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남 C2016111501


  • 고양이

  • 성별(중성화)

    수컷 / 중성화 O

  • 추정나이

    2016년생 추정

  • 몸무게

    2.9kg

  • 털색

    화이트 블랙


친화도
활발함
타동물친화

YES

어린이친화

YES

배변훈련

YES

특이사항

2021.10.25 너무 갑작스러운 이별, 길남이가 고양이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동안 결연으로 길남이에게 따뜻한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결연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히스토리



너무 갑작스러운 이별, 길남이가 고양이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유독 마음이 가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길남이가 그런 고양이였습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된 길남이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고양이였습니다. 여러 사람을 할퀴고 상처 냈지만, 길남이는 어느덧 카라에서 제일 다정한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길남이는 오랜 시간 동안 모두의 마음속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길남이의 컨디션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건강에 문제가 되는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건강상태를 체크하며 길남이와의 내일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길남이는 다음날인 어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미처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길남이는 고양이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길남이는 고양이다운 까다로운 성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친구고양이 미라클에게 밥을 양보하기도 하고, 털이 노랗게 될 때까지 그루밍을 해주기도 하는 순하고 사랑많은 고양이였습니다. 먼 훗날에는 가족들과 함께 지내기를, 여느 고양이와 같이 식빵도 굽고 장난감 놀이도 하며 그렇게 지내기를 바랐습니다. 길남이는 그보다 더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랑스러운 고양이였으니까요.

더봄센터에서는 길남이와 같은 장애묘를 위해 입원장을 벗어나 넓은 주변 풍경을 구경할 수 있도록, 좀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집중돌봄실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길남이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집중돌봄실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길남이는 우리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아직 길남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많아 더욱 가슴이 메여옵니다. 너무 많은 후회만 남습니다. 한번 더 길남이를 만나고 올걸, 조금 더 사랑한다고 말해줄걸 너무 많은 후회와 그리움만이 남습니다.

오랜시간 길남이와 함께해 준 병원선생님들, 결연자님이 있어 길남이의 묘생은 외롭지 않았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길남이를 사랑해준 모든 사람들이 있어 길남이는 행복했을 것입니다. 너무 빨리 그리고 갑자기 우리의 곁을 떠난 길남이, 부디 고양이 별에서는 네발로 달리며 세상을 탐험하는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다정한 고양이 길남이를 기억해 주세요.

그동안 길남이에게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건네주시고, 그 삶을 지지해주신 결연자들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 일동 




10월 소식(마지막 소식_길남이를 기억해주세요.)



⬝ 미라클 > 2살 / 수컷(중성화 완료) / 호기심이 많고 사람을 좋아하며 대답을 잘함!
⬝ 길남 > 5살, 수컷(중성화 완료) / 사람을 좋아하며 대화하려고 함. 애교쟁이.

<동물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미라클, 길남이의 소식입니다.💎>

예쁜 리본과 귀여운 넥케이프로 단장한 미라클과 길남이 보고 가세요~ 흰털에 분홍색 리본이 너무 잘 어울리는 미라클과 귀여운 넥케이프를 하고 귀여운 표정을 짓는 길남이. 미모가 한껏 더 돋보입니다.😍

라클이는 눈이 마주치면 문 앞으로 다가와 만져달라며 애옹하고 아는 척을 하고요, 기분이 좋은 길남이는 얼굴을 부비며 꾹꾹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미라클과 길남이가 지루하지 않도록 한 번 더 손길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아픈 동물들이 많은 동물병원에선 충분한 시간을 함께 보내주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항상 씩씩하고 건강하게 지내주는 라클이와 길남이에게 늘 고마운 마음입니다.


9월 소식



⬝ 미라클 > 2살 / 수컷(중성화 완료) / 호기심이 많고 사람을 좋아하며 대답을 잘함!
⬝ 길남 > 5살, 수컷(중성화 완료) / 사람을 좋아하며 대화하려고 함. 애교쟁이.
⬝ 마리 > 5살 / 암컷(중성화 완료) / 도도하고 호기심이 많음

<동물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미라클, 길남, 마리 소식입니다.💎>

넥카라 없는 마리, 처음 보여드리는 것 같아요! 밤새 넥카라를 벗고 구르밍도 하고 장난감 놀이를 한 흔적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마리는 넥카라를 쿠션 삼아 예쁘게 식빵을 구워요~ 허리에 깊게 생긴 상처 때문에 넥카라를 하고 지내야 하는 마리가 안쓰럽습니다. 언젠가 새살이 돋아 넥카라 없이 신나는 하루하루를 보낼 그 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길남이와 미라클은 바삐 움직이는 동물 병원 선생님들의 손길을 한 번이라도 더 받고자 애처로운 눈빛을 보냅니다. 동물병원에는 아픈 많은 동물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틈틈이 시간이 나면 오랜 시간 입원 생활을 하고 있는 길남이와 미라클에게 잊지 않고 꼭 쓰담쓰담 시간을 가져주곤 합니다. 언제나 사랑 많은 길남이와 라클이 꼭 가족 만나자❤


8월 소식


⬝ 미라클 > 2살 / 수컷(중성화 완료) / 호기심이 많고 사람을 좋아하며 대답을 잘함!
⬝ 길남 > 5살, 수컷(중성화 완료) / 사람을 좋아하며 대화하려고 함. 애교쟁이.

동물병원에서 지내는 미라클과 길남이를 밀착 취재를 해보았습니다. 다가가기만 해도 바라보기만 해도 고롱고롱 소리를 내고 눈을 맞추며 손길을 기다립니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더 사랑스러운 라클이와 길남이입니다.

미라클과 길남이는 입원장에서 지내면서 매일 힘든 압박 배뇨를 받습니다. 조금이라도 편하게 그리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낼 수 있도록 입원장 밖의 창가 쪽에 자리를 마련해 바깥 풍경도 보여주기도 하고 놀이 시간도 많이 가지려 노력하지만, 다른 아픈 동물들을 돌보다 보면 충분한 시간을 보내주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입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항상 손길을 그리워하는 미라클과 길남이가 평생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잘 보살피겠습니다.


7월 소식

⬝ 미라클 > 2살 / 수컷(중성화 완료) / 호기심이 많고 사람을 좋아하며 대답을 잘함!
⬝ 길남 > 5살, 수컷(중성화 완료) / 사람을 좋아하며 대화하려고 함. 애교쟁이.

카라병원에 등장한 새로운 장난감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길남이와 미라클입니다! 툭툭 튀어나오는 인형들에 잔뜩 심기가 불편한 표정이네요

호기심쟁이 미라클에게 좋은 장난감이 될거라 예상했지만 장난감과 조금 더 친해질 시간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한껏 경계하던 길남이도 장난감이 궁금한 모양인지 시선을 떼지 않습니다. 조금 더 시간을 가진 후 길남이와 미라클이 즐거운 놀이시간이 될 수 있도록 도전해 보려 합니다!

길남이와 미라클이 조금이라도 즐거운 병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돌보겠습니다.

6월 소식


⬝ 미라클 > 2살 / 수컷(중성화 완료) / 호기심이 많고 사람을 좋아하며 대답을 잘함!
⬝ 길남 > 5살, 수컷(중성화 완료) / 사람을 좋아하며 대화하려고 함. 애교쟁이.

요즘 고양이들 사이에서 핫하다는 벽 타기 챌린지를 셀프로 해보는 미라클이에요~! 양발로도 한발로도 하며 ‘이쯤이야‘라는 표정을 짓는 것 같아요. 너무 귀엽습니다.😳

입원장을 벗어나 넓은 곳에 폭신한 이불을 깔아주고 길남이와 종종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식빵을 구우며 지나가는 개들을 지켜봅니다. 반대로 미라클과 길남이를 구경하는 #카라_푸키, 고양이들이 반응이 없자 다시 활동가를 바라봅니다.(귀염)

예쁜 라클이와 멋있는 길남이는 식욕도 너무 좋아 습식, 건식 사료 다 가리지 않고 잘 먹고 매일 압박 배뇨를 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지내자!💗


5월 소식


가려운 곳 대신 긁어드립니다~ 애교 많은 길남이는 활동가의 방문에 기분이 좋은지 수건에 머리와 아래턱을 부비부비하는데요, 턱 밑을 긁어주니 만족스러운 표정의 길남이입니다~😊

예쁜 목소리로 대답도 잘하고 미라클과도 너무 잘 지내주는 스윗가이 길남이! 이보다 더 사랑스러울 순 없을 거예요~! 지금처럼 다정하고 건강하게 지내는 길남이의 모습 지켜봐 주세요~!😘



4월 소식


길남이는 친구냥 미라클과 사이좋은 오후를 보내고 있어요. 함께 캣글라스를 뜯기도 하고 딱 붙어서 창밖 풍경을 즐기기도 합니다. 언제나 사이좋은 길남이와 미라클이에요!🤗

캣글라스가 마음에 드는 것 같은 길남이는 킁킁 냄새를 맡으면서 신중하게 탐구하고 있어요. 초록 잎의 향기가 봄이 온 것을 알려주는 것 같지요? 길남이도 봄 냄새를 맘껏 맡으며 여유롭고 따뜻한 봄을 보내기를 바라봅니다.🌸



3월 소식


카라 동물병원의 최고 사랑꾼! 길남이에요~ 따뜻헌 햇볕이 드리우는 창문 아래 더욱 빛나는 길남이! 푹신한 이불 위에서 미라클과 같이 사냥놀이도 하고 간식을 먹는 시간을 가졌어요~ 미라클과 함께라서 더 행복해 보이는 길남이! 잊지 않고 미라클에게 구르밍도 해줍니다. 역시 사랑꾼 길남이~!!❤

요새 귀지가 생긴 라클이는 매일 귀 관리를 받고 있어요~ 귀청소를 하는 동안 얌전이 있어주는 라클이~ 너무 착하죠? 핑크핑크 코와 새하얀 털의 라클이는 오늘도 사랑스러움이 뿜뿜 흘러넘칩니다.😘


2월 소식

작은 세상 속, 친구가 된 길남이와 미라클.

길남이는 2016년 11월 중순에 횡단보도에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교통 사고를 낸 운전자는 길남이를 버려두고 가버렸고, 그렇게 길남이는 하반신이 마비되어 버렸습니다.

미라클은 2020년 2월 말에 다리를 끌며 생활하다가 구조된 아이입니다. 케어테이커의 말에 의하면 2019년에는 네 다리가 멀쩡한 채로 지내던 아이였다고 하니, 연말연시에 교통사고를 당해 후지 마비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각각 입원장 위아래 칸에서 나란히 지내고 있던 길남이와 미라클은 저마다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둘은 지난 겨울에 처음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그들은 서로 냄새를 맡고 관찰하다, 망설이지 않고 그루밍을 하는 것으로 우정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길남이와 미라클은 많은 시간을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카라동물병원에서 살뜰히 돌봐주시는 덕에 건강의 이상도 없습니다. 나란히 압박배뇨를 하고선 가끔은 창밖을 구경하기도 합니다. 네 발로 걷지 못해 느리고, 휠체어도 불편해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호기심 가득하고 반짝거립니다.

오랜 시간 친구 없이 외로웠을 길남이도, 어린 몸으로 가족들과 헤어져 의지할 데 없던 미라클도,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하지만 사실은 둘의 삶이 동물병원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란히 누워 놀고, 때때로 바깥 세상을 구경하는 삶이 전부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점프는 못할지언정 가족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갈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길남이와 미라클의 가족이 되어주실 분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매일 하루 두 번씩 압박배뇨를 해줘야 하기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생명의 무게를 짊어진 만큼 더 큰 사랑과 기쁨이 함께할 것입니다. 사람의 악행으로 다치게 된 길남이와 미라클에게 더 넓은 세상을, 평범한 반려묘의 삶을 만들어 주세요.


1월 소식


<병원 친구들의 소식입니다.>

최근 카라병원이 더봄센터로 이전했는데요,

이런 이유로 병원의 동물친구들도 더봄센터로 이동을 했습니다. 아직 병원의 동물친구들을 보지 못한 활동가들은 환영해주기 위해 병원에 방문해보았는데요,

켄넬 속에 함께 누워있는 미라클과 길남이를 보고 마음속에서 소리를 질렀어요.... 😅 (왜 이렇게 귀엽니...😆💚) 입원장에 함께 눕혀놓아도 서로 좋은지 불편한 기색이 전혀 없고요, 오히려 길남이가 미라클을 알뜰살뜰 그루밍도 하고 챙기는 듯했어요. 라클이도 싫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받진 않을까 했지만, 두 냥친구가 서로 의지하며 있다 보니 금방 적응한 것 같습니다. (라클이는.. 배를 까고 애교도 부리는 것 같고요...😍)

둘 다 잘 적응해주어 고마워❣️




1. 재개발지역에 홀로 남은 품종묘, 레오

남/8살 추정 _ 2015년 9월 구조




구조사연:

서울의 한 재개발지역, 사람들은 떠나고 철골 구조에 둘러싸인 채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한 텅 빈 건물 곳곳에는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길고양이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주민들이 떠나면서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품종묘들도 섞여 있었습니다. 

레오도 이렇게 발견된 고양이들 중 한 마리였습니다. 녀석은 스코티쉬폴드 종의 외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곧 재개발을 위해 온 천지가 파헤쳐지기 시작했고 고양이들은 살기 위해 삶의 터전을 옮겨야만 했습니다. 입양이 가능한 개체들은 치료 후 입양을 보내기 위해 구조하게 되었고 이때 레오도 어렵게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녀석은 이미 오래전 버려져 야생화 된 듯 사람과 친해지기 어려웠고, 이미 8살 정도의 나이 때문인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다 입양을 포기하셨습니다. 구내염 초기 증세도 있어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레오는 카라의 품에서 영구 보호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레오는 원래의 영역에서 살고 있던 길고양이들과의 영역다툼과 고단한 길 생활로 인해 여기저기 상처와 흉터로 성한 곳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참 많이 지쳐 보였습니다. 귀 진드기는 어찌나 심했던지 그 치료에만 일반적 소요 기간의 2배 이상이 걸렸습니다. 접혀진 짧은 귀가 진드기 감염에 더 취약했던 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레오의 구조와 치료과정은 <하나뿐인 지구> ‘고양이는 버려도 되나요?’편을 통해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접혀있는 귀 때문인지 귀 속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고 여기저기 상처와 오랜 흉터들이 있었습니다. 3개의 송곳니도 뿌리부분만 남고 부러져 있었고 그 외 다른 이빨도 소실되어 있었습니다. 다행히 항체 검사 결과는 매우 높았습니다. 어려서 예방접종이 된 후 버려졌거나 아니면 질병을 앓고 이겨낸 것으로 보입니다. 함께 구조된 아기 고양이들의 범백혈구감소증 혈청 치료를 위해 혈액을 나누어주기도 했던 레오. 그 덕분에 4마리의 아기 고양이 중 2마리가 새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기도 했습니다. 


구조 직후 오랜 길 생활로 위험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야생성이 생겨 처음에는 경계심을 많이 보였지만 구조된 다른 길고양이 보다는 비교적 느긋한 성격 덕분인지 밥도 잘 먹고 안정된 환경에서 잘 적응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2. 구내염을 앓고 있는 야생고양이, 짱짱이

여/8살 추정 _ 2014년 구조




구조사연:

짱짱이라는 이름은 카라 더불어숨 센터에 입소하기 전 구조자가 지어준 이름입니다. 짱짱이는 길고양이였습니다. 캣맘의 돌봄을 받으면서 길생활을 이어나갔던 짱짱이에게 입이 아파 잘 먹지 못하는 구내염이라는 질병이 찾아왔습니다. 짱짱이를 돌봐왔던 구조자는 카라에 도움을 청했고, 시민구조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를 받았습니다. 구내염은 완치가 되지 않는 질병이라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하며 구내염을 앓고 있는 야생 고양이라 입양이 어렵다는 안내도 함께 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치료를 마친 후 짱짱이는 구조자분의 마당 한 켠에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양이 돌봄이 미숙했던 구조자분은 어느 날 전혀 관리가 안 되어 처참해 진 몰골의 짱짱이를 오토바이 퀵서비스에 짐짝처럼 맡겨 카라 동물병원으로 보냈습니다. 이후 짱짱이 구조자는 유학을 간다는 말만 남기고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이렇게 치료만 해 주면 잘 키우겠다고 하셨던 많은 분들이 아이들을 카라에 버리고 잠적하곤 합니다. 이미 많이 나빠진 상태에서 기본적인 케어조차 잘 받지 못한 짱짱이의 검사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골반골절이 되어 있었고 거대 결장으로 인해 정상적인 배변도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많은 수의 길고양이들이 구내염을 비롯한 만성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나와 관계를 맺은 동물, 내가 연민을 품었던 동물에 대한 도움을 전적으로 다른 누군가가 해 줄 수는 없습니다. 함께 해야 할 일입니다. 구조자는 끝내 짱짱이를 완전히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만 4년이 된 지금까지 연락 한 번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짱짱이가 애틋합니다. 요즘 짱짱이의 털에서 윤기가 흐르고 살집도 많이 올랐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신뢰를 쌓은 덕인지 카라 활동가들에게 펀치도 날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처음에는 야생성이 무척 강하고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하악질과 펀치를 날렸던 짱짱이, 어느 한 곳 성한 데 없이 온 몸이 아프지만 이름처럼 짱짱하게 잘 견뎌 준 녀석. 녀석의 삶에 대한 애착이 어찌나 강한지 모른답니다. 이 녀석을 보면서 나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저 어디가 많이 아프지 않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생각해 보게 된답니다.


짱짱이는 다행히 급여해주는 사료와 캔, 그리고 약도 무척 잘 먹고 있습니다. 지금은 콧물이나 곰팡이성 피부염은 계속 가지고 있지만 호전되어 털 상태도 좋아졌고 돌보는 사람들에게도 경계를 살짝 풀고 자기표현도 제법 합니다. 






3.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고 있는, 찐빵이

남/7살 추정 _ 2014년 이전 구조




구조사연:

교통사고로 도로 위에 쓰러져 있던 길고양이를 발견하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찐빵이의 구조자분은 교통사고로 길 위에 쓰러진 고양이의 구조를 요청하시며, 구조와 치료만 해 주면 평생 이 고양이를 보살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사고 후유증으로 운동장애가 생길 수도 있고 심지어 배변 장애까지 안을 수 있다는 점도 사전 고지되었고 그럼에도 구조자는 모든 것을 다 감당할 수 있으니 아이만 살려달라고 했습니다. 안타까운 처지의 고양이와 구조자분의 약속을 믿고 카라는 이 고양이를 돕기로 했습니다. 비록 길고양이지만 후견인이 잘 보호해 주는 경우라 좋은 결과를 기대하면서요. 검사 결과 불길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찐빵이는 사고로 골반이 부서져 있었고 배변장애까지도 예상되었습니다. 찐빵이의 이런 상황을 알리고 적합한 도움과 보호를 의논해야 했지만 구조자분은 아이를 병원에 맡긴 이후 연락이 두절되고 말았습니다. 


최초 수술 후 하반신 마비까지도 예상되었고 병원 입원당시에는 배변 조절이 되지 않았던 찐빵이는 그렇게 카라 활동가들의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알기라도 했을까요? 활동가들의 보살핌을 받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찐빵이는 우선 배변부터 조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다리를 끌고 다닐 것이라던 녀석이 절름절름 걷기 시작했습니다. 입에 짜장을 대칭으로 묻힌 정말 귀여운 얼굴의 찐빵이는 이토록 삶에 애착이 강한 긍정적인 녀석이었던 것입니다. 잠시라도 녀석을 버리고 간 구조자를 원망했던 마음이 무색해 질 만큼 찐빵이는 참 우리에게 많은 기쁨과 생명의 기적을 선사해 준 고마운 녀석입니다. 


누군가 야생고양이의 특질을 잘 이해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입양을 가도 좋을 녀석이 바로 찐빵이입니다.




비록 원래 살던 곳으로는 갈 수 없지만 녀석을 좀 더 행복하고 편안하게 카라 활동가들이 잘 보살피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입양의 기적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요. 


성격 및 현재 상태:

생사를 오가는 큰 사고를 겪었지만 워낙 의지가 강해 기적적으로 재활이 된 케이스입니다. 걷기 힘들 것이라던 녀석이 제법 뛰기도 하고 얕은 높이는 점프까지 하면서 문제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성묘 상태에서 구조된 길고양이가 그렇듯 처음에는 야생성이 있어 경계가 심했습니다. 그러나 센터에서 함께 지내는 다른 고양이들과도 금방 친해졌고 사람에게도 조금씩 경계를 풀어주었습니다. 간식을 주면 가까이에 와서 먹기도 하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활동가들의 행동을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센터에서 위탁소로 이동해 가장 친했던 초전이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언제나 잘 먹고 건강한 찐빵이의 찐빵 같은 얼굴은 생명의 빛으로 반짝입니다. 






4. 점프할 수 없는 고양이, 초전이

여/만 5살 6개월 _ 2014년 2월 구조




구조사연:

가게에서 쥐잡이용으로 키우던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가게 주인은 이미 손을 탈대로 탄 어미 고양이와 길에서 태어나 사람을 두려워하게 된 새끼 3마리를 모두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어미라도 부디 데리고 가 달라는 호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온 가족이 차가운 거리에 나 앉았습니다. 새로 가게를 얻어 입주하신 분이 아이들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겨 돌봄을 허락하셨고, 집과 사료를 놓아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해 겨울, 당시 5~6개월 령이던  새끼 중 초전이가 그만 범백혈구감소증에 감염되었던 것입니다. 초기에 발견되어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초전이는 중성화 수술 후 어미의 곁으로 방사되었습니다. 


그러나 두 달여 후, 초전이는 노래방 좁은 천정에 갇힌 채 발견되었습니다. 방사된 직후 천장에 갇혔고 이후 나오지 못하는 초전이를 어미가 먹이를 물어다 먹이며 돌봐왔던 것입니다. 사연은 기구하기만 합니다. 초전이는 초겨울 구조 당시 범백혈구감소증 뿐 아니라 대퇴골 골절까지 당한 상태였습니다. 어떤 불행이 먼저였는지는 모릅니다. 워낙 위중한 병이라 빈사상태인 초전이를 치료하느라 골절을 알지 못했고 대응도 하지 못했습니다. 장애가 유발된 초전이는 점프를 할 수 없어 한번 들어간 천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입니다. 


지극한 모성애를 가진 어미 고양이 덕택에 초전이는 무려 2달여 간이나 천장에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습니다. 어미 고양이와 초전이의 눈물겨운 사연을 알게 된 마음씨 좋은 노래방 주인분들이 천장을 뜯어 초전이를 구조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잘못 붙어버린 다리는 그제서야 검사와 수술을 할 수 있었지만 워낙 큰 사고를 당했던지라 정상적인 운동기능은 되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초전이는 다리를 심하게 절고 전혀 점프를 할 수 없는 고양이가 되어 카라의 품에 안겼습니다. 비록 장애가 있고 사람을 두려워하지만 공격성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한쪽 코 옆에 비대칭의 검은 점을 가진 외모는 너무나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자신을 정성스럽게 돌봐주었던 어미를 꼭 닮은 것인지, 초전이는 구조되어 카라에 입소하는 어미 없는 아기 고양이들을 얼마나 살뜰히 보살피는지 모릅니다. 비록 사람을 따르지 않지만 착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공격하는 행동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초전이는 참 예쁜 고양이입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품위가 넘칩니다. 다리에 장애가 있어 뛰어 오를 수 없고 절룩거리지만 안전한 가정 내에서 살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어 입양도 기대해 봅니다. 사회성이 좋아 고양이들과 아주 잘 지내서 야생고양이의 특질을 잘 이해하는 댁에 둘째로 가면 잘 지낼 수 있을 아이입니다. 절친인 찐빵이와 함께 입양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5. 한 때 유행했던 품종묘에서 유기묘가 된 터앙어미

여/5~6살 추정 _ 2015년 9월 구조




구조사연: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아파트 단지가 재개발에 들어갔습니다. 그 동네 특성이었을까요? 이곳에는 보통 길에서 볼 수 있는 고양이들 뿐 아니라 스코티쉬폴드, 봄베이, 터키쉬 앙고라들도 유독 많이 길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 고양이들 중 봄베이는 다리까지 다친 상태로 목에 고급 가죽 목걸이를 맨 채 떠돌고 있었으며 터키쉬앙고라들이 특히 많았습니다. 구내염을 앓고 있는 나이가 제법 많아 보이는 녀석, 이미 몇 대를 길에서 살아온 듯 야생성을 강하게 표출하는 젊은 수컷, 그리고 어린 새끼들을 거느리고 힘겹게 살아가는 아직 어린 나이에 여러 번의 출산을 했다는 터키쉬앙고라 어미까지요. 


터앙어미의 가족들은 아파트 건물 아래 곱등이가 가득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을 연민하는 누군가가 먹이는 주었지만 중성화는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어린 터앙어미는 반복된 임신과 출산으로 겉보기에도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습니다. 새끼 4마리 또한 고름으로 눈이 붙어 있거나 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불행의 대물림을, 누군가 저질러 놓은 문제를 더 심각해지기 전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카라는 사람과 친해져 입양 가능성이 있는 어린 터앙엄마와 4마리의 새끼고양이들을 구조하여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 녀석들을 구조하여 개체군에서 제외시켜 주어야 이 재개발 지역에서 길고양이 보살핌을 하는 케어테이커분들이 짊어질 문제가 줄어 들 터였습니다. 


검사결과 불행히도 터앙 새끼들은 범백에 감염된 상태였고 가족 모두에 대한 격리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치료 과정 중 가슴 아프게도 2마리가 그만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살아남은 2마리 새끼는 치료 완료 후 좋은 가정으로 입양을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터앙 어미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친해지지 못했습니다. 보통 유기묘는 다시 사람 곁으로 오면 친화력을 회복하며 이는 시간의 문제입니다. 가엾게도 이 어린 터앙어미는 버려진 유기묘의 후손으로서 애초부터 야생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터키쉬앙고라가 한때 폭풍처럼 유행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터앙엄마의 엄마 또는 할머니는 아마도 꺄악 소리가 날 만큼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하얀 고양이를 원하는 누군가가 제법 큰 돈을 주고 매입했을 것입니다. 그러다 부주의나 변심으로 거리로 내 보내게 되었을 테고요. 터앙 어미는 우리에게 참 많은 이야기를 해 줍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사람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아걸었던 터앙어미. 이제는 밥을 주러 가거나 청소를 할 때면 쪼르르 내려와 사람의 머리카락을 건드리면서 놀거나 애교스러운 행동도 가끔 보여주곤 합니다. 

* 터앙어미의 구조 사연은 ‘더 이상 버리지 않을’ 진짜 가족을 기다리는 유기묘들의 슬픈이야기 – EBS <하나뿐인 지구> 고양이는 버려도 되나요? 편에서 방영되었습니다.






6. 곰팡이로 얼굴이 망가진, 희망이

여/7살 추정 _ 2015년 5월 구조




구조사연:

2015년 5월, 카라 활동가들은 어두운 밤과 새벽 은평구의 한 지역에서 ‘얼굴 없는 고양이’ 한 마리를 찾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제보된 녀석의 모습이 밤낮으로 가슴을 옥죄어 와 밤이든 새벽이든 녀석에게 도움을 줄 수만 있다면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카라 활동가들 외에도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시는 케어테이커 분도 계셨고 동네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함께 내어 주셨습니다. 


제보된 사진 속 고양이는 얼굴의 반 이상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었습니다. 다친 건지 학대의 결과인지 혹은 질병인지 불분명한 상황이었습니다. 분명한 건 딱 하나, 결코 이대로 둘 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처가 처참한데다 나날이 아이의 호흡이 나빠지고 있는 상태여서 구조가 시급했습니다. 하지만 동료 고양이들이 호위하는데다 경계심으로 위축된 아이를 구조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단 한 번에 포획에 성공해야만 했습니다. 차 전체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차 밑으로 들어가게 한 뒤 몰아서 잡는 방법을 택했고 결국 녀석은 포획틀 안에 잡혀 주었습니다. 


고맙게도 큰 무리 없이 들어가 준 녀석의 건강한 얼굴을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름을 '희망이'로 지어주었습니다. 새벽 1시 30분, 24시간 동물병원으로 이동하는 길, 가슴속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이렇게 2015년 5월 4일 카라의 품으로 온 희망이는 5월 19일 1차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6월 4일에는 좀 더 정상적인 얼굴로 만들어주기 위한 2차 대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희망이의 얼굴이 망가진 원인은 곰팡이 효모균의 비강 내 감염으로 사람에게는 옮지 않으며 국내에서 확진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힘든 수술과 여러 고비를 넘긴 끝에 그해 8월 퇴원하여 자신을 구해 준 활동가들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일 안약과 연고를 발라야 했지만 더 이상 아프지 않아도 되고 놀란 사람들의 시선과 돌팔매를 피해 다니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처음 SNS를 통해 제보가 들어왔던 희망이의 얼굴은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의 상태였습니다. 아마 당시 희망이의 사연을 접하신 분들은 아직도 잊지 못하실 거라 생각이 됩니다. 그 동안 지역의 캣맘과 희망이 곁에서 희망이를 지켜주던 두 마리의 길고양이들 덕분으로 심각한 상태의 몸으로 오래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희망이는 힘겨운 여러 번의 수술과 치료를 통해 지금은 예쁜 얼굴을 되찾았습니다. 다른 고양이들과도 잘 어울리며 지내고 간식도 잘 받아먹습니다. 이제 사람의 손길도 받아들일 만큼 사람과 친해졌습니다.






7. 골반 골절과 척추 골절로 걷지 못하는, 길남이

남/2살 추정 _ 2016년 11월 구조




구조사연:

2016년 11월 중순 횡단보도에 쓰러져 있던 길남이를 발견한 구조자가 카라 동물병원으로 데려왔습니다. 당시 길남이는 성묘였고 사람을 따르지 않는 길고양이였습니다. 불행하게도 검사 결과 골반 골절과 척추 골절이 함께 있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었고 응급 치료를 진행했지만 결국 하반신 마비라는 후유증이 남았습니다. 현재 길남이는 하반신을 끌고 다니며 배뇨를 스스로 할 수 없어 하루 2번씩 사람이 압박배뇨를 시켜 주어야 합니다. 대변은 압박배뇨를 할 때나 움직일 때 밀려서 그냥 나오곤 합니다. 길남이는 이렇게 사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길남이를 병원에 데리고 오신 구조자분은 더 이상 길남이의 곁에 안계십니다. 당일 10만원을 내 놓고 이것이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하신 이후 길남이의 소식을 물어 오신 바가 없습니다. 하반신을 끌고 다니며 스스로 변도 못 보는 고양이는 그렇게 카라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구조자분은 동물보호단체에 아이들 데리고 왔으니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가 도움이 필요한 모든 동물을 구하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직 너무나 낙후된 우리나라 동물보호 여건에서 우선은 동물이 좀 더 나은 처우를 받게 하기 위한 법 제도 인식 영역에서의 캠페인 같은 예방활동으로 ‘구조가 필요한 동물들을 줄이는 활동’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손이 가는 길남이이지만 활동가들은 시간을 쪼개 할애하며 애쓰고 보살피고 있습니다. 길남이와 또 다른 장애 동물들을 돌보면서 계속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 동물들은 행복할까? 어떤 분은 이렇게 힘든 상태의 동물 한 마리를 구하는 노력으로 여러 마리의 동물들을 구하는 것이 더 맞지 않겠냐고도 물어 오시기도 합니다. 생각해봐야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하기 이전, 활동가들은 길남이의 까만 눈망울을 매일 마주치며 녀석이 비록 장애가 있어도 여전히 삶을 갈구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행복해하는 눈물겨운 순간들을 확인하곤 합니다. 길남이와 같은 동물들이 줄어들게 하는 일이 결국 카라의 소명임을 길남이를 통해 깨닫습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처음에는 예민하고 공격적인 말 그대로 길고양이였습니다. 그러다 하도 여러 번의 손길이 가다보니 이제는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되어 현재는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하는 일명 개냥이가 되었습니다. 비록 배변과 수직 운동은 못하고 쓴 약을 달고 살지만 두발로도 충분히 잘 다니며 밥도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모른답니다!






8. 앞이 보이지 않는, 피오나

여/2~3세 추정 _ 2018년 5월 구조




구조사연:

군부대 내에 깃들어 살고 있는 어미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주변 주민들 사이에서는 눈이 아픈 어미 고양이가 역시 눈이 아픈 새끼 고양이들을 지속적으로 출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구조자분은 예쁜 노랑둥이 어미 고양이가 앞을 거의 보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어미 고양이가 야옹야옹 울면 동료 고양이들이 와서 이 어미를 도와준다고 했습니다. 최근 들어 이 어미 고양이의 주변에 여러 마리의 고양이들이 모여들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전해들은 아이의 상태는 심각해 보였고 고통이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는 듯 했습니다.


고양이들도 동료와 친구 그리고 가족이 있으며 복잡한 사회생활을 합니다. 아픈 고양이에게 양보를 하거나 서로 의지하며 사는 모습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이 고양이가 어떤 상태인가에 따라 우리들의 판단 또한 달라질 것이었습니다. 시급히 구조를 결정하고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야생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치료해서 돌려보내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검사 결과, 이 어미 고양이는 길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어미 고양이의 오른쪽 눈은 선천적으로 발달이 안 되어 겨우 명암만 구분할 수 있었고, 왼쪽 눈에 의지해 살아왔는데 그마저도 녹내장 말기로 이제 시력을 잃은 것은 물론 막심한 통증이 있었던 것입니다. 눈이 안 보이는 고양이가 척박한 거리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건 자명했습니다. 게다가 이 어미 고양이는 안타깝게도 여러 마리의 새끼를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아주 초기에 불행의 대물림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허피스를 앓는 어미의 경우 임신을 하면 새끼의 눈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장애묘를 출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어미 고양이의 불행, 그리고 그 어미가 아무것도 모른 채 또 새끼를 낳아 불행을 대물림하지 않도록 카라에서 이 고양이를 보호하기로 했습니다. 앞이 보이지는 않지만 카라 활동가들은 손길과 음성으로 녀석에게 사람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줍니다. “우리가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 




성격 및 현재 상태:

피오나는 현재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겨우 명암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앞이 안 보이는 고양이의 세상을 상상해 봅니다. 우리 사람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또 다른 세상을 열어가듯 피오나는 지금 카라 활동가들과 녀석만의 새 세상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사람이 두려워 손길을 잘 허락하지는 않지만 처음과 다르게 사람의 소리가 나도 놀라지 않습니다. 온 몸을 편하게 뻗고 나른한 낮잠도 즐깁니다. 녀석이 사람과 친해져 좋은 가정으로 입양될 날을 꿈꾸며 더 많은 사랑을 주기 위해 노력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