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면서 시원하고, 추운 듯 하면서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는 6월입니다. 특히나 체감온도가 오르락 내리락하는 시기이지만,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 그늘 밑에서 선선한 바람과 함께 책 읽기 딱 좋은 날씨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 여름이 본격적으로 찾아오기 전에 함께 읽어보면 좋을 6월의 신간도서에는 어떤 책들이 포함되어 있을까요?
6월의 신간도서로 소개해드릴 책은 총 16권입니다. 특히 철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책들이 많은 것이 눈에 띕니다.
꿀벌, 유기견, 철새 각각의 다른 주제를 담은 3권의 아동도서가 6월의 신간도서로 소개되었습니다.
1억 년 전에도 꿀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기존의 여러 책들에서 이미 꿀벌의 놀라운 정보들은 접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이 작은 생명에 놀랄 일이 많습니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세계 19개국에서 극찬을 받은 책 <꿀벌>은 높은 지성, 민주적인 의사 결정 등 꿀벌의 습성부터 인류 문명의 역사와 함께 변화한 꿀벌의 모습들까지 이해하기 쉽고 감각적인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점복이 깜정이>는 버려진 강아지 두 마리가 서로 의지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보살핌을 받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점복이와 깜정이가 함께여서 다행이지만 마음 한 켠에 자리잡은 미안함을 떨쳐버리기 어렵습니다. 그림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점복이와 깜정이를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 밥을 챙겨주며 돌보는 사람, 아니면 가족이었던 점복이와 깜정이을 버린 사람. 우리가 책 속에 등장한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쇠제비갈매기의 꿈> 국토 확장이라는 명목으로 30년 전 부터 시작한 간척사업, 그로인해 '시화호'는 죽음의 호수가 되어버렸습니다. 갯벌을 지키려던 사람들도 참담했던 시기, 기적과 같이 철새들이 찾아옵니다. 철새들은 치열하게 싸우며 자신의 생명을 지켜나갑니다.
이제 13권의 성인도서들도 살펴볼까요? 늘 주를 이루었던 자연, 과학, 반려동물 정보서 대신에 철학과 사회과학 책들이 많은 것이 이번 6월 신간도서의 특징입니다. 이전에 소개해드렸던 철학, 사회과학 분야 책들은 직접적으로 '동물'을 다루진않고, 인간을 분석하고 인간이 구성하는 사회를 들여다보는 내용들이 많았는데요. 이번에는 그 사회 속에서 동물의 입장을 함께 다루고 있는 책들이 포함되어 있어 반갑습니다.
<그건 혐오예요>는 생명들이 상처받지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한국사회에 만연한 '혐오'를 들여다봅니다. 저자는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비인간동물' 등 6가지 어젠다를 뽑아서, 각각의 주제를 오랜시간 천착해온 독립영화 감독들을 만나는데요. 동물권에 관련해서는 2001년부터 '비인간동물'에 집중해온 황윤 감독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감독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린 혐오의 이야기를 전하며 저자는 결국 혐오와 싸워 이길 유일한 방법은 '타자에 대한 공감'이라고 재차 강조합니다.
<로지 브라이도티, 포스트 휴먼>은 페미니즘, 탈구조주의, 비판이론과 정치이론, 과학기술연구 등이 만나는 지점에서의 유목적 주제 이론, 포스트 휴먼 윤리학 등을 이야기 해온 철학자 로지 브라이도티의 사항을 10가지 키워드로 정리합니다. '탈인간중심주의', '동물-되기' 등 동물권 운동에서도 철학의 흐름을 짚어보면 좋을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휴먼 에이지> 수많은 생물종 중에 하나에 불과한 인류는 이제 바다, 산, 동물, 미생물, 기후까지 폭넓게 영향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지구의 새 지질시대를 일컫는, 즉 인류가 지구에 끼친 심각한 자연 파괴가 지구에 새로운 지질시대를 열었다는 '인류세(人類世)'란 단어를 '휴먼 에이지'로 쉽게 표현하여 제목으로 붙였는데요. 저자 다이앤 애커먼의 통찰력이 담긴 질문은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남깁니다. 인간은 지구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요? 인류의 이름이 붙은 '인류세'는 지구에 어떤 기록으로 남게 될까요?
인류에 대한 또 다른 접근을 한 책도 소개해드립니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는 발전해나가는 기술 속에서 신과 같이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능력과 역할, 그리고 선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아, 질병, 전쟁이 사라져가는 인류는 불멸, 행복, 신성을 향해 갈 것 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또한 1부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인간중심적인 시선도 보이지만, 역사적으로, 산업적으로 동물이 인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해 엿볼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우리 인생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모든 순간을 공유했던 관계가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고통스러운 슬픔과 상실감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죽음은 실패, 재앙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을 위한 안내서>는 아픔에 대한 공감과 함께 그 과정을 지나가도록 실질적인 조언을 전합니다.
불법포획되어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제돌이. 2012년부터 사람들은 "제돌이에게 자유를!"라고 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리고 그 외침에는 끊임없이 따라붙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돌고래 한 마리를 바다에 방류한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남종영 기자는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를 통해 돌고래 한마리의 방사가 인간과 동물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를 세세하게 전합니다. 돌고래 해방을 공론화한 남종영 기자는 한 가지 주제를 천착해오며 소중한 기록과 연구들을 이 책에 담았는데요. 이 책으로 인해 동물과 인간의 관계맺기에 다시 깊이 고민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름이 다가오고, 복날에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서 '채식'과 관련된 2권의 책도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
<생태 부엌>은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김미수 작가와 생태토양학자인 다니엘 피셔 부부의 냉장고 없이, 텃밭으로 자급자족하며, 완전 채식의 일상을 들여다봅니다. 한 두사람의 실천이 지구의 변화로 이끌기엔 미미하지만, 그 사람들의 일생이 변화한 것은 얼마나 어렵고 용기있는 결정인지 책을 펼치면 바로 느껴집니다.
채식이라고 하면 소박하고 담백한 이미지를 떠올리시겠지만, 모든 채식은 각각 다른 모습입니다. 때로는 어떤 음식보다도 화려하기도 하며 풍부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맛있고 멋진 채식이라면.2>에서는 예쁘고, 쉽고, 맛있고, 가볍기도 한 다양한 채식을 담았습니다.
<식물이 자라는 시간>은 색연필로 식물의 색을 채워나가는 컬러링북입니다. 상추, 오이, 토마토 등 식물에 색을 칠하다보면 한 권의 책으로 10평의 텃밭을 가꾸는 듯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경찰견이었던 셰퍼트 사를로트와 함께 이웃의 작은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샤를로트의 우울>은 6개의 단편이 묶어놓은 책으로, 미스테리가 해결되어가는 재미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둔 독자들에게는 따뜻한 공감까지 더해져 책을 손에서 놓기 어려우실 듯 합니다.
<플러쉬 : 어느 저명한 개의 전기> '버지니아 울프'와 '개' 다소 의아한 연결일까요? 고요하면서도 파장이 깊은 작품을 써왔던 버지니아 울프는 <플러쉬>로 좀 더 친근한 글을 남겼습니다. 울프는 평생 개와 함께 지내왔고, 또한 실존했던 시인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과 그녀의 반려견 플러쉬의 이야기에 반해 이 책이 쓰게 되었는데요. 인간과 개가 나누는 교감을 관찰한 울프는 친근하면서도, 사회 구석진 곳을 들여다보는 매서운 시선도 여전합니다.
쌓여가는 걱정에 더 어려워지는 일상, 문득 옆에서 그루밍하는 고양이를 보면 무거웠던 걱정이 공중에서 흩어지는 듯 느껴지는 때도 있습니다. <고양이처럼 아님 말고>는 서두르는 법 없이, 고민 없이 늘 대충 살아가면서도 순간순간 열심히 보내는 고양이와 같은 태도로 살아가보자고 말합니다.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은 활자유랑자 금정연이 꼽은 34개의 멋진 문장들을 담았습니다. 멋진 문장을 쓰는 법이나 서평에 대한 팁이 아니라서 독자들의 예상을 빗나간 이 책은, 존 버거, 알베르 카뮈 등의 34개의 문장들을 둘러싼 저자의 일상, 생각을 독자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어린이 도서
<꿀벌> | 보이치에흐 그라이코브스키 (글), 피오트르 소하 (그림), 이지원 (옮긴이) | 풀빛
<쇠제비갈매기의 꿈> | 신동만 (지은이) | 스토리존
<점복이 깜정이> | 고정순 (글·그림) | 웅진주니어 : 웅진씽크빅>
성인 도서 - 철학 및 사회과학
<그건 혐오예요 : 상처를 덜 주고받기 위해 해야하는 말> | 홍재희 (지은이) | 행성B잎새 : 행성비
<로지 브라이도티, 포스트 휴먼> | 이경란 (지은이) | 커뮤니케이션북스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을 위한 안내서> | 켄 돌란-델 베치오, 낸시 색스턴-로페즈 (지은이), 이지애 (옮긴이) | 아시아
<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 유발 하라리 (지은이), 김명주 (옮긴이) | 김영사
<휴먼 에이지 :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지구사용법> | 다이앤 애커먼 (지은이), 김명남 (옮긴이) | 문학동네
성인 도서 - 자연과학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야생방사 프로젝트> | 남종영 (지은이) | 한겨레출판
성인 도서 - 기술과학
<생태 부엌 : 냉장고와 헤어진 어느 부부의 자급자족 라이프> | 김미수 (글·사진) | 콤마 : 씨에스엠앤이
<이렇게 맛있고 멋진 채식이라면.2> | 생강 (지은이) | 동아일보사
성인도서 - 예술
<식물이 자라는 시간 : 도시농부의 텃밭정원 컬러링북> | 이경래 (지은이) | 북센스
성인도서 - 문학
<고양이처럼 아님 말고> | 남씨 (글·그림) | 시공사
<샤를로트의 우울> | 곤도 후미에 (지은이), 박재현 (옮긴이) | 현대문학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 금정연 (지은이) |어크로스
<플러쉬 : 어느 저명한 개의 전기> | 버지니아 울프 (지은이), 지은현 (옮긴이) | 꾸리에북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아카이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