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사항
미미는 신규 결연이 불가능합니다.
히스토리
11월 19일, 겨울의 문턱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에 노랗고 빨간 낙엽이 지던 날, 예쁜 삼색 고양이 미미가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녀석은 세상을 떠나기 전 사나흘 간 그동안 보살핌 받았던 카라 동물병원을 떠나 24시간 병원에 응급 치료차 입원해 있었습니다.
미미는 처음 구조 당시 전혀 곁을 안주는 야생 고양이였는데 오랜 치료 과정에서 병원 선생님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사람 좋아하는 고양이가 되었더랬습니다. 익숙한 사람 품에 안겨 골골송을 부르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사람만 보면 좋아 바르르 떨며 입원장 안에서 일어나 반기게까지 되었어요. 간식도 마음껏 줄 수 없었던 미미가 애틋해서 병원 선생님들이 미미를 참 많이 사랑해 주셨고 미미도 그 마음을 알았던 거 같습니다.
8살 흔한 삼색 고양이 미미, 초라한 거리의 고양이로 태어나 천형과도 같은 구내염을 얻었고 구조된 이후는 또 당뇨병으로 고생하며 매일 주사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간 몇 번의 고비를 의연히 잘 버텨주었습니다. 그러나 세상 떠나기 며칠 전부터 당뇨가 심각해지더니, 단 며칠 내로 호흡까지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슴 서늘한 이별의 아픔 속에서.... 그래도 녀석이 급작스럽게 떠나기 전 고통의 시간이 길지 않았고, 녀석을 존중하는 의료진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았으며, 무엇보다 돌연히 떠나가기 바로 며칠 전까지도 많이 행복해했다는 아니 적어도 그렇게 보였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동안 미미를 사랑해 주시고 결연으로 지지해 주신 미미의 결연자님들께서 녀석을 외롭지 않게 지지해 주셔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우리 미미도 누군가가 상실을 애도하는 존재로서 이 세상을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예쁜 길고양이, 우리 미미를 앞으로도 오래 오래 기억해 주시겠어요?
PS :미미의 유해는 지금 따뜻한 ‘집’에 있습니다. 태어나 한 번도 집에서 살아보지 못한 녀석이라 내년에 봄이 오면 그때 더봄센터 양지 바른 곳에서 보내 주려고 합니다.
2014년, 젊은 고양이 미미는 카라에서 운영하는 고양이 급식소에 기대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고마운 분들 덕분에 겨울이면 추위를 피하라고 마련해 준 집안에서 매서운 바람이나마 피하며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미미는 같은 시기 중성화수술을 받은 멋진 턱시도 고양이와 둘이 의지하며 그래도 행복한 거리의 삶을 4년 째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불행이 찾아 온 건 2018년 3월 경 미미에게 돌연히 구내염이 생기면서입니다.
입이 너무 아파 그 예쁘던 미미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져갔습니다.
친구가 곁에 있어 주어 의지가 되었지만 고통이 줄어드는 건 아니었습니다.
침을 흘리고 다니는 미미를 보고 어떤 이는 연민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더럽다며 혐오했습니다.
너무 아팠던 미미는 자신에게 먹이를 주는 봉사자에게 “야옹~야옹~‘말을 걸며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미미는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음을 아는 것 같았습니다.
먹이를 주면 손길이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봉사자는 미미를 치료하여 방사하거나 평생 돌보기로 마음먹고 카라의 도움으로 구조를 결행하게 되었고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결국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구조된 미미의 입 상태는 너무 심각해서 모든 이빨을 발치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미미가 길에서의 모습과 다르게 엄청나게 사람을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환경의 변화와 집중 치료의 스트레스 때문이었는지 미미가 돌연히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검사 결과 중증 당뇨로 판명되었습니다.
혈당을 검사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만 하는 야생 고양이 미미. 아무 죄 없는 미미에게 세상은 왜 이렇게 가혹한지 알 도리가 없었습니다.
결국 미미는 친구 고양이에게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카라에서 치료와 보호를 담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미미는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손길에 익숙해져가고 있습니다.
이제 미미는 사람들이 자신을 정말로 돕고 싶어 한다고 이해하는 듯합니다.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인다면 미미의 당뇨병도 안정되어 가정에서 관리 받으며 살 수 있는 날도 올 것이라 꿈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