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심이를 안아주세요...

  • 조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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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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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9

 안녕하세요 

저는 순심이라는 길고양이를 

구내염치료를 위해 구조한 조수아라고 합니다. 


순심이는 올해 1월 옆단지에서 처음 보았던 길고양이었습니다.

외관상으로 지저분한 모습이 인상에 남아 있어,

안스러운 마음에 마주치게 되면 참치를 주곤 했습니다.


녀석은 이빨이 아픈지 먹다가 쉬다가를 반복하며 고픈 배를

채우는 아이였습니다. 자주 보이질 않아 걱정이 될쯤 한번씩 나타나곤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보이질 않던 녀석이 놀랍게도

최근 제가 사는 단지의 주차장에서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만난 순심이의 모습은 이전보다 더 말라 보이는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빨이 아파도 식욕이 있던 녀석이었는데

지하주차장의 파이프위에 올라가서는 참치가 보여도

내려오질 않고 이름을 부르면 저만 꿈뻑꿈뻑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고통을 참고 있는 듯 했고, 삶이 지쳐보였습니다.


구내염치료라는 것이 큰 비용이 드는 것이라 알고 있었기에

선뜻 용기내지 못하고 돈과 순심이의 생명을 저울질하기엔

순심이는 시간이 없어보였습니다.


카라의 구조지원팀에서 감사히도 순심이의 사연을 받아주셨고

그렇게 저는 순심이를 위해 큰 맘을 먹고 순심이를 포획하는 데 성공하여

카라동물병원에 입원을 시켜 순심이를 도와줄 수 있다는 마음에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카라동물병원에서는 검진 후, 예상밖의 순심이의 건강상태를

말씀주셨습니다. 종양이 만져질 정도의 유선종양, 복부종양, 간종양이

의심되기에 구내염치료를 위한 마취진행은 이런 증상 진단이 확실해야

진행이 가능하다라는 소견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종양에 대한

정확한 치료를 위해 CT진행을 할지의 여부를 물어오셨습니다.

제 양심의 짐을 조금 덜어 주시기위해 유선종양의 경우 고양이는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고통스러울 수 있는 치료 과정보다는 남아 있는 삶의 질을 높여주는게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언도 함께 주셨습니다.  


아픈 이를 낳게 해주고, 어딜 가도 고통없이 밥먹을 수있도록

해주고 싶었는데 갑작스런 큰 선택의 앞에 있는 저는

구조에 대한 회의감마저 깊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모른척 했더라면,,,


순심이가 왜 제가 있는 곳으로 왔을지를 생각해보면,

순심이는 그저 삶의 기본이 주어지는 곳을 찾아

왜 밥을 먹을때마다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왜 이렇게 몸이 아픈지.. 왜 다른 고양이들과 사람들이 자신을 미워하는지 

알 수 없어 작은 몸하나 눈치보지 않고 뉘일 곳을 찾아 

제게 도움을 청하러 온 듯합니다.


순심이가 어떤 것을 원할지 대신 생각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저 고통없이 편히 밥을 먹고 쉴 수 있는 곳이

순심이가 원하는 전부일 것같습니다..

이미 전이된 듯한 종양들을 고통스레 치유하기 보다는

통증만이라도 없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순심이가 있을 임보처나 소규모단체등에

순심이의 거처를 알아보아도, 저의 상황과 맞지 않거나

늙고 병든 순심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곳 뿐입니다.

많은 일들과 시민후원금으로 빠듯이 운영이 되고 있을 카라이기에

카라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순심이를 대신해서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병원시설이 있는 카라에서 순심이의 통증을 그때 그때 적절히 알아봐 주고

남은 생을 함께 해주지 않으면 순심이가 갈 곳은 없어 보입니다. 


카라의 입장과 저의 사정을 내세워 무심히...

더워지는 날씨에 순심이를 방사하면, 몸붙일 곳 없이 거리를 돌며

점점커지는 종양들과 구내염으로 모든 고통을 오롯이 느끼며

길거리에서 아무도 모르는 죽음을 맞이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요청드리는 것이 어떠한 규정에는 어긋날 수는 있어도

작은 생명도 귀하게 바라보는 마음은  모두 같은 목표일 것입니다.


제발, 순심이를 카라에서 안아주시길 바랍니다.

순심이는 현재 카라동물병원에서 2주가까이 작은 철장안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체 다음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순심의 뜻이 어렵게 저에게 닿아 카라에게까지 왔습니다.

어렵게 찾아온 순심이를 보듬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많이 아픈 순심이는 남은 생도 길지 않을 듯합니다. 

남은 생만이라도 길거리의 고단함을 덜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순심이를 위해, 카라의 평생 후원자가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조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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