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이 E2022033105


  • 기타

  • 성별(중성화)

    암컷 / 중성화 X

  • 추정나이

    2017년생 추정

  • 몸무게

    500.0kg

  • 털색

    브라운


친화도
활발함

히스토리





소원이는 울진 화재 현장에서 엉덩이와 뒷다리부분에 심한 화상을 입은 다섯 살짜리 소입니다. 소 주인은 갑자기 닥친 화마에 동물들을 챙기지 못하고 탈출했고 주택은 전소되었습니다. 소 주인분의 말에 따라 구호를 위해 방문한 현장에서 카라는 엉덩이, 뒷다리 쪽에 넓게 화상을 입고 엎드려있는 소원이를 만났습니다. 농장주는 “수의사가 다녀갔으며 소가 탈출하려다 다리가 부러진 거 같다”고 했습니다. ⠀ 모든 소들은 도살 전 브루셀라 감염 검사를 받습니다. 화재로 인해 화상 등 외상을 입은 소원이도 부루셀라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소원이는 매우 아팠지만 약물을 전혀 투여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섭취’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입니다. 그렇게 우리 소원이는 극도의 고통 속에서 도살장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 소들은 도살장으로 갈 때 운송 차량에 자기 발로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법적으로 기립이 불가능한 소라고 해도 사람이 먹는데 지장이 없다며 ‘부상’, ‘난산’ 등으로 인한 경우도 도살이 허용됩니다. 설 수 없을 만큼 아픈 기립불능 소들의 경우는 장비를 이용해 운송 차량에 실려집니다. 500킬로그램이 넘는 쓰러진 동물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갈고리차, 지게차, 쇠꼬챙이, 밧줄 등이 동원되기도 하며 참혹한 학대를 예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살장에서는 가격 등급이 매겨지고 걷지 못하는 상태에서 ‘살아있다면’ 또 한번의 참혹한 과정을 거쳐 도살이 이뤄집니다. 운송 중 죽거나 도살장에서 계류 중 죽으면 폐기물로 처리됩니다. ⠀ 동물권행동 카라는 소원이가 그런 과정을 겪게 방치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해당 농장은 너무 좁고 열악해서 소원이를 심각한 학대 없이 운송차에 실을 방법조차 없어 보였습니다. 농장주를 설득해 소원이를 매입 구조하여 소유권을 확보하고 즉각적으로 치료에 착수했습니다. 수의사님도 한달음에 달려와 치료해 주셨습니다. 현 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것’들을 다 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활동가들이 수액을 들고 어두운 축사에서 불을 밝히며 소원이의 생존을 간절히 빌었습니다. 확률은 낮더라도 치료에 희망을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 무엇보다 이틀간이나 버틴 소원이가 약 한번 써보지 못하고 고통 속에 죽도록 방치할 수도, 혹시 살아서 도살장으로 갈 경우 발생할 예상되는 학대를 두고 볼 수도, 새끼소들이 지켜보는 가운에 참혹하게 다뤄지는 모습을 보게 할 수도 없었습니다. ⠀ 도살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소원이가 죽었다면 폐기물로 처리되었을 것입니다. 그런 소원이를 여러분들의 지지와 성원이 있어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 여러분들의 연대 덕에 소원의 다리에 밧줄이 묶이거나 낯선 도살장에서 동료의 피냄새를 맡지 않고 존엄하게 죽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 활동가들은 5년의 시간동안 소원이를 ‘고기’로 얽매여 이력이 추적되던 소원이의 귀에 달린 ‘이표’를 제거했습니다. 이제 그녀를 고기로 규정했던 이 세상과 분리되어 녀석은 하나의 소중한 생명으로 돌아갔습니다. ⠀ 소원이의 구조와 치료를 위해 동참해 주신 여러분들의 연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후 울진 구호 활동에도 더욱 만전을 기해 보답하겠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고기’로 태어났지만 용감한 삶의 주체로서 자연으로 돌아갈 아름답고 위풍당당했던 소, 소원이의 명복을 함께 빌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