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연휴를 지낸 후 소개해드리는 10월의 신간도서입니다. 다른 때 보다 준비기간이 넉넉하지 않았음에도 '생명존중', '공존'을 이야기하는 책들이 신간도서 책장에 가득 채워졌습니다. 10월에 만나보는 21권의 책들을 한권 한권 펼쳐볼까요?
총 8권의 어린이도서를 먼저 소개해드립니다. 반려동물, 유기동물, 야생동물까지.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긴 책들이 반가운데요. 생명과 떼어낼 수 없는 환경, 인권 이슈를 다룬 책들도 함께 선정되었습니다.
'할머니와 반려동물'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익숙한 모습이 그려지다가 낯설기도 하는데요. 그림책 <꾸웩과 할머니>와 <메리>는 친숙한 시골집 배경에서 할머니와 반려동물의 교감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저 동물과 인간, 무심한 듯한 관계처럼 보여도 모든 일상을 함께 나누는 할머니와 거위 꾸웩, 할머니와 메리의 모습을 보면 '가족'이라는 단어만 떠오릅니다. 특히 <메리>에서 할머니가 식탁을 들고 나오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메리는 할머니에게 내 옆의 가장 소중한 가족이란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지는 듯 합니다. 덧붙여 카라 홈페이지에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그림책 속 (많이 짧진 않지만) 늘 목줄을 하고 있는 메리가 살짝 신경쓰이기도 하실텐데요. 부디 메리가 그림책 속 밖에서는 마당 구석구석 킁킁 냄새 맡으며 할머니와 자주 산책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어린이들에게 쉬운 단어들로 인권, 평화, 환경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생각해보도록 돕는 풀빛출판사의 '세계 시민 수업'시리즈, 10월에는 <아동 노동>과 <환경 정의>가 출간되었습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착취하는 아동 노동은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어있을까요? 동물착취의 현실과도 함께 논의해보면 좋을 듯 합니다. 또한 <환경정의>에서는 인간때문에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불공평한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며 인간, 동물, 자연의 지속가능한 삶을 논의합니다.
<에릭 칼과 친구들의 친애하는 동물들>은 출간된지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킁킁도서관 어린이 방문자들과 함께 읽어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포함하였습니다.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14인에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대답들을 한 권의 그림책을 모았는데요. 에릭 칼, 레인 스미스, 수잔 제퍼스, 존 클라센, 에린 스테드 등 작가들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들이 사랑하는 동물을 표현합니다. 어떤 작가는 동물의 습성, 정보를 이야기하거나, 또 다른 작가는 동물을 둘러싼 추억을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 동물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하고 자유롭지만, 14가지의 글 모두에서 나와 다른 존재의 삶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어린 시절을 지내온 작가들이 전하는 생명감수성.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달라요? 닮았어요!> 얼룩말, 들소, 호랑이, 별코원숭이 등 제각기 다른 40종의 동물들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른 습성을 가진 듯 하지만, 닮은 점들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간결하면서도 재치 있는 글들로 동물에 대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우리 집은 야생 동물 병원>은 야생동물을 돌보는 수의사가 겪은 이야기를 직접 써서 담았습니다. 책 속의 구조된 야생동물의 이야기는 동물단체활동가나 전문구조기관이 아니라, 초등학생, 공사장 아저씨와 같이 시민들이 '생명'을 걱정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시작되어서 더 특별합니다. 아이들로부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수의사의 이야기도 추천합니다.
<별이와 별이>에는 반려가족에게 사랑을 듬뿍 받는 별이와 가족들에게 버림 받고 길을 떠돌아다니는 별이. 두 별이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담겨있어서 어린이들도 유기견이 겪는 상황과 문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 별이의 이야기는 어떻게 끝나게 될까요?
10월의 신간도서로 선정된 13권의 성인도서도 살펴볼까요?
1997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어 현재까지도 침팬지 언어 연구의 고전으로 남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침팬지와의 대화>를 국내에서도 드디어 번역본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젊은 심리학자가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하고, 열정적인 동물권익운동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한 편의 성장기'라는 출판사의 홍보글에 깊은 공감이 가는데요. 한편 그 성장기 속에는 동물들의 놀라운 지능과 함께 우리가 마주하기 어려운 과학 실험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져 있습니다. 놀랍고 어두운, 그리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2017년 지금에도 많은 고민을 남깁니다.
<백두산 새 관찰기 : 호사비오리의 고향을 찾아서> 천연기념물 제448호, 멸종위기동물 2급인 호사비오리의 번식을 기록한 국내 최초의 기록물입니다. 야생동물의 생태를 어지럽히지않으며 조심스레 관찰해온 6년의 시간을 한 권의 책에 소중히 담았습니다.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읽기도 낯선 '인수공통감염병'은 이제 더이상 먼 얘기가 아닙니다. 지난 겨울 국내에서만 4천여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AI(조류독감)으로 생매장 당했습니다. 2015년 메르스는 우리나라 전체를 마비시켰고, 지금은 '햄버거병'이 계속 뉴스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모두 동물의 병원체가 인간에게 건너와 생기는 병, 인수공통감염병은 왜 지금에서 더 문제가 되고 있을까요? 저자는 인간을 하나의 '유행병'으로 이야기합니다. 개체수가 13년에 10억씩 늘어나고 있는 '인간'이란 유행병은 너무 탐욕스러워서 숲을 베고, 흙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동물의 집과 생명을 빼앗아 버리며 심지어 지구 자체의 기온을 올리는 일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인간'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습니다.
<경이로운 생명 : 온 우주와 연결된 우리의 놀라운 이야기>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있다'는 이야기는 기존의 과학도서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있으나, 비전공 독자는 이해하기 어려웠는데요. <경이로운 생명>은 '생명의 연결'을 예술적 작업으로 표현합니다. 우주 속 인간은 동물, 식물과 전혀 다른 생명일까요? 저자는 우리 인간도 다른 생명들과 같이 우주의 한 부분을 구성하고, 또 온몸으로 우주를 드러내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10월에도 반려인들을 위한 반려동물 도서가 출간되었습니다. 공감하는 내용으로 일상에 쉼을 주는 책에서 동물행동, 의료 등을 일상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은 책까지 다섯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반려동물이 함께 하는 사람의 휴대폰 사진을 들여다보면 반려동물의 재밌는 사진들이 가득 합니다. 늘어만가는 사진들로 휴대폰 저장용량은 부족해져 가지만, 몇번을 봐도 재밌는 사진들은 도저히 지울 수가 없는데요. 그런 사진들만 모은 듯한 반려동물의 재밌는 일상을 담은 두 권의 책이 나왔습니다.
성격도 행동도 전혀 다른 두 마리의 고양이를 만화로 그린 <우리집 고양이가 또 이상한 짓을 해>, 그리고 시바 개와 아비시니안 고양이의 한집 생활을 사진으로 담은 <하쿠와 치히로 >. 공감 가는 반려인의 이야기와 눈을 뗄 수 없는 반려동물의 사랑스러움이 책을 놓지못하게 합니다.
<우리 집에 멍이가 들어왔어요>는 서울대학교동물병원 Health+ 시리즈 1권으로, 입양에서 장례까지 반려동물에 대한 표준화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아기 강아지의 비밀 생활 : 강아지 육아 초보들에게 꼭 필요한 반려 교과서>는 영국에 방영된 인기 프로그램을 책으로 담은 것으로 태어나서 첫 1년 동안 강아지의 성격이 형성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강아지의 생후 1년의 시간에 집중하여 시기별로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서 강아지를 입양한 반려인에게는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목줄, 산책에티켓, 무는 버릇, 놀이 등 개를 키울 수 있는 자격에 대해선 국내에서 앞으로 더 많이 논의되어야 합니다. 때마침 동물복지 선진국 독일의 반려견 양육법을 담은 책 <개를 키울 수 있는 자격>이 출간되었는데요.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니 국내에서는 현실화하기 어려운 '반려인 자격시험', 반려인이라면 꼭 알아둬야할 개의 몸짓 언어와 사회성, 반려견에게 반드시 제공해야하는 요소들, 국내에서도 참고해야할 동물법, 그리고 체계적인 훈련요령까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반려견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가 제일 먼저 변할 듯 합니다. 그러고나면, 반려견의 행동도 자연스럽게 변하지 않을까요?
<주키퍼스 와이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인종정책에 맞서 목숨의 위험을 무릅쓰고 300명이 넘는 인명을 구한 바르샤바 동물원장 얀 자빈스키와 그의 아내 안토니나의 실화를 저자 다이앤 애커맨이 안토니나의 일기와 여러 역사자료를 통해서 생생하게 재현해냈습니다. 동물과 인간에게 모두 잔인했던 시기에 한 부부가 행한 생명을 위한 용기 있는 행동은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작고 느린 만화가게> 우리나라 최초 생태환경문화 월간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가 창간 21주년을 맞아 그동안 담아온 생태환경 만화 36편을 묶어서 출간하였습니다. 지구의 생태를 걱정하고,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윤리적 소비를 고민하는 이야기들을 한 편씩 읽다보면 너무 급하게 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생명, 자연, 사회적 소수자는 시의 언어로 자주 표현되고는 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내는 아름다움과 꽂꽂함을 노래하는 시는 세상에 따뜻한 힘이 되기도 하는데요. <말끝에 매달린 심장> 에서 시인의 시선이 머무른 생명들은 아프고 깊은 어둠 속에 있습니다. 살처분으로 산처럼 묻히는 돼지들, 조류독감으로 갇혀버린 병아리, 횟집 수족관에서 마지막 물살을 일으키는 물고기. 이지호 시인은 일상에서 흔하게 마주하는 생명들을 시를 통해 깊이 들여다보게 합니다.
<블루진 Bluzine : 02 고양이> 디지털 시대에 건네는 아날로그 매거진 <블루진 Bluzine>의 두 번째 이야기는 '당신 곁의 고양이'입니다. 사랑받는 반려동물이자, 누군가에게는 불운이나 공포의 이미지로 낙인 찍히기도 한 고양이. 블루진에서는 고양이의 매력을 분석하고, 역사 속 고양이를 살펴보며, 우리 곁의 고양이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어린이 도서
<꾸웩과 할머니> | 이은희 (글·그림) | 재능교육
<달라요? 닮았어요!> | 헤더 테카벡 (글), 피파 커닉 (그림), 공경희 (옮긴이) | 웅진주니어 : 웅진씽크빅
<메리> | 안녕달 (지은이) | 사계절
<별이와 별이> | 유하 (글), 윤태규 (그림) | 키즈엠
<아동 노동 : 세계화의 비극, 착취당하는 어린이들> | 공윤희, 윤예림 (글), 윤봉선 (그림) | 풀빛
<에릭 칼과 친구들의 친애하는 동물들> | 에릭 칼, 탐 리히텐헬드, 모 윌렘스 외 (지은이), 조은수 (옮긴이) |웅진주니어 : 웅진씽크빅
<우리 집은 야생 동물 병원> | 다케타쓰 미노루 (글), 아카시 노부코 (그림), 정숙경 (옮긴이) | 대교북스주니어 : 대교
<환경 정의 : 환경 문제는 누구에게나 공평할까?> | 장성익 (글), 이광익 (그림) | 풀빛
성인 도서 - 철학 및 사회과학
<침팬지와의 대화> | 로저 파우츠, 스티븐 투켈 밀스 (지은이), 허진 (옮긴이) | 열린책들
성인 도서 - 자연과학
<경이로운 생명 : 온 우주와 연결된 우리의 놀라운 이야기> | 미샤 메이너릭 블레즈 (지은이), 한소영 (옮긴이) | 아라크네
<백두산 새 관찰기 : 호사비오리의 고향을 찾아서> | 박웅 (지은이) | 글항아리
성인 도서 - 기술과학
<개를 키울 수 있는 자격> | 셀리나 델 아모 (지은이), 이혜원, 김세진 (옮긴이) | 리잼
<아기 강아지의 비밀 생활> | 사라 화이트헤드 (지은이), 서종민 (옮긴이) | 길퍼블리싱컴퍼니
<우리 집에 멍이가 들어왔어요 : 입양에서 장례까지> | 신남식, 김선아 (지은이)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 데이비드 콰먼 (지은이), 강병철 (옮긴이) | 꿈꿀자유
<작고 느린 만화가게 : 생태환경만화모음집> | 작은것이 아름답다(엮은이) | 작은것이 아름답다
성인도서 - 문학
<말끝에 매달린 심장> | 이지호(지은이) | 문학수첩
<우리집 고양이가 또 이상한 짓을 해> | 리타마고야마 타마코 (지은이), 서현아 (옮긴이) | 학산문화사
<하쿠와 치히로 : 시바 개와 아비시니안 고양이의 한집 생활> | 배지환 (지은이) | 클
성인 도서 - 역사
<주키퍼스 와이프> | 다이앤 애커먼 (지은이), 강혜정 (옮긴이) | 나무옆의자
간행물
<블루진 Bluzine : 02 고양이> | 블루진 편집부(지은이) | 자작나무숲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아카이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