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도서관이 추천하는 3~4월 신간은 총 11권입니다. 성인/일반 도서가 7권, 어린이 도서 4권이 선정되었습니다. 익숙한 이야기 혹은 본 듯한 장면을 낯설게 하며 질문을 던지는 책들이 출간되었습니다.
인간과 동물, 동물과 인간. 그 경계와 태도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두 권의 책이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눈빛을 가졌구나!> 올림픽공원의 산책로를 코끼리들이 걸어갑니다. 도시의 가로수 위에는 표범이 자리를 잡았고, 장미 공원에는 호랑이와 고양이가 함께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모두 포토에세이 <우리는 같은 눈빛을 가졌구나!> 속 사진들입니다. 도시 속 야생동물, 동물들은 어딘가에 갇혀 있지도 않고, 경계하는 눈빛도 아닙니다. 도시가 마치 그들에게 적절한 생태환경인 듯 편안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장면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풍경이기 때문입니다. 권민경 작가는 이 풍경들을 이미지 합성으로 만들어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들은 이미 사진들이 허구일 것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허구를 짐작했을까요? 인간들의 공간에 인간은 없고 동물이 있어서일까요? 혹은 동물들이 편안해 보여서였을까요? 그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본다면 좋겠습니다. 이 허구의 사진들이 인간과 동물의 경계에 질문을 던지고 다시 고민해보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복지의 시대가 열렸다 :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위한 필수 교양서> 동물복지라는 말이 낯설고 관련 도서를 찾기도 어려웠던 2013년, 박하재홍 작가는 <돼지도 장난감이 필요해>를 출간하여 인간이 지구에서 살면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태도와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다뤘습니다. 그리고 2021년, <동물복지의 시대가 열렸다>라는 제목으로 다시 독자들을 찾았습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2017~2020 대한민국 동물복지 이슈도 추가되었습니다. 국내 동물권 이슈의 흐름이 정리되어있습니다.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의 추천사처럼 2013년에도, 2021년에도 ‘가뭄의 단비’ 같은 책입니다.
숲과 새.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미지로 인해 숲과 새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움직임과 언어들이 가득합니다.
<숲은 고요하지 않다 :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우리의 일상은 정보로 가득합니다. TV 프로그램이나 SNS, 길거리에서도 정보는 넘쳐나고, 사람들은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일상과 미래를 준비합니다. 정보 교환은 단지 인간만의 행동일까요?
독일 여성 행동생물학자 마들렌 치게는 바이오커뮤니케이션(biocommunication)을 흥미롭게 소개합니다. 책 속에는 같은 화장실을 쓰며 똥과 오줌으로 소통을 하는 유럽 굴토끼,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옥수수, 서로에게 좋은 이웃인 고추와 바질 등 모든 생명체가 소리로, 냄새로, 색으로, 상상하지 못할 방법으로 치열하게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정보가 가득한 세계에서 곤충이 말하고, 나무가 보고, 버섯이 듣습니다. 숲은 살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떠들고 있는 생명체들로 시끌시끌합니다. 어찌 보면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보다 훨씬 정확하고 분명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대화하는 기술을 가진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소통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면 자연의 놀랍고 새로운 소통의 기술에서 해답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고요하지 않은 숲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결코 단순하거나 일방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새의 언어 : 새는 늘 인간보다 더 나은 답을 찾는다> 우리는 매일 새를 마주하지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을까요? <새의 언어>는 평소 새가 궁금했던 이들에게 권하는 매력적인 입문서입니다. 비둘기, 참새, 까마귀와 같이 도시에서 자주 만나는 새들부터, 왜가리, 두루미, 가마우지, 물총새 등 도시를 벗어나야 만날 수 있는 새들까지 어떤 새에 대해 알고 싶으신가요? 여러분이 궁금했던 새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시길 추천합니다. 새 관찰자인 저자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는 새의 행동과 언어를 더욱 쉽게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두 귀의 위치와 방향이 다른 헛간올빼미,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고 사람에 대해 좋고 나쁜 경험을 다른 새에게 전달하는 까마귀, 일단 어떤 경로를 경험하면 강과 언덕, 도로, 건물을 이용해 같은 길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는 비둘기. 새의 경험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풍부하고 복잡하여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감탄하게 합니다.
새와 함께 잘 살아가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존 가이드'도 부록으로 담았습니다. "새가 창문에 부딪혀요”, “새가 우리 집 현관에 둥지를 지었어요”, “어린 새를 발견했어요” 등 실생활에서 한 번쯤은 만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인간에 의해 서식지가 파괴된 환경에도 유연하게 적응하고 살아가는 새처럼 인간도 최소한의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나이 듦'이 모든 것들의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언제나 배우는 태도로 살아온 이들의 평생이 담긴 글은 정답에 비견할 수 없는 위안과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 이번 달 추천 신간 중 <개를 위한 노래>와 <내가 사랑한 동물들>에서 동물을 존중하며 사랑한 두 작가의 사려 깊은 관점이 담긴 글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개를 위한 노래> 동물을 사랑하는 것이 동물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늘 포함하지는 않습니다. 퓰리처상 수상한 미국 최고의 베스터셀러 시인 '메리 올리버'의 글에는 동물을 사랑하는 것과 동물을 존중하는 것이 조금도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메리 올리버는 인간을 사랑하는 개들의 마음을 살피고, 자연 속에서의 개들의 본능을 존중합니다. 폐차장에서 태어나 꽃을 좋아하는 루크, 유기견 출신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벤저민, 작은 몸으로 병을 이겨낸 용감한 퍼시 등 올리버의 평생을 함께 한 개들의 순간들이 서른다섯 편과 산문 한 편에 담겼습니다.
<내가 사랑한 동물들> 환갑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칠순이 넘어 '한겨레21'에 연재를 시작하며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전순예 작가가 이번에는 '동물'과의 인연을 펼쳐냅니다. 어린 시절부터 일흔이 넘은 지금까지 전순예 작가가 한평생 만나고 사랑했던 수많은 동물의 이야기들이 담겼습니다. 작가와 동물들이 서로 돕고 사랑하며 존중하는 관계를 지켜나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가 되어줍니다. 여러분의 삶에 의미가 되어준 동물들이 있었나요? 만약 떠오르는 동물이 있다면, 여러분도 어딘가 누군가에게 글로 남겨보시길 바랍니다. 이 또한 우리에게 큰 위로와 행복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40년간 3번의 개정판을 낸 고양이 질병 책의 바이블이 책공장더불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고양이 질병의 모든 것>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거나 길고양이를 돌본다면 이 책을 가까이 두시고 고양이 건강과 관련한 궁금한 것들을 틈틈이 찾아보시길 추천합니다. '밥을 왜 안 먹지?' '왜 토하지?' '눈곱이 왜 끼지?'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데?' 평소와는 다른 상태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행복한 반려 생활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고양이 질병의 모든 것>은 골절, 쇼크, 화상 등 응급상황에서 고양이를 다루는 방법부터 고양이 바이러스성 질환을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또한, 피부와 털, 눈, 귀, 코, 치아, 소화기, 호흡기, 신경계, 암, 흔하면서도 위험한 질병에 관한 최신 수의학 정보가 책 한 권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아기 고양이부터 나이 든 고양이까지 생애주기에 따른 돌봄 체크리스트도 유용한 정보입니다.
3-4월 추천 신간으로 선정한 어린이 도서 4권은 동물들의 말을 분명하게 전하고자 합니다. 동물의 현실을 그림으로, 인간과 비교하여, 동물들의 활약 혹은 침묵으로 지금 동물들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디에든 우리가 있어> 인간만 지구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동물들이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동물의 존재를 잘 알지만, 동물의 삶에 대해 무관심합니다. 너무 바쁘게 살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디서도 잘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가 인간이 동물의 삶에서 멀어지는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어디에든 우리가 있어>의 그림들처럼 동물의 삶은 인간의 손안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동물을 바라보는 김혜정 작가가 이번에도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합니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까지 모든 연령의 독자들과 동물의 이야기를 함께 나눠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길고양이 실종 사건>은 동네 쓰레기봉투를 뜯어서 골칫거리로 여겨지는 길고양이의 입장을 통쾌한 법정 분투기로 다룹니다. 길고양이 혐오와 동물 학대라는 사회적 이슈를 흰둥이 실종사건으로 구성하고, 재판 과정으로 연결하여 양측의 입장을 이해하며,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도록 돕습니다.
" 고양이들이 쓰레기봉투를 뜯는 것은 배가 고파서지요. 먹을 것이 넉넉하면 굳이 쓰레기봉투를 뜯을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도 그것이 쓰레기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휴머니멀> 세상의 기준이 인간일 수는 없습니다. 동물의 지능을 인간 중심으로 판단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하지만, '새는 지능이 낮다.', '동물은 도구를 이용할 줄 모른다.', '공감 능력은 인간에게만 있다.' 와 같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동물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인간 중심적으로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휴머니멀>은 '인간처럼 행동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동물들'을 소개합니다. 농사를 짓는 개미, 그저 재밌어서 눈 덮인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는 까마귀, 둥지를 예쁘게 장식하는 새, 슬픔에 잠긴 고래, 애도하는 코끼리의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에게 어떤 생각을 남기게 될까요? <휴머니멀>을 통해 어린이가 세상을 각자의 방식으로 멋지게 살아가는 동물들 그 자체를 발견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조용해졌어요> 새 한 마리가 노래를 멈췄습니다. 그러자 다른 새들도, 고양이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조용해져 버렸습니다. 동물들은 그대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이젠 침묵합니다. 그 침묵에는 분명 이유가 있어 보이지만, 인간들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습니다. 동물들은 무얼 말하고 싶어서 침묵하는 걸까요? 동물들의 뒷모습을 담은 책 표지는 마치 인간에게서 돌아선 듯 느껴집니다. <세상이 조용해졌어요>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진 않기 때문에 어린이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도록 이끕니다.
일반 성인도서 - 자연과학
<새의 언어 : 새는 늘 인간보다 더 나은 답을 찾는다> |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지은이), 김율희(옮긴이), 이원영(감수) | 윌북
<숲은 고요하지 않다 :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 마들렌 치게 (지은이), 배명자(옮긴이), 최재천(감수) | 흐름출판
일반 성인도서 - 기술과학
<고양이 질병의 모든 것> | 데브라 M. 엘드레지, 델버트 G. 칼슨, 리사 D. 칼슨, 제임스 M. 기핀(지은이), 홍민기(옮긴이) | 책공장더불어
<동물복지의 시대가 열렸다 :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위한 필수 교양서> | 박하재홍(지은이) | 슬로비
일반 성인도서 - 예술
<우리는 같은 눈빛을 가졌구나!> | 권민경(지은이) | 자연과생태
일반 성인도서 - 문학
<개를 위한 노래> | 메리 올리버(지은이), 민승남(옮긴이) | 미디어창비
<내가 사랑한 동물들> | 전순예(지은이) | 송송책방
어린이도서
<길고양이 실종 사건> | 최수영(글), 정수씨(그림) | 단비어린이 : 가치창조
<세상이 조용해졌어요> | 에두아르다 리마(지은이), 정희경(옮긴이) | 봄나무
<어디에든 우리가 있어> | 김혜정(지은이) | 리리 퍼블리셔(Riri)
<휴머니멀 : 인간처럼 행동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동물들> | 크리스토퍼 로이드(글), 마크 러플(그림), 명혜권(옮긴이) | 우리동네책공장 : 더모스트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