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킁킁도서관에서 함께 나눈 이야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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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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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유난히 동물권 이슈가 많았던 해였던 것 같습니다. 카라와 함께 하신 여러분은 2018년의 어떤 동물권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으시나요?

동물권행동 카라의 동물전문도서관 '생명공감 킁킁도서관'은 올 한해 동물권 이슈에 맞춰 북토크, 전시, 인문사회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자리를 마련했었습니다. 과연 킁킁도서관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을까요? 킁킁도서관 2018 프로그램은 어떤 주제로 기획되었고 어떤 이야기를 남겼는지, 그리고 참여자 여러분의 솔직한 후기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하나의 게시물로는 다 정리하기 어렵기에 최대한 간추려서 흐름 정도만 짚어보려고 합니다. 각 강연의 자세한 후기와 정보는 카라 홈페이지 킁킁도서관 페이지의 '도서관 소식' 게시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ekara.org/introduce/library)



3월 고돌북스(북토크): '개를 키울 수 있는 자격, 동물을 대하는 나라의 품격'

#반려견_물림사고 #펫티켓 #반려인의_자격

"반려인이 알려주는 방법에 따라 반려견은 사람과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웁니다."


2018년은 연이은 개 물림 사고의 언론 보도들과 입마개 논란까지 시민들의 불안과 걱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킁킁도서관은 셀리나 델 아모의 <개를 키울 수 있는 자격>를 2018년 첫 고돌북스로 선정하였고, <개를 키울 수 있는 자격>의 역자이자 독일 동물보호소에서 임상 수의사로 역임하셨고, 카라의 정책국장으로도 활동하셨던 이혜원 수의사를 게스트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혜원 수의사는 개 물림 사고에서 개를 문제 원인으로 삼기 이전에 인간의 책임을 먼저 살펴보라고 강조합니다. 또한 안락사를 말하기 전, 동물의 행동을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반려동물은 언제나 인간에 의해 선택적, 인위적 교배로 새롭게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것을 반복합니다. 소위 '맹견'이라 일컫는 체형이 큰 개의 품종 역시 인간이 인간의 요구로 만들어졌습니다."

"개가 한 번 물었다고 안락사시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개를 마구 때린다고 해도 개는 가만히 있어야 할까요? 모든 행동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생존'입니다. 개가 자기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 밖에도 이혜원 수의사는 유럽의 맹견법에 대한 설명, 반려견 사회화 교육의 4가지 포인트, 동물행동분석 등 꼭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4월 고돌북스(북토크): '동물보호법 판례평석'

#동물권을 헌법에! #동물보호법_강화 #동물학대처벌

"동물 학대 사건을 제대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함께 공감하고 고민하는 이 시간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동물 권리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수 있기를!"

동물보호법이 있음에도 제대로 처벌받지 못하는 동물학대 사건들. 동물권리 향상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향상되어 가고 있습니다. 동물보호법은 앞으로도 강화될 것입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법 개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법기관에서 동물보호법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동변)' 이 두 단체가 함께 1년여에 걸쳐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 판례들을 수집하고 검토하며, 갖가지 쟁점들 토론하면서 <동물보호법 판례평석>을 발간하였습니다. 

킁킁도서관은 4월 고돌북스로 동변의 권유림, 김경은, 서지화, 채수지 변호사와 함께 동물 관련 사건의 판례를 살펴보고 쟁점, 적용법조를 검토하며 동물보호법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분석했습니다. 판례집에 담긴 16개의 판례 중 7개의 판례를 이 날 다루었습니다.

"동물을 죽였다는 결과 자체에 초점을 두어 수사를 하여야 합니다. 동물을 죽이는 행위 모든 것을 금지하고,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는 피고인이 입증하도록 동물보호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동물의 지위를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헌법에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5월의 고돌북스는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이하여 도시에서 위험하게 살아가는 야생동물의 삶을 주목했습니다. '야생동물과 공존하는 지혜로운 인간이 되기 위한 지침서'로 무려 3일 동안 연속하여 야생동물의 북토크를 진행헸습니다. 국립생태원, 녹색연합,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연구원 및 활동가가 참여하여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5월 고돌북스(북토크): 야생동물 스페셜 1. '천년만년 살 것 같지?'

#도로_위_죽음 #로드킬  #녹색연합

"산에 오르는 일은 인간이 손님으로 야생동물의 집을 잠시 들렀다 가는 것입니다."

야생동물 스페셜의 첫 번째 시간에는 녹색연합의 황일수, 박효경 활동가가 참여해주셔서 녹색연합의 야생동물보호 활동 전반을 살펴보고, 특히 '로드킬 제로 캠페인'를 생생하게 전해주었습니다. 지속적인 조사 활동,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활동, 기초 자료를 기반으로 정부와의 협력까지!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열정과 끈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길 위에서는 동물과 사람 모두가 위험합니다. 빠른 속도로 운전하는 차 앞에 갑작스레 동물이 나타나고 이를 피하려다 보면 인명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로드킬을 조사하는 활동가 옆으로 덤프트럭과 같은 큰 차가 순식간에 스쳐 지나갈 때면 인간도 똑같이 로드킬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5월 고돌북스(북토크): 야생동물 스페셜 2. '우리 만난 적 있나요?'

#야생동물구조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지금 전 세계적으로 야생동물을 위협하는 가장 큰 원인은 사람이다."


야생동물 스페셜 두 번째 시간에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김봉균 재활관리사의 강연으로 준비되었습니다. 김봉균 재활관리사는 사람이 하는 행위로 인한 야생동물의 피해들을 하나하나 짚어보았습니다. 특히 '개발'은 야생동식물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현재의 인간은 야생동물을 반드시 잡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행스럽게도 야생동물 합법적인 포획과 불법적인 밀렵은 우리나라에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거 없는 보신문화, 인간중심적인 사고로 일어나는 유해동물의 개체수 조절, 인간의 취미활동인 사냥과 탐조, 사진촬영 등으로 인해 여전히 야생동물을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위한 노력의 시작은 야생동물이 우리 곁에서 살고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부터입니다."



5월 고돌북스(북토크): 야생동물 스페셜 3. '야생조류와 유리창 충돌?'

#유리창에_부딪히는_새들 #국립생태원 #버드세이버 #유리창충돌

"매해 3천만 마리의 새들이 유리창에 충돌하여 죽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전혀 관심이 없어요. 왜냐하면 조류의 유리창 충돌은 인간에게 전혀 손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새가 유리창에 부딪혀서 유리창이 깨지거나 피가 난무할 정도로 잔인하게 죽는다면 이처럼 사람들이 무관심하지는 않을 겁니다."


야생동물 스페셜의 마지막 시간은 국립생태원 김영준 수의사의 강연이었습니다. 유리창의 충돌하여 죽는 야생조류의 숫자는 무려 매해 3천만 마리입니다. 이렇게 많은 생명이 인간이 설치한 유리창 하나 때문에 죽고 있다는 사실에 참여자 모두가 놀랐습니다.

김영준 수의사는 새는 왜 유리창에 부딪히고, 왜 죽는지, 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그리고 분명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또한, 문제의 발생과 원인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해결방안에서 공존을 위한 설계까지 덧붙였습니다.

"우선 전문가들의 조류 충돌피해 정밀 연구조사가 필요합니다. 시민들에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자발적으로 참여가능한 방법을 알려야 할 것입니다. 창문에 필름이나 시트지를 붙이는 방법도 있고, 그림을 그려도 됩니다. 버드세이버 하나만으로는 어렵지만, 작은 스티커를 10cm 간격으로 붙이는 것만으로도 조류 충돌을 방지합니다. 아니면 유리창에 아크릴 물감을 조금씩 찍어 놓는 것만으로도 가능합니다. 모두 주변에서 쉽게 구매할 수 이는 것들입니다. 또한, 새로운 건물을 지을 때, 설계 단계부터 조류 친화적인 건물로 짓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공공건물과 고속도로 옆 투명 방음벽부터 조류 친화적인 장치로 설계하도록 정책적으로 의무화해야 합니다." 



2018년에 킁킁도서관은 새로운 시도를 진행했습니다. 동물과 인문사회를 결합한 프로그램 '너처럼 나도 나이가 든다'를 기획한 것입니다.  킁킁도서관은 비인간동물과 공존하는 인간동물의 안녕 역시 바라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 동물과 인간, 동물과 동물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도록 동물X인문사회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5월 도서관 프로그램: 1. 동물 '나이 든 동물의 세상'

#반려동물 #나이듦 #질병 #수의학 #펫로스

올해 처음 시작한 동물X인문사회 프로그램에서 동물과 인간의 나이 듦, 죽음, 질병을 살펴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반려동물의 나이 듦에 관해서는 이혜원 수의사가 강의를 맡아주셨습니다. 반려동물 중에서도 반려견의 나이 듦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참여자의 질문이 많았던 강연이었습니다. 노령견, 노령묘와 함께 지내는 반려인들이 많았기에 평소의 궁금증들이 이어졌습니다. 나이 든 동물을 돌본다는 공통의 주제가 있었기 때문에 각각의 질문들이 그 자리에 있던 참여자 모두와 연결된 듯 느껴졌습니다. 질문 시간 내내 함께 울고 걱정하는 공감의 시간이었습니다.



5월 도서관 프로그램 2. 인간 '나이 들면 안 되는 인간의 세상'

#인간 #나이듦 #노령 #질병 #여성주의

"강자가 되기를 욕망하고 약자를 혐오하는 사회에서는 모두가 불안하고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의 공동대표이신 전희경 여성주의 연구활동가의 강연은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동물권과 여성주의 어떤 분들에게는 당연히 연결되는 지점이 있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여성주의 관점은 사회가 정상 혹은 옳음의 방식으로 말하는 기준과 그러한 방식에 익숙했던 우리의 태도에 질문을 던집니다. 세상은 누구의 처지에서 세상을 겪느냐에 따라 굉장히 달라집니다. 반려동물이 있고 없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여성과 남성은 서로 다른 두려움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전희경 연구활동가는 인간이 나이들고 질병이 걸리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사회가 인간을 '쓸모'라는 기준에서만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쓸모가 없어진 시민은 존엄한 생명으로 대우받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깔려 있습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존엄할 수 있는 사회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모든 생명을 쓸모, 기여, 기능으로만 구분할 수 없습니다. 사회가 정한 역할 안에서 변화를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를 넘어 더 많은 상상력을 가지는 것이 예상보다 큰 힘이 있습니다"



참여자 평가 및 의견

참여자 평가는 전반적인 만족도 / 프로그램의 유효성 / 재참여 의사 이렇게 3개의 항목을 점수로 매기는 것(10점 만점)과 서술식 의견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작년에 비해, 모든 프로그램 설문조사를 행사 당일 끝나고 바로 문자로 참여하도록 준비하여 많은 분들이 평가에 참여해주셨습니다.

- 고돌북스 생명토크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8.7점

- 프로그램 주제와 내용은 도움이 되었는가? 8.7점

- 또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 9.4점

킁킁도서관 프로그램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으며, 처음 시도했던 동물X인문사회 프로그램 '너처럼 나도 나이가 든다'의 인간의 나이 듦 강연은 7개의 강연 중 두 번째로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 것도 인상적입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남긴 이야기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 동물을 오래 좋아하고 있지만 실재의 현장의 경험담이 인상적이었고, 현실이라는 느낌이 확 왔어요.

- 수의사로서 행동치료사로서 진솔한 의견이나 경험들을 말씀해주셔서 좋았습니다.

- 동물학대죄에 ‘잔인한방법’ 으로 죽이는 경우.. 그 잔인하다라는 기준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궁금하면서도 슬펐습니다.

- 법조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부분들을 그분들의 입장에서 알려주실 때 좋았습니다.

- 로드킬과 생태통로에 대한 일반시민이 인식할 수 있는 지점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이번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관심이적은)내용을 자주 다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주변에 야생동물이 우리 곁에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해 저지르는 실수 또는 잘못된 행동을 하고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강연과 ‘우리 만난적 있나요’ 책의 내용을 전달 해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야생동물과 공존하려는 마음을 내게 될 것 같습니다.

- 우리는 너무 많을 걸 그들에게 빼앗았구나 생각이들었다.

- 나의 공존이 최우선이라 여기지않는것.

-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위한 노력은 그들이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 아크릴 물감으로 유리에 점을 찍는일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 생각 이상의 엄청난 개체수의 죽음이 충격적

- 그동안 주로 포유류에 대해서만 생각해왔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수천만 마리가 죽고 있다는 것, 이를 몰랐다는 것에 놀랐다.

- 치매부분과 참여자분들과의 질의응답시간에서 수의사님이 공감해주시며 개인적인 견해를 솔직히 말씀해주신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 노령견에 대한 막연한 걱정을 덜수있었고..어떻게 대처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 좋은 강의 마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강자(?)를 욕망하는 것에 대한 해석, 백만번 동의, 공감하고 돌봄에 대한 공적영역 등등 모두 매우 좋았습니다!

- 늙음, 죽음을 포함하여 삶의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것.


2019년에도 킁킁도서관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여러분을 만나뵙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2018년 한해동안 감사했습니다!


- 동물권행동 카라 교육아카이브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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