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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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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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6
행복이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


성남시에 입양되어 살아가고 있는 '행복이'를 아시나요?
최근 카라에는 행복이가 살이 많이 빠져 걱정해 주시는 분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옵니다.

카라도 살이 많이 빠진 행복이의 모습을 발견하고 성남시와 대화를 했는데요,
행복이는 약 3개월간 사회화교육을 받으면서 신체활동을 활발히 하고, 알러지 처방식을 먹는 과정에서 살이 빠졌지만 건강의 이상은 아니라고 합니다.

국내 유수의 동물병원에서 매달 건강검진을 받고 있기에 얼마 전에도 병원을 다녀왔는데
아래 보다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아주 건강하다고 합니다.

행복이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과 보다 자세한 상황을 공유하고, 행복이의 행복을 위해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 이 글을 올립니다.


이야기 하나. 행복이가 입양가기까지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행복이는 개농장에서 구조되었습니다.
수십마리의 불쌍한 개들을 보호하던 한 아주머니가 겨우 20~30m 떨어진 곳에서 산 채로 자루에 담겨 팔려가는 것을 더이상 참지 못하고 개농장 주인을 설득하기에 나섰고, 카라와 함께 그 개들을 구조하게 되었습니다.

성남시가 유기견 입양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입양 의사를 밝혀온 것도 비슷한 시기였습니다.
모란시장이 있는 성남시에서 시장님이 행사나 이동 시 입양한 유기동물과 동행하며 유기견에 대해, 동물복지 이슈에 대해 알리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카라는 개가 살게 될 환경과 보호를 책임질 사람, 몇 년 후 시장이 바뀌게 될 경우 개의 거취 문제 등을 확인하여 행복이를 입양보내게 되었습니다.

당시 개농장 구조로 과밀화된 보호소 안에서 겨우 목숨을 연명하던 여러 개들이 후보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관계자들이 보다 작고 돌봄이 수월할 수 있는 강아지를 입양하자고 하였지만,
이재명 시장님은 유독 행복이를 입양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나이도 있고(최소 5살 이상 추정) 덩치도 크지만, 그런 개들의 대부분은 개농장에 갇혀 있는 우리의 사무치는 현실을 떠오르게 하는 행복이가 마음을 붙잡는다고요.
그렇게 행복이는 성남시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성남시장님은 항상 바쁜 시간을 쪼개 행복이를 하루에도 여러번 산책시켜 주신다고 합니다.




행복이 입양 후기
http://www.ekara.org/activity/post/view/88422

"성남시의 행복이 입양" - 그 뒷이야기
http://www.ekara.org/participate/memberTalk/view/72183
 


이야기 둘. 행복이가 살이 빠진 과정

행복이는 개농장에서 주는 짬밥을 오랜 기간 먹어서 통통한 편이었습니다.
항상 짧은 줄에 묶여 있다보니 운동은 할 수 없었습니다.
검진 결과 임신과 출산도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고, 아토피가 있지만 건강한 편이었습니다.

성남시에서 돌봄을 받으며 살아가던 행복이가 사회화 교육을 받게 된 것은
산책하면서 만나는 시민, 특히 어린 아이에게 공격성을 보일 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짧은 줄에 매여 사람들과 친화적 관계를 갖지 못했던 행복이로서는 어쩜 당연한 일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겨울과 올 여름, 사람과 보다 안전하게 소통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훈련소에서 지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훈련 모습이 포스팅 된 키움애견스쿨 블로그 http://blog.naver.com/dldnddyd11/220459725198

이 과정에서 살이 많이 빠졌고, 많은 분들이 보고 놀라셨는데요,
알러지 케어와 운동 교육을 맡았던 훈련소 소장님은 여름이라 운동 및 식이요법으로 살이 많이 빠졌지만 건강하다고 전했습니다.

행복이가 마침 교육기간을 마치고 왔기에 얼마 전 건강검진이 이루어졌는데, 검사를 진행한 병원에서는 '알러지로 인한 급여 조절, 평소보다 많은 운동량'으로 인한 체중 감소이고, 급여량을 차차 늘리면 살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대형견은 날씬한 편이 고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기에 오히려 너무 찌우지 말라는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여러분이 보신 마른 행복이의 사진은 이런 과정에서 찍힌 것입니다.



이야기 셋. 최악의 상황만 확산되고 있는 이유

처음에 이 사진을 찍어 알린 이는 바로 행복이를 개농장에서 구출하고, 카라와 함께 성남시에 입양 보낸 보호소 아주머니입니다.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현재 카라는 이 아주머니의 보호소 운영에 문제제기를 하는 중이며, 이 내용은 아래의 글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4-11-26 정남이네 보호소 지원 결산 보고와 카라의 입장입니다 http://www.ekara.org/activity/post/view/70508
2015-05-24 [봉사후기] 2015년 5월 카라봉사대_화성 희망이네 다녀왔습니다 http://www.ekara.org/participate/service/view/101984
2015-05-27 정남이네 보호소가 희망이네 보호소로 새출발합니다 http://www.ekara.org/activity/post/view/101961
2015-07-17 애니멀 호딩 상태로 전락하여 180여마리 개들이 위험에 처한 희망이네 보호소 정상화 방안 http://www.ekara.org/activity/post/view/104883
2015-07-28 보호소 소장 개인의 감정 싸움으로 희생양이 되고 있는 '희망이네' 의 불쌍한 개들 http://www.ekara.org/activity/post/view/105098

카라는 오랜 기간 아주머니와 소통을 위해 노력하였지만, 책임성 있는 돌봄이 이루어지지 않아 현 체계로는 보호소 내 동물들의 복지가 계속 훼손될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간 인연을 맺어온 이 보호소만큼은 새로운 운영자를 영입해서라도 정상화하기 위하여 채용과정 중에 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카라의 연락을 받지 않는 등 대화가 끊긴 아주머니가 마른 행복이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문제제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전후사정을 상관 않고 퍼지고 있는 지금의 문제제기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현재는 이런 말들로 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행복이가 웃지 않는다
- 행복이가 치석이 있다
- 시가 진심이 아니라 가식이다
- 행복이를 전시하고 있다
- 자격이 없으니 당장 데려와라
- 성남시에 민원을 넣자


이에 더해 행복이 입양 과정에 대해 근거 없는 루머까지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입니다.
'좋은 입양처가 있었는데 동물단체에서 가로채서 시로 보냈다'는 내용이 그 예입니다.

이에 대한 정황도 시간순서별로 정리하여 말씀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2014.09. 보호소장님의 동의로 카라가 성남시에 후보견 추천
- 2014.10.15 성남시와 카라가 직접 보호소를 방문, '행복이' 입양 결정
- 그 사이 보호소 봉사자 H씨가 대형견을 이미 키우는 댁에 다른 셰퍼트와 행복이를 입양보냄
- 이를 인지한 카라가 보호소장님과 확인 후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방문
- H씨가 '좋은 곳'에 보냈다고 했으나, 그 댁에서는 "이미 대형견 여러 마리가 있어 감당하기 어려워 근처 지인 댁에 맡겨놨다,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원하면 데려가라"며 함께 이동.
- 카라가 그 지인 댁에 찾아가 담도 없이 찻길 옆에 이어진 마당에 묶여져 있던 행복이를 재 구조, 카라로 이동
- 카라 병원에서 행복이 기초검진(사상충 없음)
- 2014.11.20 성남시에 입양


말 못하는 동물의 문제에 대해 시민분들이 들불처럼 일어서 주시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보호소장님의 SNS 게시물과 H씨의 이야기는,
현재 순수하게 동물을 염려하는 많은 분들의 마음을 타고 곳곳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명백히 왜곡된 한 쪽만의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금껏 이 모든 과정 속에서 행복이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한 이들을 무차별적으로 겨낭하는 결과를 낳고 있고,
이러한 '공격'에 거대보호소와 타 단체까지 가세하여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 맥락 없이 일부만 보여질 경우 잘못 비춰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신 행복이 이야기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하나일 것입니다.

행복이는 어딘가에서 태어나, 죽음에서 한 치 떨어진 개농장을 거쳤고, 그와 다름없는 환경의 보호소를 거쳤고, 또 지금의 과정을 통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행복이와 함께 보호소에서 지내던, 같은 입양 후보견이었던 이 아이들을 기억하십니까?


 


 
이 아이들은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아 지금도 눈물나는 보호소에서 매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행복이를 구조하기 위해 애쓴 이들, 행복이를 책임지고 있는 성남시, 행복이를 걱정하는 모든 이들이 해야 할 것은
모든 상황을 차분히 살피고, 행복이의 복지 향상을 위해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재명 시장과 유대감을 갖고 있는 행복이를 갑작스럽게 데려다 당장 다른 집에 입양보내는 것이 아니고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1개월 후, 3개월 후, 또 1년 후의 행복이의 모습을, 그 '과정'을 계속 관심 갖고 지켜보는 것입니다.



마지막 이야기. 행복이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

일본 와카야마 현 키시역(和歌山県貴志駅)은 고양이 역장이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타마'라는 고양이가 역장으로 생활했고, 지금은 '니티마'라는 고양이가 대를 잇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동물들이 있습니다. 역곡역 '다행이'가 있고, 망원파출소 '망고'가 있습니다.

일부러 보러 오는 이들에게 노출되지만, 우리가 이들을 '전시동물', '사역동물'이라고 비난만 하지 않는 이유는 이 동물의 삶이 가진 맥락이 있고, 메시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만남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삶의 기본조건이 더 나아졌다는 맥락이 있으며,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관계를 형성하는 작은 공존을 실현함으로써 이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가 생깁니다.

행복이와 성남시의 만남이 특별했던 것은, 행복이가 성남시에 입양되어 이전에 비해 삶의 복지가 월등히 나아졌다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개농장에서 구조된 개를 시가 책임지고 입양함으로써 학대와 도살에 처한 다른 동물들의 안위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는 시도, 노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의미를 거두고라도, 행복이를 염려하시는 분들이 원하는 것은 이런 부분일 것입니다.

- 행복이가 충분히 사랑받기
- 덥지 않게, 춥지 않게, 배고프지 않게 잘 돌봐주기
- 스트레스 최대한 줄이기

반려생활을 하는 모두가, 각자의 한계 속에서도 모두 이러한 부분을 추구하고 있을 것입니다.
성남시도 완벽하고 무결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카라는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카라는 입양가정의 동물이 '말랐다'는 것이 한번 포착된 이유로 당장 파양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일이 생긴다면 조심스레 살피고, 경위를 묻고, 조언과 도움을 드리고, 이후로 계속 관심을 두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그것이 그 동물을 위해 가장 좋은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카라는 앞으로 계속 성남시와 협의하여 행복이가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길을 찾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협의해 나갈 예정입니다.

- 행복이가 보다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추가 견사 마련 등 거주환경 향상
-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 시장님과의 충분한 접촉
-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람과 소통방법을 배울 기회 제공 (행동치료전문가의 교육 등)
- 평소 시민과의 만남 시의 동물복지 원칙 수립 (하루 4시간 이내 노출, 혹서/혹한기 활동금지 등)

- 시정 동행 시의 동물복지 원칙 수립 (동행적절성 평가, 이동 시 휴식, 물/밥 급여, 이후 충분한 정서적 보상과 함께 휴식 등)


※ 성남시에서는 많은 분들이 개선 요청을 해주셨던 실외기는 서둘러 이동조치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행복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행복이가 잘 지내고, 앞으로도 더욱 잘 지내게 되는 모습은 지금까지와 같이 성남시가 계속 알려주실 것이고,
카라도 대화하고 지켜본 과정을 향후에 또다른 게시글로 올려드리겠습니다.


행복이와 그와 같은 후보견이었던 구조견들, 또 그 외에도 우리가 마음 깊이 아파하는 고통 속의 동물들에게
계속 관심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