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네 보호소] 열 네 살 다정한 강아지, 아미의 대부모님들께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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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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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36

안녕하세요, 대부모님. 우리 아미가 많이 아파서 카라 동물병원에 와 있습니다. 다시 건강해지기 위해서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대견한 우리 아미. 그 동안 아미는 여러분들 덕분에 친구 코리와 함께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아미에게도 자신을 마음으로 품어준 대부모님들의 애틋함이 전해졌을 거라 믿습니다.

 


 


 

아미는 용인 생명이네 보호소라 부르는 곳에서 왔습니다. 보호소라고는 하지만 큰 방과 치매에 걸린 80대 할머니가 사용하시는 방, 화장실, 부엌 정도가 있는 낡은 집이었습니다. 지난 2012, 할머니의 사위인 할아버지께서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원인 불명의 화재가 났고, 그로 인해 할머니와 방 안에 있는 개 열댓 마리가 모두 숨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카라는 모금을 통해 할아버지의 보금자리로 콘테이너 집을 마련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건강 상태 등의 이유로 개들을 제대로 보살필 수 없었습니다. 개들은 뜬장 위에서 땅 한 번 밟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미도 그런 개들 중 하나였습니다.

 

2014,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땅 부지를 비워주게 되면서 아이들이 뜬장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구청과 할아버지의 보상금 문제로 쉽사리 개들을 옮길 수 없었습니다. 기약 없이 기다릴 수는 없다고 판단했고, 카라는 할아버지를 설득해 개들을 데려오고 생명이네 보호소를 폐쇄할 수 있었습니다.

 



 | 화재로 전소한 할아버지네 집. 이 곳에서 할머니와 열 마리의 소형견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 강아지들이 지내고 있던 뜬장. 할아버지 혼자서 개들을 다 돌볼 수가 없어, 개들은 이 곳에서 산책 한 번 나오기 힘들었습니다.

 



| 그리고 홀로 오물 천지의 땅 위에서 지내고 있던 우리 아미.



아미는 2014년 구조 당시 9살로 추정됩니다.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한 바닥 위, 오물로 가득 찬 좁은 공간에서 꼼작 없이 갇혀 있어야 했던 아미. 서울 인근에 있는 위탁처로 옮긴 후에는 코리와 함께 깨끗한 땅 위에서, 깨끗한 물과 밥을 먹으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무척 착하고 다정해서 다른 개들과는 곧잘 싸우기도 하는 코리와도 다툼 없이 오순도순 잘 지냈고요.

 

코리는 가장 겁이 많고 사람을 무서워해서 사람을 종종 물려고 덤볐던 반면, 아미는 사람을 좋아하는 견공이었습니다. 귀를 눕히고 사랑을 담은 눈빛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을 보고는 했어요. 오랜 기간 상처받고 외로웠던 탓인지 사람의 손을 허락하지는 않았지만요. 그냥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비위생적이고 비참한 땅 위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고마웠습니다. 구조 당시 심장사상충 치료도 잘 치러내서 참 기특했답니다.




| 아미는 코리와 함께 방을 썼습니다. 마음껏 뛰어놀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함께 빙글빙글 뛰어다니며 놀 수 있는 깨끗한 마당이 딸린 위탁처입니다.




| 사람을 좋아했지만, 손길은 끝내 피했던 아미. 

 


아미는 20151월부터 대부모님들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20185월까지 41개월. 그 긴 시간동안 응원과 사랑을 받은 아미는 이제 13살 남짓한 할머니입니다. 위탁처에서 지내다가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아미에게 저희는 그저 미안하기만 합니다. 좀 더 자주 보지 못해서,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못해서, 열악한 환경에서 좀 더 빨리 데려오지 못해서, 좋은 가족의 품에 안기는 넘치는 기쁨을 전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아서…. 입원 당시 아미는 정말 많이 아팠는데, 지금은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예전만큼 기력을 찾을 수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주 절망적이지는 않아요.

 

아미는 처음에는 간부전으로 아팠어요. 이후 일어날 수 없었고(기립불능) 간수치가 너무 올라갔는데 입원하면서 간수치는 좀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종격동에 종양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어요. 나이도 많아서 예후가 좋지 않다는 소견입니다. 따뜻한 응원이 많이 필요해요.

 

아픈 마음을 꾹꾹 누르며, 대부모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아미는 생명이네 보호소를 후원해주신 64명의 대부모님들, 특히 아미만의 가족이 되어주신 22명의 대부모님들 덕분에 노년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진심을 담아, 정말 감사드립니다.

 


| 아미가 다시 두 다리로 일어서서 해맑게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미와의 만남 안내 


- 아미가 있는 곳: 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 122(서교동 457-5) 3층 카라 동물병원

- 아미를 만날 수 있는 시간: 평일/주말 오후 2~5

 

아미는 카라 동물병원에 있습니다. 평일이나 주말 가리지 않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카라 동물병원에 들리시면 아미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대부모님들께서 아미를 만나러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미에게 그 동안 고생했다고, 힘을 내서 다시 코리의 곁으로 돌아가자고 다정한 응원을 건네주세요. 대부모님의 상냥한 마음이 아미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댓글 3

고예진 2018-09-04 17:50

지방에 살고있어서 아이를 만나러가지 못하는게 너무 슬퍼요 ㅜ 지난번에 글 읽고 마음속으로 계속 응원중이에요.. 우리 아미 잘 이겨낼거라 믿어요 !! 혹시라도 서울 갈 일 생기면 꼭 들릴께요 항상 아이들 잘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허재람 2018-09-03 15:07

우리 사랑스러운 아미 잘 이겨내고 있나요? 아직 8월 소식이 안올라와 많이 걱정되네요ㅜㅜ 혹시 아미가 잘 먹는 음식이 있으면 택배로 라도 보내주고 싶은데ㅡ 있으면 말씀해주세요ㅡ 항상 아이들을 위해 힘써주심에 감사드립니다ㅡ 


노미희 2018-06-12 16:16

입원초기에 소식을 듣고 가서 봐야겠다 했는데....사랑이 부족했나 봅니다.....너무너무 미안하네요....ㅜㅜㅜㅜㅜㅜ 빠른 시일내에 아미보러 가야겠어요. 아미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