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
  • 2017-07-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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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돌북스 생명토크] 후기: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무더운 날씨와 궂은 비가 반복되는 7월입니다. 그동안 가물었던 날씨에 비가 반갑기도 하면서도 너무 세차게 내려서 사람이나 길에서 지내는 동물들이 걱정스럽기도 한 요즘인데요. 7월의 고돌북스 생명토크를 앞두고도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궂은 날씨에 신청자들이 발길을 돌리진 않을지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7월의 고돌북스 생명토크에서는 남종영 한겨레 기자의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의 북토크를 준비하였습니다. 6월 신간도서로도 소개해드렸던 책인데요. 불법포획되어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제돌이에게 자유를 주기 위한 기록이 상세하게 담겨있는 소중한 책이기에 발간되자마자 저자이신 남종영 기자를 고돌북스에 바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


    고돌북스를 준비하는 담당자 만큼이나 참여자분들도 기대가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불안한 날씨에도 높은 출석률로 자리를 꽉 채워주셨습니다. 

    돌고래 운동에 지속적인 관심이 있으셨던 분들부터 야생동물에 대해선 생소했던 분들까지. 각각이 다른 정보를 갖고 있지만, 인간중심에서가 아닌 동물과 서로 마주하는 관계를 고민하는 분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동물, 환경, 기후변화 등 끊임없이 연구해오며 전문적인 분야를 만들어온 남종영 기자가 함께 한 7월 고돌북스 생명토크가 시작되었습니다. 현장에선 어떤 말들이 오고 갔을까요? 


    강의의 시작은 의외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영화의 첫 장면이었습니다. 'SF영화가 돌고래와 무슨 상관이지?'라는 의아심이 드는데요. 영화의 첫 장면은 지구를 떠나는 돌고래들의 노래였습니다.

    지구를 망치는 인간, 자신들이 가장 똑똑하다고 여기는 인간을 안타까워하는 돌고래의 노래에서 자꾸 따라부르게 되는 가사 "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는 어디서 많이 본 듯 하지않나요? 바로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의 책 제목이 바로 이 영화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


    동물권에 특별히 관심이 있진 않았지만, 북극곰을 좋아했던 남종영 기자는 자연에 있는 북극곰을 보기 위해 캐나다 처칠에 가셨는데요. 그 계기로 환경, 기후변화에 대한 취재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동물이 처한 현실에 계속 눈에 들어오게 되었죠. 남종영 기자는 북극곰을 만나면서 돌고래도 만나게 되었고, 자연에서 만난 돌고래와 수족관에서의 돌고래의 모습들을 살피게 되었습니다.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사실 제주도에서 불법포획되었고, 다시 바다로 방류해야한다는 동물단체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제주에서 돌고래를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해녀의 말에 의하면 몇 만 마리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현재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114마리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무리 중 하나로 멸종위기종이 되었지요.돌고래들이 사라진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요? 제주 연안에 어선들도 많아져서겠지만, 정치망(그물망)에 걸린 돌고래들을 풀어주지않고 수족관업체에게 팔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수족관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이용했습니다.

    제돌이도 이와 같은 케이스입니다. 퍼시픽랜드가 어부로부터 사들였고, 서울대공원으로 이송됩니다. 1995년부터 빈번하게 행해졌던 일이고 심지어 서울대공원도 알고 있었던 일이지만, 그동안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2011년 여름 해양경찰청 조사로 '불법포획'이 처음 밝혀집니다. 그리고 고래연구센터 김현우 연구원이 야생에서 제돌이를 만났고, 야생식별번호까지 있었던 연구소 관찰 돌고래였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돌고래 불법포획'에 대해 남종영 기자는 깊게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야생방사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전문가 의견에도 다른 언론매체에서는 '수족관에 있던 돌고래가 야생으로 다시 방사되어 죽는다면 어떻게 할거냐'라는 논조의 기사들도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남종영 기자는 외국 전문가를 이메일로 인터뷰하며 '돌고래를 야생방사해야한다'는 기사를 쓰게 됩니다.

     

    "돌고래 한 마리를 바다에 방류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제돌이 방류를 둘러 싼 사람들의 의아함, 의심, 불신이 가득했던 분위기에서 한겨레신문의 대중의 큰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제돌이 방류 여부에 대한 취재 기사를 무려 신문의 1면, 메인기사로 다룬 것입니다. '동물권을 1면으로 다뤄야할 필요가 있는가?' 정치적 이슈가 많았던 당시여서 한겨레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다고 합니다. 결국 기사는 1면으로 다뤄졌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제돌이 방사를 결정합니다. 돌고래 방류는 제돌이만으로 끝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불법포획되었던 돌고래 춘삼이와 삼팔이도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한겨레신문에서 도전적으로 1면으로 다뤘던 "제돌이의 운명" 기사가 나가고 1년 후, 제돌이의 방류기사를 다시 1면에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류 기사에선 아무런 반대가 없었다고 합니다. 제돌이 한 마리의 방류로 1년 사이 우리 사회 내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죠. 

    제돌이를 비롯해서 방류된 돌고래들 모두 야생에서 잘 지내고 있는 게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춘삼이는 새끼까지 낳아서 잘 지내고 있었지요. 방류된 돌고래가 새끼까지 낳아서 함께 지내는 모습은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또한 '우울증 돌고래'로 판단되어 방류할 수 없었던 복순이와 태산이도 2015년 7월 제주 함덕 앞바다에 방류가 됩니다. 그리고 금등이, 대포의 방류도 7월 18일 예정되어있습니다.


    제돌이 방사부터 금등이, 대포 방류결정까지 이어지는 이 과정은 세계동물운동사에서도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고 남종영 기자는 말합니다. 정부와 NGO, 시민이 협치한 가장 성공적인 사례이기도 합니다.

    고돌북스 강연 중에서 특히 인상 깊은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태산이, 복순이가 방류되기 전 모습이었는데요. 야생 방사장 안에 있는 태산이, 복순이를 야생 돌고래들이 만나러 오는 장면이었는데요. 오래 전 함께 놀았던 친구였을까요? 다행이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큰, 많은 생각이 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수족관이나 동물원에서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우리 보다 훨씬 큰 동물이 눈 앞에 있고, 말도 통하지않는데 야생동물이 훈련사의 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보면, 마치 우리가 동물과 소통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잔인한 그 오해의 틀에서 갇혀서 사람들은 수족관 돌고래의 표정을 보고 돌고래가 행복해서 웃고 있다고 말합니다. 동물원 북극곰의 정형행동을 보고 춤을 추고 있다고까지 생각하지요. 이제는 인간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동물의 고통에 직면하고, 우리와 다른 종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와 말이 다른 동물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요?

    남종영 기자는 과학, 철학 그리고 경험을 통해서 동물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특히 동물과 함께 지냈던 경험과 감정은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입니다.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야생동물과 만나는 방법은 없을까요? 만날 수 있습니다. 동물원, 수족관과 같이 높은 곳에 내려다보는 인간의 시선이 아닌, 같은 위치에서 마주본다면 우리는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간중심적으로 개발하며 동물이 살 수 없는 공간들로 지구를 채워나가는 게 아니라 '지구'라는 공간을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곳으로 여긴다면, 우리는 보다 가까운 곳에서 야생동물을 볼 수 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어떤 시선으로 동물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재차 확인하며 동물과의 행복한 공존을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서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생명공감 킁킁도서관이 늘 함께 하겠습니다.


    8월의 고돌북스 생명토크는 어떤 책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될까요? 현재 열심히 기획 중이며, 7월 중순쯤 공지하게 될 듯 합니다. 살짝 말씀드리면, 방학기간인 8월엔 초등학생 대상으로 고돌북스 생명토크가 진행될 예정인데요. 동물보호와 동물권리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아카이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