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상처

  • 지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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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1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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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6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고, 모두에게 경각심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여 글 올립니다.

저희 가정은 파양견 한마리와 유기견 한마리를 기르고 있어요. 견종은 푸들이구요.

며칠전 작은딸이 연차휴가를 내서 쉬는 날이라고 딸아이 친구와 함께 집 근처 공원에 강아지들을 데리고 바람 쐬러 갔다가 벌어진 일입니다

저녁이지만 생각보다 후텁지근하여 일찌감치 산책을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찰나 저희집 푸들아이 하나가 지나가던 진돗개한테 물려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저만치서 "어! 어! 안돼!" 하며 소리치는 아주머니가 진돗개에 질질 끌리다시피 다가오는게 느껴지는 순간 우리 강아지는 이미 그 개한테 물려서 아무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다고 해요.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서로 소리만 지르고 있엇다는군요.

결국 저희 강아지는 그 저녁에 응급수술을 받게 되었고, 교상이 너무 넓고 깊어 한시간반이나 수술을 햇어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분들은 교상에 대해 알고 계신분들도 더러 계실 것이라 여겨져 더이상의 설명은 않겟습니다.

문제는 그 진돗개의 견주 태도입니다.

울며 정신없는 딸아이를 대신하여 친구아이가 가해견주의 연락처를 받아 놓은 모양이에요.

수술이 끝나고 전화를 해도 한참동안 받지 않던 그 견주와 겨우 통화가 되어 나눈 대화는 그야말로 우리 가족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 놓았습니다

-원하는게 뭐냐? 병원비냐? 우리는 잘못한게 없다고 여긴다.  의무대상은 아니지만 항상 입마개를 가지고는 다닌다, 당신네 개가 왔다갔다 까불어서 그리 된거다.

-수술까지 하게 된 건 안됐지만 미안하단 말은 못하겠다. 당신네 개를 우리도(사람이) 발견 못해서 벌어진 일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돈이 아까워 병원비를 못주겠다면 병원비 안주셔도 좋으니 같이 반려동물을 사랑으로 키우는 입장에서 그리도 공감하지 못하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아이 경과는 어떠하냐? 물어보기도 하고 미안하단 말 한마디는 너무도 당연한거고 빠른 회복을 위해 같이 기도라도 해달라고 얘기했지만, 그 아주머니는 거절하더군요

미안하단 말을 하는건 곧 책임이 따르는 말이라고 하면서요. 그러면서, 더욱 가관으로 "나도 놀라서 다리가 후덜거리는데 젊은 사람들이 아주머니 괜찮으시냐! 는 한마디 안부도 없이 다친개만 차에 태워 가버렸다"고, 기분나쁘다는 말을 하더군요.

얼마나 기가 막히고 분하던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아직 저희집 강아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쉽게 우리곁을 떠나지는 않을거라 믿습니다.

가족과 함께 산책하는 것이 강아지들에게 가장 행복한 일인데, 그 조그만 아이는 이제 산책이 두렵고 무서운 트라우마로 남게 될까봐 안타깝습니다

제발 대형견을 키우시는 분들은 "우리개는 덩치만 크지 순해요" 그런 말씀은 말아주세요.  동물병원에서도 견주가 아무리 자기네 개가 순하다고 떠들어도 대형견은 반드시 입마개를 하고 진료한다고 합니다. 특히나 교상(동물한테 물린 상처)으로 내원하는 경우 100%가 진돗개에게 물린 경우라고 합니다.

자기네 개 위에 더이상의 강자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건지는 몰라도 약자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견주들이 꽤 있다고 하는군요.

저는 모든 반려동물을 사랑합니다만, 이번일로 대형견 입마개 착용에 대한 찬성자로 맘을 바꾸었습니다. 특히 진돗개는 반드시! 입마개를 해야 합니다.

하루 빨리, 진돗개 견주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도 아물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저희집 쪼꼬미 상처도 아물고 했으면 좋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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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지윤서 2018-08-1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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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목줄을 안한 상태였습니다. 저희가 평소 가까운 거리를 차로 이동할땐 차안에서 가슴줄만 한 상태로 다닙니다. 차에서 내려 이동직전에 리드줄을 하고요. 저녁이라 시원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훅 끼쳐오는 열기에 놀라서 다시 차에 타려고 되돌아서던 순간 당한 일이라고 해요. 산책이라고 할 만한 발걸음을 뗀 상태가 아니어서 날벼락같은 일이었어요. 안그래도 그 진돗개 견주가 목줄여부를 가지고 계속 시비를 걸더군요. 저의 딸아이는 거의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충격을 받은 상태라 그 아주머니가 처음부터 비상식적인 태도로 일관했어도 다툼을 하거나 시시비비를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요. 위와 같은 대화 내용은 수술한 다음날 제가 직접 통화하며 들은 것을 축약시켜 놓은 것입니다. 설령 저희가 무신경으로 강아지를 목줄없이 뛰어놀게 하다 그런 일을 당했다손 치더라도 가해견주의 그런 언행은 도저히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서로 고의성 없이 길가다 부딪혀 어느 한쪽이 쓰러지면 손잡고 일으켜 주며 '괜찮냐! 미안하다!' 서로 사과하는게 상식 아니던가요. 하물며 자기네 개로 인하여 저희집 개가 죽을만치 물렸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이 일관하는건 사람의 할 짓이 아니지요. 그 상황에서 목줄을 했다 한들 물리지 않을 재간이 있었겟나요. 주차장과 산책로가 엄연히 구분되어 있었음에도 그 진도견이 도대체 무슨 연유로 갑자기 달려들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모든 사고는 순간의 방심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거! 차량에서 내리기 전에 리드줄을 착용해야 한다는 거! 평소 경계심 없이 그 작은 강아지를 앞세워 대형견과 마주하는 걸 서슴치 않았던 저의 행동도 반성합니다. 저 또한 대형견주의 주장을 맹신하고 '덩치만 큰 순하고 착한 개'로 여기고 방심했던 적이 많거든요. 저의 넋두리 읽어주시고 함께 하여 주신 완쾌기도 감사드립니다.


전성일 2018-08-1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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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안타까운일입니다. 다친 반려견이 완쾌되길 기도드립니다. 진돗개 주인이 방어적인 태도로 사과 하지 않는데에 상심이 더 크시겠어요. 그런데, 사고당시상황 설명주신 내용을 파악해보니 모호한 부분이 한가지 있는데요. 진돗개는 목줄을 한 상태인 반면, 선생님께서는 푸들에게 목줄 안한 상태인겁니까? 이 부분의 사실관계가 진돗개 주인입장에서 사과 발뺌의 근거가 되는듯 해보입니다. 물론 사실관계를 떠나서 쌍방 부주의에 의한 사고이더라도 누군가의 자식같은 반려견이 자기 개 때문에 크게 다쳤는데 위로 한마디 건내지 않는다는건 몰상식한 행동에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