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구조 후 9일, 작은 생명이 어제 늦은 밤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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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는 학대자가 '어미 배를 갈라 꺼낸 새끼'라고 주장하는 고양이였습니다. 반면, 학대자의 가족은 '창고 문을 여니 어미 고양이가 튀어 나갔고, 거기 새끼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카라가 사진 등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집에 새끼가 여럿 있었습니다. 가족이 수유를 시도했으나 남매들은 다 죽고 유채만 겨우 목숨을 부지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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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는 학대자의 가족들이 흥신소 직원에게 안전을 부탁하며 건넸고, 카라가 3월 21일 새벽 한시 반에 폐양어장에 도착하면서 우리 품에 오게 되었습니다. 유채의 체온이 계속 떨어져 어떻게든 따뜻하게 해주려 애를 썼었고, 유채는 버텨 줬습니다. 포항 길고양이 보호협회인 유토피아의 도움으로 수유를 하며 안정을 찾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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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는 인공수유 경험이 많은 활동가가 맡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쪽잠을 자며 한 시간에 한 번씩 수유를 하는 시간이 계속됐습니다. 힘들어도 유채만 살릴 수 있다면 좋았습니다. 그러나 수유량이 많아지면서 발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유를 해주는 어미 고양이를 찾으려 SNS등에 도움을 구하던 중이었지만, 힘이 떨어지기 시작한 유채를 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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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몸을 회복시키고 수유묘 곁에 보내려 했습니다. 하지만 유채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었습니다. 엑스레이상 문제는 없었습니다. 먹이면 발작하고, 다시 다독여주고, 다시 먹이면 발작하고… 몸무게는 90g대까지 올라갔고, 유채는 28일경 눈을 뜨기 시작했지만, 발작의 강도는 점점 심해졌습니다. 단백질 분해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등 구체적인 원인은 알 수 없었습니다. 유채는 너무 작아 혈액을 뽑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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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에 유채를 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산소를 계속 틀어줬고, 어떻게든 살려보려 그 작은 몸에 라인을 꽂았습니다. 하지만 약물에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결국 밤늦게 강한 발작과 함께 강직이 왔습니다. 심장마사지를 했지만 살릴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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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인 요인 때문인지, 후천적인 문제가 있던 것인지 사인은 알 수 없습니다.유채는 너무 작고 어려 검사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태어나지도 얼마 안 된 유채가 겪었을 고통이, 이제서야 겨우 울기 시작한 어린 고양이의 아픔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한 번이라도 더 사랑한다는 말을 할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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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다리를 건넌 유채가 먼저 떠난 남매들과 함께 영원한 안식 속에 잠들길 바랍니다. 춥거나 배고프지 않게, 외롭지도 고통스럽지도 않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유채의 죽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유채는 떠났지만, 유채가 살았으면 좋았을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하겠습니다. 유채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