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지난 4월 26일, 카라는 파주에 소재한 대규모 개농장/도살장에서 잔류하던 개 11마리를 전원 구조하고 해당 시설을 철거했습니다. 대변이 뜬장 위로 쌓일 정도로 오랜 시간을 개농장에서 보내야 했던 개들은 이제 카라의 구조 동물로서 입양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5월 12일에는 카라 활동가들이 구조견들이 보호받고 있는 위탁처를 방문해 몸무게를 측정하고 추가 접종을 진행했습니다. 안타깝게도 11마리 중 무려 9마리가 심장사상충 감염이 확인되었습니다. 심장사상충은 목숨까지 위협하는 질병으로, 모두 즉시 전처치 약을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심장사상충은 모기를 매개로 전염되는 회충입니다. 예방약만 먹으면 걱정 없지만, 개농장 개들이나 1m 줄에 묶여 사는 시골개 등은 이런 기본적인 접종이나 예방도 없이 취약하게 감염되어 사망하곤 합니다. 게다가 사상충 치료는 예민합니다. 전처치 약 복용을 시작으로 사상충 주사 2차례를 거치며 후처치 약까지, 그 과정은 길고 어려운 데다 치료 중에 폐합병증 혹은 혈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활동가들은 한 생명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입니다.
오랜 시간 뜬장 위에서 외롭게 보낸 개들이라 대부분 사람을 두려워 하지만, 눈부신 설희와 사랑스러운 위니는 사람을 무척 사랑합니다. 사람을 좋아하는만큼 설희는 사상충에 감염되어 있어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보호받으며 치료를 했으면 좋겠고, 위니는 건강한 몸으로 어서 평생 가족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설희 > 암컷 / 심장사상충 치료중 / 사람을 너무너무 사랑함
⬝ 위니 > 암컷 / 건강함 / 얌전하며 안아서 쓰다듬으니 어색하게 배를 보여줌
모두가 꽃길만 걸어야 하는 생명, 카라는 구조견 전원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평생가족의 품에 데려다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입양과 후원으로 이 따뜻한 여정에 함께 동행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26일, 파주에 소재한 개 농장에서 만난 설희는 분변이 가득 쌓인 녹슨 뜬 장안에서도 눈부시게 빛이 나던 개였습니다. 낯선 활동가들을 경계하며 큰소리로 짖거나 뜬 장 구석으로 숨어들던 개들과 달리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있던 설희는 구조를 위해 활동가가 뜬 장 앞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자 조용히 다가와 활동가의 손을 핥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쓰다듬어 주는 활동가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꼬리를 흔들며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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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들은 이런 설희가 언제부터 이곳 뜬 장에 갇혀 지내게 되었는지, 무슨 이유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혹시나 가족으로부터 유기된 것은 아닌지 동물등록 칩 삽입 여부를 확인해 보았으나 설희의 몸에는 어떠한 기록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마을을 떠돌거나 버려진 개들을 데려왔다는 농장주의 설명으로 한때 누군가의 가족이었다가 버려진 것으로 추측할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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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 장안으로 들어가 전염병 키트 검사, 채혈 등 기초적인 검사를 진행하고, 뜬 장 밖으로 안겨 나오는 동안에도 설희는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경계하지 않았고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낯선 장면과 사람들을 바라보면서도 연신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설희는 2살 추정의 어린 암컷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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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잔혹한 도살이 행해지던 개 농장을 완전히 벗어난 설희는 혹시 모를 전염병 잠복기에 대비하여 임시로 격리 기간을 보내게 될 카라 위탁처에 도착하였습니다. 활동가의 품에 안겨 밝게 빛나는 햇살과 푸르게 펼쳐진 잔디밭을 바라보는 설희의 표정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고, 순식간에 변한 자신의 상황에 어리둥절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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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설희를 안심시키며 조심스럽게 잔디밭 위에 내려주었지만, 설희는 한동안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습니다. 땅에 발이 붙은 것처럼 우두커니 서 있는 설희에게 손을 내밀며 “걸어볼까?”라고 연신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혹시라도 땅 위에서 걷는 법을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가슴이 철렁했지만, 다행히 흙냄새와 풀냄새를 맡으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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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희가 마지막으로 땅을 밟고 흙냄새를 맡았던 것은 언제였을까요.
설희는 풀냄새를 맡으며 어떤 기억을 떠올렸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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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개들처럼, 잔디밭을 신나게 달리고 그 위로 뒹굴며 행복해하는 설희를 보며,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식용 개 농장’에 갇혀 있던 설희의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오버랩되었습니다. 이날 구조되지 않았다면 설희는 마을을 떠도는 개장수 트럭에 실려갈 위험으로부터, 번식을 위한 강제 임신과 출산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채 뜬 장 위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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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구조된 개의 대다수가 1살~2살가량의 어린 개였지만 11마리 중 9마리가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태어난 후 계속 방치되어 살다 도살장으로 보내졌거나, 혹은 뜬 장에서만 살아왔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어린 개들에게 사람으로부터 사랑받아본 시간이 있기는 했을까요? 앞으로 펼쳐질 시간은 더 이상의 유기나 방치, 학대 없이 오롯이 사랑과 보살핌으로 가득한 삶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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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린 개들이 힘든 치료를 무사히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많은 분의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
설희를 비롯한 11마리의 개들에 대한 소식은 지속해서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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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된 개들은 치료를 마친 후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됩니다.
🔹 동물권행동 카라는 물리적 경제적 이유로 살처분(안락사) 하지 않는 시민단체입니다.
🔹 해당 개 도살장은 완전히 철거되었으며, 이곳에 더 이상의 죽음은 없습니다.
경기도 파주, 평범한 마을에 자리 잡고 있던 대규모 개 사육농장.
카라는 마을 동물복지사업 현장 답사 과정에서 이곳을 발견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오래된 농가의 모습이었지만, 그 주위에는 개를 도살할 때 사용되는 올무, 탕지, 그리고 탈모기 등 범상치 않은 집기와 시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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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당 한쪽 편, 열악한 뜬 장에 갇혀 짖고 있는 개들을 발견했습니다. 더 정확한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며칠간 주위를 모니터링하였습니다. 현재 도살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확실했으나 농장주를 만나 왜 이런 시설들이 방치되어있는지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어렵게 만난 농장주는 대화에 응하였고, 이곳에서 개들을 대규모로 사육하며 도살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10년 전 개농장을 폐업하면서 도살을 중단하였고 현재 뜬 장의 개들은 마을을 떠돌거나 유기된 개들을 거두어 기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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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사육과 도살을 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흉물스럽게 방치된 시설들은 언제든 또 다른 도살자들에게 ‘도살 정거장’으로 악용될 위험을 지니고 있었고, 뜬 장에서 ‘기르는’ 개들 또한 방치에 가까운 상태로 지내고 있어 안위가 무척 염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카라는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농장주를 설득하였고, 모든 것을 완전하게 접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왔다는 속내를 밝혔습니다. 카라는 설득을 통해 농장주로부터 모든 개의 소유권을 포기받았습니다. 더하여, 시설 철거는 물론 다시는 어떠한 개도 기르지 않겠다는 서약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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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바로 11마리의 개들에 대한 구조와 시설 철거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철거를 위한 현장 점검에서 추가로 2곳의 뜬 장 시설이 발견되었습니다. 수백 마리의 개들을 동시에 사육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수십 년의 시간 동안 이곳에서 희생되어 스러져간 개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가늠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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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마리의 개들을 안전하게 전원 구조 한 뒤 곧바로 철거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대의 중장비가 동원된 대규모 작업이었습니다. 개농장과 도살장의 임시 벽을 뜯어내자 오랜 시간 숨겨져 있던 학대 현장의 내부가 드러났습니다. 빛 한줄기 들지 않는 어둠 속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죽음의 공포에 떨었을 수많은 개의 모습과 잔인하게 산채로 목이 졸려 죽어간 개들의 울부짖음이 떠올려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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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털과 분뇨가 그대로 엉겨 붙은 뜬 장들과 도살 집기들은 모두 걷히고 파쇄되었습니다. 멈추었으나 사라지지 못한 채 수많은 개의 비명과 또 다른 고통의 씨앗을 품고 있던 이곳은 비로소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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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카라는 개식용 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보았습니다. 광기 어린 폭력으로 얼룩진 살육의 현장, 청산하고 싶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끌고 가는 고통의 잔재들, 흔적조차 완전히 없애고 나서야 되찾은 본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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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아픈 상처와 갈등, 무고한 동물의 고통으로만 남은 개식용, 하루속히 사라져야 하는 사회 병폐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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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살아 나와 빛을 보지 못하였지만 이곳에서 스러져간 수많은 개들이 이제라도 자유롭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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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구조된 11마리의 개들에 대한 소식은 지속해서 들려드리겠습니다. 개식용 종식과 마을 동물복지 증진을 위한 카라의 활동에 많은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방치된 개식용 산업의 잔재 속 11마리 개 전원 구조”
파주 모처의 지극히 평범한 시골 마을에서도 기괴한 불법 개식용 산업의 잔재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올해부터 시작한 마을 동물복지 사업 현장답사 중에 도살을 겸한 개농장을 발견했습니다. 한때 백여 마리까지 사육했을 수십개의 뜬장들이 즐비했고, 바로 옆에는 올무, 탕지 등 도살집기들이 방치된 도살장이 있었습니다.
도살장 한쪽 벽면에는 후크 모양의 갈고리가 단단히 붙어있어 올무(밧줄)를 개의 목에 걸어 교살하는 방식으로 개들을 도살해온 것을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죽어갔을 수많은 개들의 털은 뜬장 곳곳에 박혀있었고, 개들의 배설물 무더기는 지난 시간의 고통을 말해주듯 먼지와 뒤엉켜 화석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게다가 외부 곳곳에는 마을을 떠돌던 방치견, 버려진 유기견들을 뜬장에서 방치사육되고 있었습니다.
이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 개식용 산업의 기괴한 단면을 압축적이고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개농장주는 십여 년전 도살목적의 개 사육과 도살을 중단하였지만, 그 흔적은 없애지 못한 채 끌어안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잔존해있는 시설이 또 다른 도살자들의 ‘도살 정거장’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카라가 적발한 불법 도살자들 역시 장소를 옮겨가며 타인소유의 부지에 가건물을 갖추고 개들을 도살한 바 있습니다. 도살자가 사라졌다고 해서 그 행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몇번의 연락 끝에 시설 주인을 만나 대화를 나눴습니다. 비록 과거의 일일지라도 이런 행위들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런 시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설명했습니다. 주인은 시설을 모두 없애고 싶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아 그대로 둔 상태였고, 개들도 더 이상 키우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며 개들에 대한 소유권 포기의사를 밝혔습니다. 현장에서 사육되던 개 11마리 전원에 대한 소유권을 카라로 이전하고, 뜬장과 도살장 설비 일체를 없애는 것에 동의하며 모든 과정을 카라에 위임했습니다. 또한 향후 개들을 키우지 않을 것을 서약하였습니다. 이미 접었고, 완전히 접고 싶었던 개농장, 개도살장이었던 것입니다.
카라는 26일 현장에서 11마리 모두 구조하였고 즉시 심장사상충과 전염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키트 검사와 예방 접종 및 외부 구충을 실시했습니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개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활동가 한명이 뜬장안으로 들어가 조심스레 개를 안아올리자 긴장하며 떨던 개는 곧 안정을 찾으며 활동가의 얼굴을 핥아보기도 하였습니다. 조심스러운 사람의 손길, 포옹을 느껴본 적이 있긴 했을까요.
구조를 마친 후, 개들의 고통과 광기 어린 학살행위로 점철된 개농장과 도살장 철거에 돌입했습니다. 흉물스러운 거대한 시설 속에서 이어져 왔던 개 불법 도살과 비정상적 사육의 맥은 무너지는 건물과 함께 영원히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소멸의 과정은 대한민국의 개식용 완전 종식을 앞당기기 위한 카라의 가열한 활동으로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완전 철거작업은 수일이 소요될 예정이며 이 과정 또한 시민분들께 실시간으로 공유하겠습니다. 개식용 종식을 위한 카라의 여정에 더 큰 응원과 지지로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