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잡습니다 -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이 동물보호법에 요구하는 '안락사 관련 조항' 은 모든 유기동물에 관계하는 요구였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동물보호법 개정안 내용 중 질병 등 규정된 사유가 있을 경우 유기동물의 안락사를 수의사에 한해 시행되도록 하는 안을 포함한 것에 대하여, 동물사랑실천협회, 생명체학대방지포럼, 동물보호연합, 고양이보호협회는 수의사가 아닌 자에 의한 안락사 허용을 요구하였습니다.
이것은 부상 및 질병의 정도가 깊은 동물의 고통을 줄여주고자 의미한 제한적인 범위에서의 시행 요구가 아닌, 모든 유기동물을 수의사가 아닌 자가 안락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1.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의 단체들은 수의사 아닌 자에 의한 안락사 허용을,
모든 유기동물과 긴급한 상황의 동물을 구분 짓지 않고 있었습니다.
모든 유기동물과 긴급한 상황의 동물을 구분 짓지 않고 있었습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은 성명서에서 수의사가 아닌 단체 직원의 안락사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긴급 조치가 필요해 보이는 동물에 대한 사례를 열거함으로써,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에서 주장하는 것이 긴급 동물에 한하여 수의사 아닌 자가 안락사를 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유기동물에 대하여 수의사 아닌 자가 안락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하단 첨부 파일 참조)
그 필요성으로써 긴급 동물의 사례를 예시하고 있는데, 이는 유기동물 안락사에 대한 보편적 상황이 아닌 것을 예시함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 위탁의 유기동물보호소에는 소생 불가능한 상태에서 입소하는 긴급 동물들도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보다는 세심한 돌봄을 통해 새로운 삶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동물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합니다. 이 동물들은 단지 보호소 수용 능력의 한계와 예산의 한계 상황에 내몰리어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써, 수의사 아닌 자에 의해 긴급 조치로 죽임당하여야 할 상황은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이 긴급동물을 앞세워 내세우는 수의사 아닌 자에 의한 안락사 시행 요구는 소수의 상황을 보편적 상황처럼 적용하는 매우 부적절한 예시입니다.
하지만 누렁이살리기운동본부, 동물자유연대, 동물학대방지연합, 카라, 한국동물복지협회가 그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 성명서를 발표한 이후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은 ‘긴급 동물의 안락사’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으며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의 의견에 동조하는 네티즌들 역시 긴급 동물에 대한 안락사 주장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하여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이 명확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합니다. 이는 그 단체들이 한발 물러선 입장의 변화로 해석하여도 되는 것인지, 단지 표현만 그럴 뿐 유기동물의 모든 안락사에 대한 처음의 입법 요구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인지, 명확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2.
긴급한 안락사일수록 더더욱 전문가의 진료 소견이 필요합니다.
긴급 동물의 구조는 때로는 동물의 고통 중단 차원에서 긴급하게 안락사를 시행하여야 할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법문화되지 않아도 모든 정황 증거에 의해 상황 참작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예외적 상황을 보편적 상황으로 확대해 법규화하는 것은 더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게 될 것이며, 이 제도를 악용할 우려가 더 크다 할 수 있습니다.
보호소에 구조되어 들어오는 모든 동물은 적절한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비록 안락사를 당하는 순간까지도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이 세워지지 않으면 부상 당한 후 구조된 유실동물은 법적인 보호기간도 보장받지 못한 채 가정으로 귀가할 기회를 박탈당하게 될 것이며, 비록 유기동물이라 할지라도 보호 기간 내에 보살핌의 의미보다 ‘처리’의 개념으로 고착화될 우려가 있어, 이는 보호소 내에서 생명 경시 조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며 동물이 긴급한 안락사라는 명분으로 무작위로 희생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수의사 부족은 우리나라의 현실이 아닙니다. 다만 유기동물관리에 수의사를 적절하게 참여시킬 정책 부족이 문제인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수의사에 의한 안락사를 규정화할 때에는 그에 따르는 예산이 고려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유기동물의 관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의사의 참여를 열어두고자 하는 것이 전제된 것이라 볼 수 있으며, 제도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한 것이지, 몇 시간 교육받은 일반인이 안락사를 하도록 하는 것은 정책의 발전을 지체시키는 것입니다.
3.
동물단체의 설립 요건을 규정한 민법과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은 서류만 갖추면 범법자 이 외에는 누구나 가능합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는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위탁의 유기동물보호소와 구조 업체에 대한 가장 많은 우려와 문제점을 지적해온 단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조차 안락사를 시행할 수 있도록 열어둘 수 있는 법규를 요구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유기동물구조 사업자들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동물보호단체로 등록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단체로써의 최소한의 법률적인 요건만 갖추면 지방일수록 동물단체 등록이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 이것은 그동안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을 비롯해 많은 동물단체들이 중앙정부가 아닌 서울시 등에 단체 등록한 예로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수의사 아닌 자에 의해 안락사를 할 수 있는 동물단체의 요건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만으로는 수많은 유기동물구조 업자들이 해당 동물단체로 전환하는 것을 막아낼 수 없습니다.
안락사가 필요하다면 엄격한 기준에 의해 인도적인 절차로 죽음에 이르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동물단체 직원에 의해 안락사가 시행된다면 비용 절감 또는 기타 다른 목적을 기대하기 위해 보호소 내에서 손쉽게 동물들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 제도적 감시 장치를 만들어 전국에 산재해 있는 정부 위탁의 유기동물보호소를 관리하는 것은 실효성을 거두기가 어렵습니다. 한동안은 제도의 이익보다는 제도의 맹점에 동물들이 희생될 우려가 더 크다 볼 수 있어서 시급한 입법 보다는 단계적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4.
외국의 사례 인용은 그 사회 배경과 충분한 검토를 통해서 적용해야 합니다.
미국, 영국 등에서 수의사 아닌 자에 의한 안락사 시행은 그 사회에 바탕이 되고 있는 동물복지의 의식과 법률, 제도적 배경에 기초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동물보호에 대하여 사회적으로나 제도적으로 탄탄한 기반을 갖지 못하여, 우수한 많은 인재를 동물보호 시민단체에서 흡수할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을 뿐더러, 수의사가 아닌 자를 안락사 전문 요원으로 양성하는 데에 따르는 제도적 기반 부족, 현재 동물보호법에 따른 법정 교육이 형식적으로 밖에 될 수 없는 여러 조건과 환경이 많은 문제점으로 지적됨과 같이, 안락사 전문요원 양성 역시 형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국내 현실이어서 이는 현 국내 실정으로 적절치 않습니다. 특히나 안락사 전문요원 양성은 동물의 생명을 죽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하여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안락사와 관련하여 미국수의사회에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안락사를 위한 약물을 추천해 주는 것에 한정되어 활동하는 이유는,
- 미국수의사회는 동물보호소에서 입양되지 못한 개와 고양이(unwanted dog and cat)의 안락사에 소극적으로 찬성(not opposed)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수의사의 진료 범위 하에 두는 것을 윤리적 고려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연하면, 이는 동물보호소의 개체 조절을 위한 안락사의 수행을 수의사의 진료 범위로 두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유기동물의 안락사를 '처분'의 개념으로 표현하기도해 수의사가 동물을 처분하는 데에 참여하는 것을 불편하게 느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수의사가 많이 부족한 나라로 우리나라와 같이 수의사가 많은 나라와는 별도의 Veterinary technician제도가 생길 수밖에 없는 배경이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미국은 유기동물을 이용한 실험이 허용되는 등 상대적으로 유기동물에 대한 보호 규정이 잘되었다고만 볼 수 없으므로 미국의 사례를 인용하려면 여러 정황을 함께 살피며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영국의 경우 안락사와 관련하여 매우 보수적인 규정을 채택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와 같은 간호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간호사들의 간단한 독립적인 진료행위도 일부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동물간호사(veterinary nurse)가 되기 위하여 3년의 교육과정과 별도의 시험을 통과하여야 합니다.
※ 다만, 영국의 경우에도 Humane End Point의 설정은 수의사의 고유권한임. RSPCA의 동물보호소 가이드라인에도 안락사 수행주체가 수의사만이 기재되어 있음.
5.
마지막으로 동물사랑실천협회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금번 논쟁의 주요 초점은 ‘인도적인 안락사 자체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수의사가 아닌 자에 의한 동물 죽임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쟁입니다. 이 논점과 관계없는 타 단체에 대한 사실 조작, 근거 없는 비난 유포 등에 대한 행위를 함으로써 논점을 비껴나가지 마시고 정당하게 논점만 논쟁하시기를 당부합니다.
2010. 09. 03
(사)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사)한국동물복지협회/ 동물자유연대
동물학대방지연합
* 동물사랑실천협회/생명체학대방지포럼/동물보호연합의 동물보호법 개정 제안서 내용중 수위사 아닌 자에 의한 동물 안락사 요구 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