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도서관이 추천하는 2022년 3~4월 신간은 17권입니다. 성인/일반 도서가 13권, 어린이 도서 4권으로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현실적이고 깊이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책들이 포함되었습니다.
<침묵의 범죄 에코사이드> 인권과 환경이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인권학자 조효제 작가는 뫼비우스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육식/가죽 사용과 아마존 인권 침해' 하나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가축사료의 3분의 1이 브라질에서 생산되고, 옥수수와 대두를 생산하기 위해 브라질 열대우림은 사라집니다. 숲에 살던 야생동물의 삶이 파괴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마존 토착민은 8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줄었습니다. 수렵에 의존하는 토착민의 생계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환경문제와 인권, 각각의 분야 또는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서로 연결지어 확장하여 생각할 때, 우리는 사회의 대전환을 보다 안전하게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물권 운동이 여러 운동들과 연대하며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고기에 대한 명상> 동물을 먹는 것이 비윤리적이라면, 동물에서 세포를 추출하여 실험실에서 만든 '배양육'을 먹는 것도 비윤리적일까요? 공장식 축산은 아니지만, 동물의 세포를 먹는 것이기도 한 배양육. 인문학자인 벤저민 A. 워개프트는 인간의 본성으로 여겨졌던 육식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배양육에 대한 도덕적 논쟁들을 분석하며, 배양고기 운동의 과거와 현재의 흐름까지 정리합니다. 저자는 배양육에 대한 정답을 찾고자 하기보다는, 배양육으로 가기까지의 과정에서의 인간 그 자신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지구를 살리는 옷장 :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고민> "인간이 울 스웨터를 입는 한, 양의 겨울은 따뜻하지 않다"라는 문장에 한참을 머물러 있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빼앗은 것들로 우리의 일상을 꾸리고 싶지 않지만, 조금만 방심해도 무언가를 빼앗는 쪽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비건 패션 브랜드 '낫아워스(NOT OURS)'의 공동대표 박진영과 신하나가 패션 산업 전반에 걸친 동물학대, 환경오염, 노동착취 문제를 알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현실을 공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퍼 프리 선언 브랜드, 이그조틱 가죽 사용 중단 브랜드, 옷과 환경을 살리는 세탁 방법 등 실천 가이드도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한 패션에 동참할 것을 소비자에게 제안합니다.
도시와 야생동물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까요? 세 권의 책에 질문의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동쪽 빙하의 부엉이> 무언가를 사랑하는 일에는 흔적이 남기 마련입니다. 저자 '조너선 C. 슬래트'는 지구상 가장 거대한 부엉이인 '브래키스톤물고기잡이부엉이(Blakiston's Fish Owl)'를 우연히 만나고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이 책으로 그가 만들어낸 사랑의 흔적을 독자들과 공유합니다. 조너선 슬래트는 벌목과 개발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이 부엉이를 지구에서 지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부엉이의 서식지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그와 동료들은 벌목꾼들의 훼방을 받고, 멧돼지와 시베리아 호랑이와 맞닥뜨리며 위험한 상황까지 몰리지만 포기하지 않습니다.
<도시를 바꾸는 새 : 새의 선물을 도시에 들이는 법> 새를 위한 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사람이 살기에도 비좁은 도시에서 길고양이나 새들이 만드는 문제들을 읊을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을 중심으로 도시를 설계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계획 전문가 '티모시 비틀리'의 생각은 다릅니다. 새들을 위한 도시가 바로 인간을 위한 도시임을 강조하며, 도시 설계의 핵심은 '자연'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새의 이점을 소개하고,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카고의 사례들을 공유하며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방법들을 제안합니다. 최근 고양이가 새들의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할 틈도 없이, 국내에서는 길고양이의 유해성을 강조하며 길고양이 학대 범죄로 연결되는 국내 현실이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이 책의 3장에서도 도시 속 '고양이와 새'의 상관관계를 다룹니다. 저자는 새 보호 협회와 길고양이 보호 협회의 연대활동을 비롯하여, 공존을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또한, 인간이 도시를 만들면서 숲이 사라지고, 고양이의 천적인 코요테도 사라지게 되었기 때문에 생태계 불균형이 된 점을 지적합니다. 도시에서 새와의 공존을 위한 방법을 찾으려면, 길고양이가 아니라 우리가 이 책을 먼저 읽어야 하지 않을까요?
"새들이 도시에 오는 이유는 도시가 탄생하기 전에도 왔기 때문이에요."
<사람동네 길고양이> 인간에 의해 버려지고 인간에 의해 죽음을 맞는 생명, '들개를 위한 변론'을 출간했던 우재욱 작가가 이번 도시 속 '길고양이'를 관찰합니다. 반려동물과 야생동물의 경계에 놓여서 더욱 극명하게 엇갈리는 길고양이를 향한 시선들 속에서 정답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자는 스스로 관찰한 내용을 정리하고, 국내외 다양한 자료들을 소개하며 논의를 오래 이어가도록 합니다.
공동 저자들이 서로의 고민을 주고받으며 '되도록 무해하게', '조금 더 평등하게' 일상을 만드는 비건 에세이 두 권이 출간되었습니다.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동물을 존중하는 가장 마지막 단계가 '비건'일까요? 배우 손수현과 뮤지션 신승은이 서로 고민을 나누고 공감을 쌓은 에세이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에서는 '비건은 시작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두 저자는 동물과 함께 살고 불평등한 사회를 발견하면서, 자연스럽게 천천히 비건을 지향하게 됩니다. 비건으로 가까워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익숙한 것이 낯설어지는 순간을 맞닥들이고, 무수한 질문들까지 쏟아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자연스럽게' 비인간동물이 덜 고통스럽고, 인간동물이 더 연결될 수 있는 사회로 다가가려 노력합니다. 책 속에는 '킁킁도서관'과 '무쇠'의 이야기도 아주 잠깐 등장하니 책 읽으시다가 잘 발견해주시길 바랍니다. :)
<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 더 나은 세상을 고민하는 동지이자 연인인 편지지 작가와 전범선 작가는 '비거니즘은 살림이다'라고 말합니다. 살리는 철학이고, 살리는 운동인 비거니즘은 무엇을 먹느냐를 넘어서서 무엇을 쓰고 무엇을 하지 않는지 등 삶의 모든 부분과 연결됩니다. 두 저자는 가족, 관계, 코로나, 살림, 식사 등 일상의 다양한 고민을 공유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질문을 남깁니다.
<Vegan Art : A Book of Visual Protest>(해외도서) 일러스트레이터 토미 케인이 예술가 21명의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조앤 맥아더의 사진, 자본주의의 폭력적인 순간들을 포착하는 수 코의 그림을 비롯하여, 인간과 동물의 상황이 역전되거나 지금보다 더 어두운 디스토피아적 그림들까지 작가들은 작품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사회 시스템에 반란을 일으킵니다. *동물에게 폭력적인 장면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킁킁도서관에서 책을 이용하시는 분들께서는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독자들의 공감을 일으킬 에세이들과 그림책도 있습니다.
<실험 쥐 구름과 별 : 동물실험 후 안락사 직전 구조되다> 국내에서 한 해 동안 동물실험에 동원된 동물의 수는 414만 마리이고, 그중 설치류가 35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합니다.(2020년 기준) 350만 마리의 실험용 쥐들은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죽었을까요? 한 마리 한 마리의 안부를 궁금해할 수도 없을 만큼 아득한 숫자들 앞에 20마리의 쥐들의 안부를 전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책공장더불어의 <실험 쥐 구름과 별>은 2017년 안락사 직전에 구조되어 반려인을 찾은 실험 쥐 래트(RAT) 20마리 중 '구름'과 '별'의 입양 후 일상을 담았습니다. 사람의 손을 무서워하기도 했지만, 맛있는 것을 좋아하고, 반려인이 곤란하게 만들 사고도 치다가도 애정을 내어주기도 하는 반려동물의 삶을 살았던 구름과 별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400만 마리의 실험동물의 안부를 더 자세히 묻고 싶어집니다.
<늑대> 양치기 인간에게 야생의 늑대는 자기 재산인 '양'을 빼앗고, 인간의 생명까지 해치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늑대에게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요? 인간과 늑대의 기나긴 대립에서 '공존'을 향해 다가오는 것은 늑대입니다. <설국열차>의 장마르크 로셰트 작가가 두려울 만큼 경이로운 자연을 배경으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그려냅니다. 어린이와 성인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래픽 노블입니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상상만으로도 슬플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을 멈출 수도 없습니다. 펫로스와 관련된 두 권의 신간이 출간되었습니다. 성일일반도서에 포함되었지만, 두 권 모두 어린이/청소년과도 함께 읽어도 좋습니다.
<사라질 것들을 사랑하는 일> 첫 반려동물이 떠나고 일주일이 지나면 슬픔은 잦아들까요? 한 달이 지나면 고양이가 집 안 곳곳에 남긴 흔적을 눈물 없이 반기게 될까요? 19살의 반려묘와 이별한 후 1년, 담담하지 못한 집사의 기록은 독자에게도 담담하게 다가올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리움에 공감하는 마음이 큰 위로가 되어줍니다.
<강아지 별 : 내 곁을 떠나 그곳에 먼저 가 있는 너에게> 강아지가 죽으면 무지개 다리를 건너 그곳에서 반려인을 기다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원한 이별이 아니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만들어낸 말 같지만, 그 말 덕분에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더 오래 기억하려 노력하고, 이후의 삶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곽수진 작가의 그림책이 펫로스를 경험한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3~4월 추천 어린이 신간 4권 역시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사서가 된 고양이> 사서냥이 '알식'과 '무쇠'가 함께 지내는 킁킁도서관의 모습이 담긴 듯한 그림책이 출간되었습니다. 특히 주인공 '루루'는 무쇠와 똑 닮았습니다. <사서가 된 고양이>는 도서관에서 지내던 고양이 '루루'가 사서가 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루루는 아이들의 사랑을 가득 받는 존재이지만, 한편으로는 고양이 털이 날리는 것에 불만을 쏟는 어른들도 나타납니다. 루루는 어떻게 도서관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게 되었을까요? 꾸준히 생태동화를 출간했던 권오준 작가와 <나는 사자>의 경혜원 작가의 그림책이어서, 이야기 곳곳의 디테일이 인상적입니다.
<잘 가> 그림책 페이지마다 동물이 등장합니다. 만난 적은 없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들입니다. 열린 문으로 사육장을 나왔다가 총에 맞아 죽은 퓨마 '뽀롱이', 국내 동물원에서 더운 여름을 얼음으로 버티다가, 더 나은 곳으로 이주하기 전에 세상을 떠난 북극곰 '통키', 로드킬을 당한 어느 고양이까지. 그림 속에 인간은 없지만, 동물의 슬픈 사연에는 모두 인간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부디 고정순 작가의 이 그림책이 세상을 떠난 동물들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현재를 함께 살아가는 동물에게 반가운 인사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지구는 동물들의 안전한 보금자리일까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보금자리> 비버 한 쌍이 개울가에 집을 짓습니다. 비버는 적당한 장소를 찾고, 큰 나무를 갉아내어 넘어뜨리고, 보금자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나뭇가지 틈에 진흙을 밀어 넣습니다. 세밀한 펜으로 정성껏 그린 헨리 콜의 그림에서는 가족을 지키려는 비버의 마음과 지혜로움이 더 잘 보입니다.
<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도시 이야기> 여우들은 자신들의 살던 농장이 낙원인 줄 알았으나, 사람들의 목적은 그저 상품 가치가 있는 여우 털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농장을 탈출한 여우들은 그들의 삶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뉴베리 수상작 <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의 후속작으로 모험을 통해 용기와 성장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번 작품은 어린 여우에게 무서운 대상은 사람입니다. 지구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에게 인간은 어떤 존재로 여겨질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일반 성인도서 - 사회과학
침묵의 범죄 에코사이드 | 조효제 | 창비
일반 성인도서 - 자연과학
동쪽 빙하의 부엉이 | 조너선 C. 슬래트 | 책읽는수요일 : 한올엠앤씨
일반 성인도서 - 기술과학
고기에 대한 명상 : 인공고기와 육식의 미래 | 벤저민 A. 워개프트 | 돌베개
도시를 바꾸는 새 : 새의 선물을 도시에 들이는 법 | 티모시 비틀리 | 원더박스
사람동네 길고양이 | 우재욱 | 지성사
지구를 살리는 옷장 :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고민 | 박진영, 신하나 | 창비
일반 성인도서 - 예술
늑대 | 장마르크 로셰트 | 리리 퍼블리셔(Riri)
[해외도서]Vegan Art : A Book of Visual Protest | Tommy Kane | HENI Publishing
일반 성인도서 - 문학
강아지 별 : 내 곁을 떠나 그곳에 먼저 가 있는 너에게 | 곽수진 | 언제나북스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 지속 가능을 위한 비거니즘 에세이 | 손수현, 신승은 | 열린책들
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 : 무해하게 잘 먹고 잘 사는 법 | 편지지, 전범선 | 봄름 : 토마토출판사
사라질 것들을 사랑하는 일 | 김양희 | 만날
실험 쥐 구름과 별 : 동물실험 후 안락사 직전 구조되다 | 정혜원 | 책공장더불어
어린이도서
사서가 된 고양이 | 권오준, 경혜원 | 모든요일그림책 : 알에이치코리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보금자리 | 헨리 콜 | 썬더키즈 : 썬더버드
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도시 이야기 | 크리스천 맥케이 하이디커 | 밝은미래
잘 가 | 고정순 | 웅진주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