보호 정책도 중요하지만, 나와 우리 이웃 역시 생명들에 대한 존중과 동물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지녀야 한다.
 
애완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유기견들이 생기고 학대됐는지, 우리의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얼마나 많은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 중에 희소식은 서울시에 곧 동물복지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나라의 수도인 서울에서 이러한 변화가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질 수 있는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오채영 틴매경기자 (한영외고 3학년)
201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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