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주인에 의해 방치되었던 '훈이'는 살고 싶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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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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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991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주인에 의해 방치되었던 이 가여운 녀석, '훈이'는 살고 싶습니다.

척추가 'ㄱ'자로 꺾여버린 채, 꼼짝도 못하고 가만히 누워 힘겨운 숨만 내뱉던
이 녀석 이름을 '훈이'라고 지었습니다.



시보호소에서 훈이를 발견한 당시 모습입니다.
저 자세로 가만히 누워 애처로운 눈빛으로 우리와 눈을 맞춰주었습니다.
가뿐 숨을 내쉬던 모습에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네요.
 
위급항 상황이라 바로 구조하여 병원으로 이동을 했습니다만,
아직 수술을 감당할 체력이 아니라서 병원에서 경과를 지켜봐야했어요.
교통사고로 인한 척추 골절로 시간도 좀 지났고, 내부장기엔 손상이 없는지도 검진이 필요했습니다.
  
 
 
훈이는 왜 이렇게 위급한 상태로 시보호소로 오게 된 건지. 보호소에 있었다면 몇일 못 버텼을 아이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주인이 치료를 포기하고 훈이를 방치하고 있는 걸 발견한 이웃주민이 119에 신고를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집 한구석에 신문지를 덮어놓고 훈이를 방치했다는 그 주인이라는 사람은 흔쾌히 아이를 데려가라고 했구요.
 
아이는 시보호소로 인계되었고, 시보호소에서는 이 아이 수술까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응급처치는 할 수 있어도 수술까지는 불가능한거죠.
지원되는 예산은 정해져있는데 아이들은 자꾸 들어오고, 다친애들까지 치료할 여력이 안됩니다.
일단 시보호소에 들어온 이상 주인을 찾지 못하거나 입양되지 않는다면 법정공고기한 이후 동물들은 안락사 됩니다.
10일이라는 기한이 법적으로 정해져있지만 각 보호소마다 기한은 다를 수 있겠죠.
하지만 분명한 건 제보자가 기대하는 만큼의 '보호'라는 개념이 시보호소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아주 건강한 아이도 공간 부족때문에 안락사라는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 하구요.
 
 
 
거리의 유기동물들을 보고 구청이나 119에 신고하시는 분들 많으신데요.
시보호소로 데려가면 평생 잘 살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신고를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좋은 마음으로 신고를 하시겠지만 결과는 반대일수도 있다는 겁니다.
멀쩡한 아이도 공간 부족때문에 죽어야 하는 이 불편한 상황이 지금도 시보호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죠.
 
아픈 동물을 발견하시면 안전한 곳에서 보호하시면서 주변의 도움이나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을 요청하세요.
119에 신고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특히나 주인이 있는 다친 동물의 경우는 유기동물 신고대상도 아니구요.
 
 
 

병원에 와서 진통제를 맞고 사고 후 처음으로 곤한 잠을 잡니다.
편하게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얼마나 푹 자고 싶었을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드디어 4시간에 걸친 수술이 끝났습니다.
정성껏 최선을 다해 수술해주신 선생님께 넘 감사드리고, 힘든 수술을 잘 이겨내준 훈이가 기특하네요.
하지만 수술 후 많이 아파한다는 말씀에 걱정입니다.
 
더군다나 한쪽으로만 오래 누워있었기 때문에 욕창도 생겼다고 하시고 기운이 없다고 하시네요.
얼마나 아플지 상상도 안되지만, 그저 훈이가 잘 버텨주기만을 바래봅니다.
 
 
 
조금씩 기력을 찾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많이 힘든 훈이에요.
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맑은 눈망울은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냥 편하게 보내줘야 하나 선생님도 많이 고민을 하셨다고 해요.
하지만, 유난히 사람과 눈을 맞추려고 하는 훈이를 보면서 최선을 다해 진료를 해주시고 계세요.
 
 
 
 
 
 
훈이는 현재...

 
 
  
 
 
 
 



댓글 12

백명희 2012-09-19 00:24

가슴이 너무 아프고 먹먹해져 오네요,.부디 빨리 회복해서 끝까지 널 사랑해줄 수 있는 주인 만나길 기도하는 맘이야~~,.


김효진 2012-09-18 09:35

훈이~ 참 강하네~ 꼭 회복돼서 사랑많이 주는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래~ 꼭 건강해져라~


진승연 2012-09-18 09:34

눈물을 꿀꺽꿀꺽 삼켜가며, 훈이가 꼭 회복하길, 그리고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임진영 2012-09-17 22:59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김효지 2012-09-17 19:26

어서 어서 회복되길 바랍니다..곤히 잠든 모습이 안쓰럽네요..


김민 2012-09-17 18:48

훈이, 얼른 나아야지!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거야.


이상미 2012-09-17 14:10

처음 훈이를 보았을때를 잊을수가 없네요.. 전혀 움직이지 못하며 온몸에 파리가 붙어있는 채로 힘들어 하던 훈이.. 제발 건강하게 낫길 바래봅니다..


양지선 2012-09-15 23:18

힘내자!!


이슬기 2012-09-14 10:11

너무 안쓰러워 철장 사이로 머리를 긁어주니 눈을 지긋이 감던 훈이 , 누워있는 시간이 얼마나 답답하고 뛰어놀고 싶을까요 , 힘든 수술 견뎌주어서 너무 고맙고 아프지 않고 빨리 나았으면 좋겠어요, 훈이화이팅!


주경미 2012-09-14 10:00

ㅠㅠ 훈이의 눈이...너무 맘이 아프네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주미 2012-09-14 09:39

훈아! 힘내!!


서은이 2012-09-14 09:10

말도 못하고 얼마나 아팠을지..눈물나요... 아직 많이 힘든 모습인데 얼른 얼른 조금씩 기운냈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