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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학대가 사회적 폭력성 증가시켜
부녀자 8명을 살해하고 장모와 처까지 죽음으로 몰고 간 살인마 강호순. 그는 범행에 발을 들이기 전, 개 사육장을 운영하면서 개를 잔혹하게 도살하는 등 동물학대 성향을 보였다.연쇄살인범 유영철도 마찬가지였다.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표창원 교수는 “유영철은 어렸을 때 동물학대를 했던 경험이 있었고 강호순도 그렇다”고 말했다.
표 교수는 “분노와 공격성이 강한데 차마 사람에게는 표출하지 못해 처음에는 동물을 선택하게 되고, 결국은 거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인간에게 옮아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켈러트(Kellert)와 펠트하우스(Felthouse)는 1985년 동물학대에 관한 유명한 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이들이 152명의 범죄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격적 성향을 지닌 범죄자의 25%, 즉 4명 중 1명은 어릴 적에 5차례 이상 동물을 학대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박기범 동아대 경찰무도학과 교수도 자신의 연구논문에서 보스턴 노스이스턴 대학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동물학대자의 70% 이상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이중 40%는 사람에 대한 폭력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동물학대가 학대자 본인에게서 그치지 않고, 학대 동영상이나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될 때 발생한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동영상이 워낙 많이 올라오다보면 동물에 대한 학대 의지가 없었던 사람도 ‘동물이 분풀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인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생명경시 풍조를 낳고, 남의 고통에 무감각해지는 경향을 확대시켜, 결국 사회의 폭력성을 높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 나이에 동물학대 영상을 자주 접할 경우에는 이것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어렸을 때 학대나 좌절의 경험이 동물학대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갈수록 결손가정과 학교 폭력이 증가하는 추세와 맞물리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물학대를 그저 동물을 해코지 하는 행위로만 여길게 아니라, 유년기때부터 동물학대 문제에 대해 교육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보고 적극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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