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시작은 동물책과 함께 해보시면 어떨까요? 킁킁도서관이 추천하는 2022년 1~2월 신간은 16권입니다. 성인/일반 도서가 11권, 어린이 도서 5권으로 다양한 분야를 동물권 이슈와 연결시키는 책들이 선정되었습니다.
동물권을 천착해온 기자들의 두 권의 신간이 출간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비인간동물님들!> 인간동물과 살아가는 비인간동물의 삶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반려동물과 농장동물, 종에 따라 상황이 다르기도 하지만, '개'라는 같은 종 안에서도 사람 또는 지역의 문화에 따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동물의 삶은 좋아도 나빠도 인간의 역사 안에서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환경논픽션 작가로 꾸준하게 동물의 권리에 대해 집중해온 남종영 작가의 신간은 저자의 경험, ㅣ야기들을 바탕으로 역사, 인류학, 철학, 생물학, 수의학, 법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동물권 논의를 연결합니다. 동물권에 대한 전반적인 정리와 지금의 이슈를 알고 싶은 분들께 모두 추천합니다.
<반反종차별주의 : 인간, 동물, 자연의 새로운 관계 맺기> 동물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동물을 존중하기 때문에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고, 종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같은 에세이가 출간되었습니다. 저자는 과학, 윤리, 미디어, 경제, 법률, 정치 등 인간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동물권 침해의 실태를 파헤치고, 종차별적, 즉 인간중심적인 사고가 벌이는 폐해를 고발하며 새로운 휴머니즘으로서 '반종차별주의'를 강하게 요구합니다. 2016년 프랑스에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라 동물권 논의를 일으킨 책이 국내에서는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됩니다.
"모든 동물이 인간과 똑같다고 선언하자는 게 아니다. 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인간과 다른 동물 종과의 차이로 인해 동물들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 네 가지 기본 권리가 필요하다. 인간은 더 이상 동물을 먹거나, 가두거나, 고문하거나, 상업화해서는 안 된다."
두 명의 인류학자의 신간이 동시에 출간되었습니다.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인류학자 바버라 J. 킹이 동물이 슬퍼하는 감정을 들여다봅니다. 과학자로서 의인화를 경계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애정을 담아서 저자는 놀라운 연구를 독자들에게 펼쳐놓습니다. 주변 땅을 발로 차 흙을 파내어서 죽은 동료를 묻어주는 코끼리, 죽은 새끼의 부패하는 몸을 바라보기만 하는 어미 돌고래, 사람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짝의 사진을 몇 시간이나 바라본 거북이, 그리고 원숭이, 곰, 조류, 고양이, 개, 염소, 말, 토끼 등 동물이 느끼는 슬픔은 야생동물과 반려동물의 경계와 무관했습니다. 동물의 감정에 대한 증거는 연구할수록 더 발견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은 인간만의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여전할 것입니다. 하지만, 동물이 슬픔을 느낀다는 사실이 상식으로 여겨지는 사회는 이미 이 책과 함께 성큼 와버렸습니다.
<동물 너머> 난민, 이주민, 동물, 젠더를 연구해 온 인류학자 전의령 박사가 동물권과 동물복지로 구분되는 동물 담론에 질문을 던지며, '동물 너머'의 문제들까지 담론에 포함합니다. 재개발 길고양이, 유기견의 해외입양, 동물원 동물들 등 익숙한 동물권 이슈들에 때로는 낯설고 때로는 복잡한 질문들이 얽히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답을 내리기 어렵지만, 답을 찾기 위한 탐구, 탐구를 위한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동물복지 수의사의 동물 따라 세계 여행> 동물원에서 일하던 수의사가 더 많은 동물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났습니다. 총 19개국의 178곳의 동물원, 국립공원, 동물보호구역에서 동물을 만난 저자는 가지각색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보다 동물원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독자에게 공유합니다. 다양한 질문들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입니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왜 갇혀 있는가?' 동물원에서 동물을 본다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경험하거나 배우는 일이 되긴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자에게 동물원은 인간을 보는 창이라는 말도 인상적입니다.
"나에게 동물원은 '인간을 보는 창'이다. 동물원은 인간이 동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하는지 때로는 세련되게 때로는 거칠게 드러낸다."
지구를 위해, 동물과의 공존을 위해, 인간의 안녕을 위한 방법은 다양합니다. 채식을 일주일에 몇 번 실천해볼 수도 있고, 제로웨이스트의 다양한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동물의 삶을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채소 마스터 클래스> ‘나를 스스로 잘 해 먹이는 일’에 진심인 작가가 이번에는 맛있는 채식을 요리하는 것에 진심이라면? 레시피북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파스타 마스터 클래스>의 백지혜 작가가 이번에는 모두를 반하게 할 채식 레시피북을 출간했습니다. 특히, 토마토, 당근, 호박, 양배추, 가지, 버섯, 파, 쉽게 구할 수 있는 8가지 일상 채소들이 주인공으로 하여 레시피의 활용도까지 높였습니다.
<지구를 위해 모두가 채식할 수는 없지만> 지구를 구하는 일이라면 어디선가 영웅이 나타나야 할 것 같지만, 그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지구를 구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지구를 위해 작은 무엇이라도 하려는 마음 아닐까요?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수상 작가 하루치의 에코 카툰 에세이는 배달음식을 몇 번 덜 시키고, 플라스틱 포장이 없는 물건을 선택하고, 육식을 줄이고, 다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쉽게 실천하는 방법들을 공유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실천하는 것이 지구를 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지구를 위해 모두가 채식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3분의 1 적게 고기를 먹을 순 있죠.”
<소, 그 생태와 문화의 역사> 멸종된 소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나요? 지구에 10억 마리의 소가 살고 있는데 소가 멸종되었다는 것이 의아하실 수도 있지만, 지금의 현대 소들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오로크스(오록스)'는 서식지가 파괴되고 식용으로 대량으로 잡아들이면서 1627년 멸종했습니다. 이외에도 소의 일부 품종들은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영국 수의학 교수인 저자는 소의 해부학적 구조와 습성, 인간과의 관계, 품종 등을 비롯하여 종교, 경제, 역사 안에서의 소의 위치까지 살펴봅니다. 어찌 보면, 가축으로서의 소에 대해 정보가 많은 책입니다만, 농장동물의 권리와 복지를 이야기할 때 현실적인 정보를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되기에 추천 신간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고양이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담긴 2권의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숨은 냥이 찾기 : 우리보다 조금 더 따뜻한 고양이의 시간> 길고양이들이 길에서 잘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한편, 가슴을 쓸어내리는 요즘입니다. 진소라 작가의 <숨은 냥이 찾기>는 길고양이의 안녕을 바라는 분들에게 '안도감'이 되어줍니다. 작가가 전국을 여행하며 만난 고양이들은 어디에서도 어느 계절에서도 편안하고 행복해 보이기에 우리나라에서도 길고양이가 잘 지낼 수 있다는 안도감, 어쩌면 고양이들이 우리 생각보다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사진을 보며 안도하게 됩니다. 물론, 길에서 만난 아빠 고양이 '뽀또'와 아들 '오레오'를 동반 입양한 작가 역시 길고양이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 알고 있습니다. 고양이들의 숨은 행복들을 함께 발견하는 시간이 서로에게 안도감과 따뜻한 힘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그까짓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 고양이는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않으려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는 말이 있습니다. '고양이는 참 독립적인 성격이구나' 싶으면서도, 반려인이나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슬퍼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갑자기 사라진 고양이는 수행하러 산에 오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이 말은 애정을 담고 지켜봐 왔던 동물이 떠난 슬픔에서 바닥을 짚고 일어설 힘이 되어줍니다. <카모메 식당>으로 사람들의 일상을 무심한 듯 따뜻하게 그려냈던 무레 요코 작가가 이번에는 고양이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바다의 숲> 천재적이고 독창적인 동물들의 세상을 알리며 우리가 동물의 지능을 얼마나 인간중식적인 사고방식으로 평가했는지 깨닫게 만든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 아카데미상 수상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의 제작자가 쓴 감동적인 기록이 책으로도 출간되었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문어, 헬멧고둥, 성게, 갑오징어, 수달, 파자마상어와 같은 동물이 우리의 선생님으로 등장합니다. 동물로서 동물을 만나서, 동물로서 동물에게 삶에 대해 배우는 이 특별한 이야기를 여러분과도 공유하길 바랍니다.
이번 달에 소개하는 어린이 신간 5권의 이야기는 어른들도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우선 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책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애니캔>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 여러분은 어떤 부분을 살펴보시나요? 활달한지, 애교가 있는지, 짖지는 않는지, 어느 정도로 크는지... 등등 평생 가족을 만나는 일이기에 여러 고민들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때로 그 고민은 인간의 책임감보다는, 동물이 모든 것을 만족시켜주길 바라는 마음이 더 앞설 때가 많습니다. SF동화 <애니캔>에서는 반려동물을 고객의 취향대로 맞춤해 주는 반려동물 상점이 나옵니다. '애니캔'은 고객이 주문한 동물을 알루미늄 캔 안에 담아 판매합니다. 주인공 '새롬이'는 낯선 광경에 당황했지만, 이내 자신이 원했던 그 모습 그대로의 반려견 '별이'를 보며 행복해합니다. 하지만, 새롬이가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애니캔>은 물질만능주의와 편리함을 위해 동물의 권리를 무시하는 반려동물 산업의 문제점을 그대로 담아내며, 축산업의 문제점으로도 연결합니다.
<시큰둥이 고양이> 한 소년이 유기묘 보호소에서 고양이를 입양합니다. 늘 바랐던 꿈같은 일이 이루어졌지만, 고양이 '맥스'는 소년의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가족들의 불만이 늘어나는 틈에서도 소년은 맥스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이어나갑니다. 그러자 맥스가 소년 곁으로 조심스레 다가옵니다. 칼데콧상 2회 수상 작가 소피 블랙올 신작 <시큰둥이 고양이>는 동물과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기적이 담겼습니다. 작은 기적은 유기묘 보호소로까지 이어집니다.
야생동물의 이야기들도 들어볼까요?
<나나가 집으로 돌아온 날> 아프리카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소 '툴라툴라'에서 물소, 얼룩말, 코뿔소 등 다양한 동물들은 야생과 똑같은 삶을 살아가고, 야생과는 다르게 인간들의 사냥 위협에서는 자유롭습니다. 어느 날, 밀렵 위험에 놓인 야생 코끼리 7마리가 구조되어 들어옵니다. 코끼리들은 '툴라툴라'의 주인이자 동물보호 활동가인 '로렌스'와 '프랑수아즈'의 도움을 거부합니다. 울타리를 부수고 나가버리고, 발을 구르고 큰 소리를 내며 인간의 도움을 경계합니다. 로렌스는 코끼리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그저 기다립니다. 그러자 코끼리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인간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가족이나 동료가 죽는 모습을 지켜봤던 동물들이 다시 인간을 신뢰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난관이 있을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동물들은 인간들의 진심을 발견해줍니다. <나나가 집으로 돌아온 날>은 '툴라툴라'에서 1999년부터 2012년 사이에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로, 코끼리와 로렌스의 특별하고 감동적인 우정을 그대로 전합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숲이 사라지고,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시에서 동물의 집은 어디일까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동물이 도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고 있다가 길에서 죽은 동물을 발견하고 당혹스러워 할지도 모릅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는 쥐, 새, 길고양이, 유기견, 하늘다람쥐 등 도심을 살아가는 동물들의 다섯 가지 동화를 담았습니다. 동물들은 공원, 쓰레기 분리수거장, 주차장, 재개발을 앞둔 아파트와 같이 우리의 일상과 가까운 곳에서 살아갑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삶에서 인간은 때로는 위협적이지만, 동물은 도심에 적응해나가며 인간과 공존해나갑니다. 과연 인간들도 동물과의 공존을 고민하고 있을까요?
<악당이 된 녀석들 : 유해 외래종도 할 말은 있다> 바로 얼마 전까지 '공존'을 이유로 생태계교란종을 무차별적으로 포획하는 모습을 공중파에서 방영했던 예능 프로그램 ‘공생의 법칙’ 제작진에게 보내고 싶은 어린이 도서입니다. 보호받아야 할 동물과 악당이 되어 버린 동물, 동물들이 이렇게 구분하는 것도 '인간'이고, 유해 외래종이 발생한 원인에서도 '인간'은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귀엽다고 수입한 라쿤과 붉은귀거북, 인간을 위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들여온 뉴트리아와 배스, 로드킬로 죽어가는 고라니, 그리고 다양한 식물들 이야기까지, <악당이 된 녀석들>은 유해 외래종 동식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서 '공존'의 참된 의미를 고민하도록 돕습니다.
일반 성인도서 - 철학
반反종차별주의 : 인간, 동물, 자연의 새로운 관계 맺기 | 에므리크 카롱 | 열린책들
일반 성인도서 - 사회과학
동물 너머 : 얽힘·고통·타자에 대한 열 개의 물음 | 전의령 | 돌베개
일반 성인도서 - 자연과학
동물복지 수의사의 동물 따라 세계 여행 | 양효진 | 책공장더불어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 바버라 J. 킹 | 서해문집
바다의 숲 | 크레이그 포스터 , 로스 프릴링크 | 해나무
안녕하세요, 비인간동물님들! | 남종영 | 북트리거 : 지학사
일반 성인도서 - 기술과학
소, 그 생태와 문화의 역사 | 케이트린 러틀랜드 | 연암서가
채소 마스터 클래스 | 백지혜, 정멜멜 | 세미콜론
일반 성인도서 - 문학
그까짓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 | 무레 요코 | 문학사상
숨은 냥이 찾기 : 우리보다 조금 더 따뜻한 고양이의 시간 | 진소라 | 야옹서가
지구를 위해 모두가 채식할 수는 없지만 | 하루치 | 판미동 : 민음사
어린이도서
나나가 집으로 돌아온 날 | 킴 톰식, 해들리 후퍼 | 불광출판사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 안미란, 박미라, 황선애, 이자경, 한아, 황성혜 | 샘터사
시큰둥이 고양이 | 소피 블랙올 | 주니어RHK
악당이 된 녀석들 : 유해 외래종도 할 말은 있다 | 정설아, 박지애 | 다른매듭
애니캔 | 은경, 유시연 | 별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