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흉기로 동물을 살해하고 그 과정을 촬영하여 카카오 오픈채팅방에 게시한 이 씨가 1심의 집행유예 선고가 파기되고 2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대전지법 형사1부 나경선 부장판사).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전진경)는 이날 오후 법원 앞에서 피고인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고인 이 씨는 방장 조 씨가 운영하던 카카오 오픈채팅 ‘고어전문방’의 참여자였다. 이 씨는 포획틀을 이용해 고양이를 무단 포획한 뒤 자신의 집으로 이동하였고, 포획틀을 발로 차는 등 고양이에게 고통을 주는 학대행위가 인정되어 야생생물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었다. 또한 석궁과 도검류를 이용해 고양이와 토끼 등의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함으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었고, 관할 경찰서장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도검류를 소지한 죄목으로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져 기소되었다.
하지만 이 씨는 1심에서 징역 4월,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 원,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당시 검찰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실형은 선고되지 않았다. 검사의 항소로 1년 6개월여 시간이 흘러 항소심이 열렸다.
대전지법 형사 1부(나경선 부장판사)는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생명을 박탈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없어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피고인의 생명경시적 성향을 고려할 때 재범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월, 벌금 200만 원형을 선고하였다.
카라 정책변화팀 최민경 팀장은 “이 씨는 동물의 목숨을 한낱 자신의 놀잇감으로 여기며 매우 잔인한 방법으로 학대하였다. 살해한 동물의 두개골은 트로피로 여기며 보관 전시하였다.”며 “피고인의 잔혹한 범행 수법과 생명에 대한 극도의 경시적인 태도를 비추어 볼 때 실형선고가 마땅하다“며 이번 판결을 환영하였다. 이어 ”고어전문방 사건 이후 여전히 온라인 상에서 유사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플랫폼 측에서도 동물학대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망법 일부 개정의 숙제가 남아있다“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문
화살과 칼로 동물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카카오 오픈채팅방에 범죄 영상을 공유한
피고인 이 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라!
이 씨는 2021년 동물을 학대하고 그 촬영 영상을 카카오 오픈채팅 ‘고어전문방’에 공유하였다. 그는 활과 도검 등 각종 흉기를 이용해 고양이와 토끼와 같은 작은 동물들을 무단으로 사냥하고 잔혹하게 살해했다. 범행에 사용된 도검은 15cm 이상 길이로 관할 경찰서장 허가를 받고 소지해야 하나 이 씨는 이를 어긴 채 불법으로 소지해왔다. 그는 동물의 목숨을 한낱 자신의 놀잇감으로 여겼고 살해한 동물의 두개골을 트로피마냥 전시하기도 했다.
이 씨는 동물보호법, 야생생물법,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지만 1심에서 고작 징역 4월,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 원이라는 솜방망이 선고를 받았다. 검찰에서 동물보호법 최고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하였으나 대전지법 서산지원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검사는 항소하였고 1년 6개월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재판부의 계속된 솜방망이 처분으로 동물학대 범죄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할것없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학대자들은 디시인사이드를 비롯 카카오 오픈채팅방, 인스타,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거의 모든 인터넷 플랫폼에서 작은 생명을 대상으로 저열한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고어전문방에서 발생한 동물에 대한 폭력은 사람을 향한 폭력과 그 표출 방식에 있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채팅방에는 동물학대 외에도 사람의 신체를 자해하고 인증하는 사진, 사람을 고문하거나 참수하는 자료들도 버젓이 공유되었다. 사람의 신체 훼손에 관한 대화는 흔한 이야깃거리였다. 생명에 대한 폭력을 즐기고 대상을 희롱하며 범죄물을 제작, 온라인에 유포하는 행위는, 지난날 우리 사회를 뒤흔든 ‘N번방 사건’의 추악한 모습마저 떠오르게 한다.
이러한 범죄 채팅방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동물을 학대한 자가 바로 피고인 이 씨다. 하지만 그는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게 근로활동을 하면서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작은 생명을 끔찍하게 학대하고 살해한 자가 우리 주변에 가까이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은 꽤나 섬뜩하다.
이 씨의 잔인한 범행 사실과 동기 등을 미루어 볼 때, 그리고 잠재적 학대자들에 대한 경고를 위해서라도 피고인에게 일정기간 사회와 분리되어 수감생활을 하게끔 엄중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 이에 동물권행동 카라는 다음을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무고한 동물을 학대하고 그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이 씨에게 실형 선고하라!
하나. 동물학대 사건의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동물학대 양형기준 속히 마련하라!
하나.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을 통해 동물학대 영상 유통방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
2023년 10월 18일
동물권행동 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