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조이가 머나먼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조이는 바짝 마른 몸으로 힘겹게 길 위를 살아가던 고양이였습니다. 2019년 7월에 구조되었고, 신부전으로 투병을 하다 2020년 8월 4일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구조 당시 조이는 제대로 먹지 못해 심각한 탈수 증상이 있었고, 상처로 가득한 앞발에는 구더기가 들끓는 채였습니다. 그대로 놔두면 죽는다는 판단으로 카라에서 구조를 진행했는데, 구조 직후에도 조이는 몸이 아파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심각한 저체온과 탈수, 염증에 신장 수치가 높아 신부전이 진행되고 있던 조이. 처참한 상태로도 목숨을 이어가고 있던 건 기적이었습니다. 조이의 어려운 삶에 손 내밀 수 있었던 것은 조이의 결연자가 되어주신 여러 후원자님들 덕분이었지요.
병원에 지내며 따듯한 온기를 유지하며, 여러 처치를 받은 구조 고양이에게 조이라는 새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삶, 건강하고 즐겁게 살라는 의미였습니다. 살도 토실토실하게 올라 예전의 뼈만 앙상했던 모습도 온데간데없었지요. 병원 생활을 하던 조이가 살이 오르고, 더 나아가 신부전이 나아지면 더봄센터 고양이 방에 입소하여 활동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오래오래 있어주길 바랐지만 너무 큰 욕심이었을까요?
조이의 신부전은 급격하게 악화되었습니다. 활동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냈지만, 조이의 신부전은 너무 진행이 되었던 터라 조이는 이를 이겨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조이는 떠나기 전 몇 주간 살이 토실토실 오르고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활동가들의 응원에도 조이는 머나먼 여행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길 위의 굶주리고, 아팠던 삶이었지만 그래도 조이의 마지막 길에는 여러분들의 따듯하고 깊은 사랑이 있었습니다. 조이가 하늘나라에서는 신부전과 배고픔 없이, 따뜻한 온기만을 가지고 즐겁고 건강한 날들을 보내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조이를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존엄하고 씩씩했던 고양이 조이의 마지막 떠나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따뜻한 사랑을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카라 활동가는 외근 업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길이었습니다.
뼈만 앙상한 고양이 한 마리가 길가를 힘겹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오전에 비가 왔던 터라 축축한 풀숲에 몸을 숨긴 고양이는 숨죽여 활동가를 바라봅니다. 유관으로 봐도 어딘가 많이 아파 보이는 고양이를 그냥 두고 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 구조를 결정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 안타깝게도 카라 차 안에는 구조 장비가 따로 구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이동장과 수건 한 장이 있는 상황. 고양이가 풀숲에서 나와주길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 있을 수 없어 풀숲으로 들어가 잡으려 하자 힘든 몸을 이끌고 도망을 갑니다. 그래도 수건 한 장이 있어 다행입니다. 한참을 못 먹었을 고양이는 힘이 없어 어느 정도 도망을 가지만 이내 몸을 숨기기 바빴습니다.
몇 번의 구조 시도 끝에 수건으로 고양이를 감싸 안았고 안전하게 이동장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고양이는 많이 아파 보였습니다. 눈에는 눈곱이 가득하고...이곳 저곳에 상처들이 있었습니다. 몸이 젖어 저체온도 의심되는 상황...동물병원으로 이동하여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카라 동물병원에 도착한 구조 된 고양이는 검사가 진행 되었습니다. 전염병은 없었지만, 저체온과 탈수, 염증에 신장 수치가 높아 신부전이 진행되는 상황이었고 앞발에는 구더기까지 생겨있었습니다. 이런 처참한 몸 상태를 견디고 있다는 것이 기적인 것 같았습니다.
앞발에 생긴 구더기를 제거해 주었고, 링거를 달아 탈수 교정에 들어갔습니다.
키트상 전염병은 음성이지만 잠복기 일지 몰라 며칠간은 철장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최대한 따듯하게 가온을 해주었고 상태를 지켜 보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고양이는 밥을 먹었습니다. 어제의 처치들이 고양이에게 효과가 있어 다행입니다.
이제는 살도 토실토실 올라 예전의 뼈만 앙상한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고양이에게 우리는 조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만성 신부전이라는 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조이는 매일 여러 가지의 보조제를 급여하고 처방사료를 먹으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구조 후에도 몇 번의 수치 오름으로 링거를 맞기를 거듭하고 있지만, 이제는 안정화가 되었고 컨디션도 좋아졌습니다. 카라 활동가의 근무 중 조이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마음 아픈 일이 생겼을텐데요..참 운이 좋은 녀석입니다. 신부전은 죽을 때까지 관리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고 보호자가 부지런해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제 부지런히 열심히 관리할 일만 남았네요~^^ 앞으로도 조이의 건강해진 모습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