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파보에 걸린 울진보호소 구조견들 - 생존을 응원해 주세요>
울진보호소에서 구조된 강아지들을 중심으로 파보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했습니다. 접종이 안된 어린 개체들에게는 치사율이 매우 높은 전염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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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0일, 카라에 의해 구조된 27마리의 개들은 늦은 밤 위탁처에 격리 보호되었습니다. 바로 다음날 모든 아이들에 대한 각종 전염병 검사와 예방접종 등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일 밤, 3형제 아기 백구 중 한 마리가 기운이 없어 보였고 다음날 아침 혈변이 발견되었습니다. 기운이 없던 한 마리에게서 파보 바이러스가 진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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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 아기백구 삼형제 전원을 2차 병원으로 이송하고, 검사와 치료를 개시했지만 기운이 없던 아기 백구 한 마리가 하루를 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름을 지어주기도 전이었습니다. 나머지 2마리는 최선의 치료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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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위탁처에 머무르고 있는 모든 개체에 대해서 소독과 위생관리, 영양식 공급은 물론, 정기적으로 전염병 키트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혹시 모를 전염병 발병을 조기에 발견해서 서둘러 치료해 이들을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이 과정에서 또다시 2마리 개들의 파보 바이러스가 진단되어 바로 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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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의 특성상, 최대한 치밀하게 개들을 돌보고 조기에 질병을 발견해 희생을 최소화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그 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어렵게 기회를 얻은 생명들이 반드시 살아남아 새로운 삶의 기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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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아기 백구에게는 '누누'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좋은 가족을 만나서, 15년 이상 이런저런 평범한 일상을 나눌 수 있었던 존재. 행복, 기쁨, 기다림, 즐거움, 안온함, 설렘... 누누가 누렸어야 했던 감정과 모든 순간들에 대한 권리를 박탈한 것은 과연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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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로 긴급히 대피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누누는 세상 모르고 철장 속에서 장난치며 사람들의 손길을 그리워했었습니다. 누누의 구조와 죽음이, 그 삶이 던져주는 의미를 되새기며 남겨진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일에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누누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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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는 지난 3월 산불의 위험이 남아 있는 울진 동물보호센터에서 28마리의 개들을 구조했습니다. 구조견들은 계류기간을 거쳐 순차적으로 더봄센터에 입소하였고 치료와 돌봄을 받으며 가족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치료가 필요하고 사회화가 필요한 동물들이 많지만 꾸준히 돌보며 입양 가는 날을 꿈 꾸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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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람이 낯선 개, 쓰담쓰담 손길이면 발라당 누워버리는 개, 친구가 너무 좋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뛰어노는 개, 다양한 개성을 가진 구조견들은 모두 더봄센터에서 평화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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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조금씩 산책 연습도 시작했는데요, 더봄센터 이곳저곳을 다니며 한껏 포근한 날들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처음 만나는 옥상정원에서는 쭈뼛쭈뼛 조심스럽게 주변을 탐색하다가도 신이 나 폴짝거리는 해맑은 모습과 함께 첫 산책을 마무리했답니다. 아직 건강상의 이유로 아직 산책이 어려운 개들은 노즈워크를 하거나 테라스에서 친구 개들과 함께 놀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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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버려져 거리를 떠돌다 보호소에 들어가게 되었고, 산불의 위험을 겪은 구조견들, 평균연령 1세, 짧은 견생 동안 여러 고난을 만났지만 이제는 평생 가족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해맑은 개들의 모습을 볼 때면 과거의 위험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그저 사랑스러운 모습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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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차적으로 치료와 사회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구조견들에게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치료, 사회화 등 많은 여정이 남아있습니다. 구조견들에게 무한한 사랑 주며 가족을 만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돌보려 합니다. 울진 구조견과 더불어 더봄센터에는 입양을 기다리는 많은 동물들이 지내고 있습니다. 꽃길만 걷기에 충분한 사랑스러운 동물들, 모든 동물들의 입양길이 외롭지 않도록 그 여정에 함께해주세요!
갈 데 없던 지자체의 유기‧유실 동물들
산불의 위험은 유기동물을 보호 중인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에도 닥쳤습니다. 해당 보호소에는85마리의 동물들이 있었고, 산불이 동물보호센터 쪽으로도 넘어오고 있어 황급히 피난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동물보호센터에는 중대형견들을 싣을 이동장(켄넬) 30여 개가 없어 개들의 이동 준비가 불가능 했을 뿐더러, 설상가상으로 울진군청에서 동물들을 피난할 장소를 지정해 주지 못해 피난처조차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센터의 직원들과 봉사자 분들이 보호소 동물들 곁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소식을 듣고 곧장 인근 지역에 이동장 수급을 수소문하며 곧장 동물보호센터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여기저기 켄넬을 알아보던 중, 경주에 위치한 ‘한스케어’에서 흔쾌히 대형 켄넬 30개를 보내주시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울진군청에 ‘담당자’를 찾아 계속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재난‧재해 시 동물 보호에 관한 매뉴얼이 부재해 지자체와의 소통에 애를 먹었고, ‘상황은 안타깝지만 지금 사람 문제로도 힘들다’는 답답한 대답을 들었습니다. 결국 몇 번의 설득 끝에 공식적인 피난처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시민의 연대로 피난길에 오르다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에서 동물들의 이동을 준비하고 있던 날, 산등성이 너머로 새빨간 하늘이 보였고 시야는 온통 누런 빛이었습니다. 하늘에서는 계속 재가 떨어졌습니다. 산불이 바로 앞까지 닥친 것도 아니지만 호흡이 조금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시민 분들은 동물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서 직접 차를 끌고 와 이동봉사를 자처해 주시기도 했고, 또 쓰지 않는 이동장을 기부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울진군에 위치한 ‘킴스동물병원’에서는 병원 2층 공간을 내어주시겠다고 했습니다.
덕분에 어린 강아지들과 산모와 젖먹이들 등 총 개 42마리와 어린 고양이 2마리가 먼저 안전한 병원 2층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늦은 밤, 성견 43마리에 대해서 울진군청으로부터 울진 맑은물 사업소 앞 부지를 배정 받아 긴급히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이로서 총 85마리의 모든 동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울진군청으로부터 지정받은 곳은 실내 공간이 아니라 야외 공간이었습니다. 그나마 칼바람이 덜 들어오고 CCTV가 있는 곳에 이동장을 내려놓았습니다. 이후 개들은 켄넬에서 잠들고 생활해야 했지만, 보호소 직원들과 봉사자 분들의 도움으로 켄넬 밖에서 식사와 배변을 하고 산책을 하면서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28마리 구조, 그리고 구조의 의미
카라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등 SNS 채널을 통해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의 동물들의 입양 홍보를 돕는 한편, 28마리의 동물들을 구조하여 카라의 구조동물로서 보호를 시작했습니다. 구조의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 아직 산불의 위험이 남아 있는 동물보호센터로 이동한 동물들의 안전 확보
- 보호소가 물리적‧인적 여유를 갖게 함으로써 산불 피해를 입고 발생한 유기‧유실동물에 대한 보호 능력 확보
카라 외에도 많은 시민 분들과 동료 동물단체의 도움으로 3월 12일에는 보호센터에는 27마리의 동물들만 남아 있었습니다. 최초에 산불로 인해 피난을 떠났던 85마리에 비하면 월등히 줄어든 숫자입니다. 실제로 3월 12일에 다시 방문했던 보호센터의 견사는 체감상 1/3 정도는 비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산불로 피해를 입은 동물, 또 산불과는 별도로 보호소에 버려진 동물들 등이 센터에 새로 입소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보호소만 여유를 가질 게 아니라 시민 의식의 성숙과 시골개에 대한 복지, 사지 않고 입양하는 문화 등이 함께 개선되어야 하지만, 일단은 카라의 대형 구조가 센터 동물들의 복지와 보호소 기능 강화에 역할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유기‧유실동물에 대한 책임
지자체 보호소의 동물들의 보호자는 지자체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 국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산불이 났을 때, 보호소 동물들은 갈 데도 없었고 어디론가 갈 수 있는 방법도 없었습니다. 카라가 나서서야 켄넬을 수급할 수 있었고, 카라가 지자체와 몇 번 부딪히며 간신히 설득하고 회유해서야 피난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도 안전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운 실외 공간이었습니다.
언제까지 버려진 동물들은 항상 어렵고 힘들어야 할까요? 재난 시 반려동물들의 피난처 입소 문제도 해결되어야 하거니와, 공식적으로 국가가 보호중인 동물들의 인도적인 처우에 대해서도 반드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절실히 요구하게 됩니다.
한편,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의 봉사자 분들은 또 다른 시민 봉사를 조직하여 보호소 동물들의 산책봉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견사에서는 내내 웅크리고 있어 성격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동물들도 산책봉사 이후에는 꼬리를 치며 다가왔다고 합니다. 이로서 그 개체의 입양 가능성은 또 높아졌습니다. 산불로부터 살아남은 동물들이,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빌어 평생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주의, 해당 콘텐츠는 사체 사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화재를 피하지 못한 개들이 있습니다. 거기엔 화재로 황급히 집을 떠나야 하는 탓에 미처 개들의 목줄을 풀어줄 겨를이 없었거나, 밖에 있다가 집에 들릴 새 없이 바로 피난처로 이동해야 하는 등 다양한 사정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사정으로 인해 평생을 묶여 살았던 개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비극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작은 집 개’와 달랐던 큰 메리와 작은 메리
노부부가 ‘큰 메리’와 ‘작은 메리’라 불렀던 개 두 마리는 집 밖에서 묶여 살던 개들이었습니다. 둘 모두 무거운 쇠목줄을 하고 있었고, 목줄은 말뚝에 묶여 끊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전형적인 1m 목줄에 매여 사는 시골개였습니다. 목줄과 말뚝으로 인해 큰 메리와 작은 메리는 도망갈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작은 메리는 불에 타 죽었고, 큰 메리는 그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큰 메리 또한 귀와 얼굴에 큰 화상을 입었습니다.
산불이 난 밤, 노부부는 집 안에서 기르던 푸들과 그 사료를 챙겨 대피소로 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큰 메리와 작은 메리는 이웃집 흑염소를 물까봐 풀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본인이 염소 값을 물어줘야 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나흘간 작은 메리의 사체는 방치되었고, 큰 메리는 마땅한 치료도 받지 못하고 방치되었습니다. 카라는 이틀동안 큰 메리를 데려가겠다 설득했습니다. 노인 부부는 ‘아끼는 개다, 절대 못 준다’ 하다가 결국에는 소유권을 포기했습니다.
카라는 즉시 큰 메리의 화상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귀는 괴사가 시작되어 절단해야 하고, 안면부는 다행히 안구가 다치지 않아 피부만 잘 보살펴 주면 됩니다. 이제 큰 메리는 '단비'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작은 메리는 함께 타 죽었던 다른 닭들과 함께 묻어 장례를 치러주었습니다.
목줄이 끊겨서도 가족의 집으로 달려간 울진이
카라는 울진 국민 체육센터에서 다친 개의 구조를 요청하시는 분들 만났습니다. 여든이 넘은 노부모님들을 지켜주며 살던 고마운 개인데, 새벽에 노부모님들이 자다가 대피를 하는 가운데 줄을 풀어주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화재 진압시 줄이 끊어진 개가 도망을 왔는지, 다 타버린 집구석에 있는 것을 보고서 소방관들에게 개가 살아있으니 구조해 달라고 부탁해 봤지만, 결국 개는 구조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카라는 구조를 요청한 시민 분을 모시고 노부모님 댁으로 갔습니다. 그 곳에서 우리는 모두 타버린 집 옆 대문 구석에서 이미 죽어 있는 울진이를 만났습니다.
개는 나이가 많은 백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발견된 개는 전신의 털이 다 눌어 누렇고 마른 몸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삶을 앗아간 목줄 아래 불길이 미치지 못한 곳에 남아 있는 때탄 하얀 털, 고통 속에 질끈 감았을 눈의 주름 속에 숨겨졌을 약간의 흰 털만이 그가 백구였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울진이는 노부부의 집과 밭 건너편에 마련된 터에 말뚝 하나와 집 하나에 의지해 살았다고 합니다. 울진이의 집 옆에는 얼기설기 만든 닭장이 있었고, 그 안에 닭들이 있었습니다. 울진이가 화상을 입을 때 닭 한 마리도 불에 타 죽었고 또 한 마리는 화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목줄이 끊어졌다면 멀리 도망갈 것을 울진이는 왜 미련하게도 노부부의 집까지 뛰어들어왔을까요.
카라는 울진이의 사체를 수습했습니다. 그의 여윈 몸이 가슴 아팠습니다. 화재시부터 못 먹고 탈수가 되었다고 감안해도 마른 건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어쩌면 울진이는 배고플 때가 많았을 것도 같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했지만 이빨이 깨끗한 것으로 봐서 그리 많은 나이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여느 묶여 사는 개들이 그렇듯 울진이 또한 그냥 내내 무료하고 외롭다가, 노부부가 오면 그저 좋아 꼬리를 흔들었을까요?
누가 누구를 지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밭 지키는 개들
또 어떤 집은 8마리 백구를 기른다고 했습니다. 그 중 산불로 다섯 마리가 죽었습니다. 주인 부부는 개들을 구하고 싶었지만, 불길의 위협에 포기하고 서둘러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은 “나 때문에 죽은 것 같다”고 자책했습니다.
다들 ‘집을 지켜준다’ ‘밭을 지켜준다’며 개들을 묶어 키웁니다. 젊은이들이 떠난 빈 농촌의 연로한 어르신들, 그리고 그 앞에 누가 누구를 지키는 것인지 알 길 없이 평생 외롭게 매여 있는 개들이 있었습니다. 울진의 개들은 산불로 죽었지만, 이들을 죽은 게 다만 산불일 뿐일까요. 동물권행동 카라는 개들을 산 채로 태우게 된 원인으로 비인간동물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 낡은 편견과 무지를 지목합니다.
카라는 살아남은 동물들의 치료를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개집이 다 불탄 이들을 위해 개집을 선물하고, 임시방편으로 개들의 무거운 쇠목줄을 3m 와이어줄로 바꾸었습니다. 목줄 대신 넓은 펜스를 쳐주고 싶었지만, 동네 복구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상황이 긴박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행동반경이 넓어진 개들은 목줄이 다 닿는 지점에 새로 대소변을 눴습니다. 조금 신나 보이기도 했습니다.
시골에서 길러지는 개들의 권리가 너무나 절실합니다. 목줄에 묶여 살지 않을 권리가, 가족과 행복한 일상을 나눌 권리가 이들에게도 있습니다. 이들도 여느 반려견과 다르지 않은 생명으로서, 밭 지키는 도구가 아니라 삶의 주체로서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비극이 비극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시골개 인식개선과 반려동물 사육환경 개선을 위해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카라에서는 총 5차례에 거쳐 울진 산불 화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5차례 현장 방문을 통해 총 30마리의 동물을 구조하였고 600kg 의 사료를 지원하였으며, 화상입은 동물들의 치료와 사망 동물들의 장례를 진행하였습니다.
▪ 1차 지원 : 울진군 유기동물보호소 대피처 마련 활동 (https://www.ekara.org/activity/policy/read/15629)
울진 지역 일대에 화재가 발생하자 숲으로 둘러쌓인 울진군 유기동물보호소까지 불길이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이 강해 언제 보호보에도 불이 번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젖먹이 새끼 강아지를 포함하여 총 85마리의 동물들이 긴급 대피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안전한 대피를 위해서는 동물들을 넣을 켄넬과 대피처 마련이 가장 시급한 과제였습니다.
카라에서는 울진군 보호소의 소식을 접하고 급히 울진으로 내려감과 동시에 여기저기 도움을 요청하여 동료단체 한스케어로부터 켄넬 30개를 전달 받았습니다. 보호소 근처 하늘 위로 재가 날아오고 연기로 가득한데도 불구하고 군청은 동물들 대피할 곳을 마련해주지 않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였습니다. 군청과의 지난한 대화와 설득끝에 동물들을 위한 임시 대피처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강아지들과 산모견 40여 마리는 도움을 주신 울진 킴스동물병원으로, 성견들은 군청에서 마련한 지자체 사업소 마당으로 안전히 옮길 수 있었습니다.
▪ 2차 지원 : 울진 시민 대피소 방문 사료지원 및 화재 피해 동물 구조 진행
울진 주민 대피소를 찾아 대피소 전체 방송을 통해 보호중인 동물이 있는 시민들을 직접 만나뵙고 사료 300kg 을 지원해 드렸으며, 동물 피해 제보를 받아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동물들의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목줄에 매인 채 화염에 타버려 재만 남은 동물들의 사체를 확인하여 수습하고 사망한 '울진이' 의 장례를 치러 주었습니다.
현장 확인 중 화재로 화상과 골절 등 상해를 입고도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방치된 소를 만났습니다. 카라는 이 소에게 '소원이' 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문이 닫혀 있어 화재에도 축사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녹아내린 축사 지붕으로 여기저기 화상을 입은 소원이는 축사를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다 골절까지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원이는 도축대상으로 팔려가 고기로 소비되기 위해 어떠한 의료 처치도 받고있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소원이의 상태를 확인한 카라는 발견 당일 바로 소원이를 매입 구조하여 소유권을 넘겨 받았습니다. 소유권이 정리되자마자 인근 병원 수의사와 동행하여 늦은 밤까지 소원이를 위한 수액 및 항생제, 진통제 처치를 진행하였습니다.
▪ 3차 지원 : 추가 사료지원 및 화재 피해 동물 구조 진행
2차 지원 당시 사료 300kg이 금새 동이 날 정도로 화재 피해 주민들 중에 사료를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관계로 추가 사료 지원을 진행하였습니다. 2차 지원에서 구조한 소원이가 안타깝게도 끝내 사망하여 소원이 장례를 위해 전 주인과 매립 관련 협상을 진행하였고, 쇠말뚝에 목이 묶여 있어 다가오는 산불을 피하지 못해 눈과 귀 등 신체 곳곳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단비'를 구조하였습니다.
'단비' 보호자는 화상 치료를 진행할 의사는 없었지만 소유권은 포기하지 않으려 하였습니다. 마당에 묶여사는 동물들도 고통을 느끼는 존재이며 치료가 시급함을 호소하여 구조를 할 수 있었고 '단비' 는 서울로 이동하여 전문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 4차 지원 : 소원이 등 화재로 사망한 동물 장례 진행 및 화재 피해 동물 구조 진행 (https://www.ekara.org/activity/farm/read/15634)
전 주인과의 협상끝에 소원이를 위한 매립지를 얻어 장례가 진행되었습니다. 축산물로 관리되기 위에 붙여진 이표를 귀에서 제거해 주고 소원이의 자유를 기원했습니다. 평생 좁은축사에서 새끼만 낳던 소원이는 화재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도 누구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불길에 휩싸인 축사에서 탈출할 수 없었습니다.
고통스럽게 눈 감아야 했던 소원이의 신체가 훼손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고도 정중하게 장례를 진행하였습니다. 비록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지만 많은 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존엄함을 전해준 소원이의 자유와 평안을 빌었습니다.
4차 지원에서는 화재 지역 마을 방문 중 불길에 화상을 입은 고양이 '방울이' 만나 바로 병원으로 이동하여 치료를 지원하였으며, 1차 지원 당시 임시 피난처로 이동했던 울진군청 유기동물 보호소 동물 28마리 구조도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군청 보호소가 화재로 인해 보호자로부터 버려지거나 방치되어 떠돌고 있을 동물들을 위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보호소에 물리적 공간과 인력에 여유가 있어야 하기때문입니다. 28마리 동물들은 카라의 보호를 받으며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등의 과정을 거쳐 입양가족 찾기에 나설 예정입니다.
▪ 5차 지원 : 환경 개선 지원 (https://www.ekara.org/activity/mate/read/15636)
화재 지역 마을을 돌면서, 다행히 화재로부터 살아 남았으나 여전히 1m 목줄에 묶여 있거나 집이 모두 불에 녹아버린 동물들을 위해 3m 와이어 목줄 및 새로운 집을 제공해 드렸습니다.
카라는 울진 화재 현장에서의 다양한 구호 활동을 통해 동물들의 구조와 치료뿐만 아니라, 재난·재해 현장에서의 동물 보호 정책 마련의 필요성과 1m 목줄에 묶여 방치된 동물의 현실 개선 등 정책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화재로 터전을 잃은 야생동물들을 위해 씨앗 뿌리기 봉사대 조직 등을 통한 야생동물보호활동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고 상처입은 시민들과 동물들의 회복을 기원하며, 안타깝게 사망한 동물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