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 C2019040901


  • 고양이

  • 성별(중성화)

    수컷 / 중성화 O

  • 추정나이

    2019년생 추정

  • 몸무게

    2.8kg

  • 털색

    젖소


친화도
활발함
타동물친화

YES

어린이친화

YES

배변훈련

YES

히스토리

[ #환희 이야기 ]


환희 / 3개월 / 남 / 1.65 Kg


환풍구 옆 벽 사이 7cm 남짓한 공간 2m 아래 빠져 구조가 되었던 환희를 소개합니다. 

생후 3주 정도 되었을 때 구조가 되었던 환희는  엄마고양이와 형제들이 있는 곳으로 보내야 할까도

고민하였지만, 1주일 동안 굶은 상태로 구조 당시 인지능력이 떨어져 음식을 그릇에 담아 주어도 앞으로 걸어 나가기만 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방사는 어렵다고 판단되어 카라 동물병원으로 이동 후 적절한 치료를 받은 환희는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외롭게 적응 기간을 보낸 환희는 혼자 노는 법을 잘 터득하였습니다. 

환희 앞에서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환희의 놀이 용품들 입니다~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숨었다가 뛰어가고~

어찌나 재미있게 노는지 모릅니다.~:)


그런 환희에게 낚싯대를 흔들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계속 웁니다...더 흔들라고..


'제발 흔들어 주세요....낚싯대요~~'


낚싯대 환희가 접수 완료입니다..획~


앞발로 이리치고 저리치고 정신이 한 개도 없습니다.


테이블 위 구석에 있던 바구니에 한참을 웅크리고 있던 환희

이제 아래층으로 진출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정신줄을 놓았습니다.....


이리 뛰고~ 저리 뛰는 환희는 완전 신이 나서....잡을 수도 없고 진정을 시킬 수도 없습니다.ㅋ


' 내 낚싯대~~내 낚싯대~~~~!!!! ' 


순둥 순둥 아기 고양이 환희의 노는 모습은 천진난만 하기만 합니다.

구조가 안되었 더라면 살 수 없었을 여리디여린 아가 고양이가 마음껏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마음도 흐뭇해집니다.

낚싯대 사랑 환희를 위해 낚싯대를 열심히 흔들어줄 집사가 되어주세요.







몇일 전, 강원도 고성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동물들의 긴급구호를 위해 카라 활동가들이 사무실을 비웠습니다.

산불로 인해 다쳤을 동물들을 걱정하며 업무를 이어가는데, 조용한 사무실에 아저씨 두 분이 불쑥 방문하셨습니다. 

두 분은 빌라의 환풍구 쪽에 새끼 고양이가 빠져 일주일째 울고 있어 구조가 시급한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일단 센터로 왔다며, 새끼 고양이를 도와달라며 구조를 요청하셨습니다.


아기 고양이의 탈진이 염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카라 활동가들은 구조 장비를 챙겨 현장을 방문하였습니다.

3m 아래의 공간, 아기 고양이가 빠졌다는 환풍구 근처에는 남매들로 보이는 새끼고양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서로를 의지하고 있었습니다.

환풍구 안쪽에서 뺙뺙거리며 도움을 청하는, 점차 힘을 잃어가는 형제의 목소리를 들으며 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구조를 위해 새끼 고양이의 위치를 파악하면서 사소한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아기 고양이는 환풍기가 올라가는 통과 벽사이 대략 7cm 정도의 공간 안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가냥이가 떨어진 깊이만 해도 2m가 훌쩍 넘는 곳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은 한 사람만 들어가도 꽉 찰 것 같은 3m 아래의 좁은 공간으로 내려가서,

7cm 벽 사이로 2m 아래에 떨어져 있는 고양이를 구조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떻게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7cm 사이의 공간으로 새끼 고양이를 꺼낸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사람 때문에 놀란 새끼 고양이가 더 깊숙한 곳으로 가 버리면 더 큰일이었고요.


그래도 새끼 고양이를 살리고 싶었습니다.

살려달라고 일 주일을 넘게 울어 간신히 우리를 만나게 되었으니 포기 할 수 없었습니다.



좁은 공간이지만, 어떻게든 사다리를 비스듬히 세웠습니다.

다른 안전장치를 하고 내려가기엔 공간이 협소해서 노련한 활동가가 단신으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한 발 한 발 아찔했을지언정 아기 고양이의 구조에 조금씩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아기 고양이들은 태어난 지 3주 정도 된 것으로 보입니다. 

구멍 입구에 옹기종기 모여 몸을 숨기고 숨죽여 활동가를 응시하는데, 그 모습이 어미의 보살핌을 살뜰히 받은 티가 났습니다.

어미는 사람과 다른 천적의 접근이 어려운 이 곳이 안전하다고 생각한 듯 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새끼가 환풍구 뒤 공간으로 떨어질지도 몰라, 이 고양이들을 밖으로 내보내기로 하였습니다.

한 차례 사람의 흔적이 시끄럽게 지나갔으니, 사냥을 나가 자리를 비웠을 어미가 더 안전한 공간으로 새끼들을 이끌어 줄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벽 구멍에 숨은 것이 무색하게 아기 고양이들은 활동가에게 너무나 쉽게 잡혔습니다.


그리고 구조가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환풍구 뒤쪽, 아기 고양이가 떨어진 곳은 칠흑같이 어두웠습니다. 고양이가 우는 소리만 들려왔어요.

불을 켠 렌턴에 줄을 묶어 환풍구 아래 깊은 곳으로 내려보냈습니다. 환한 불빛 끝에 아기 고양이의 모습이 비췄습니다.


아기 고양이는 벽을 타고 올라오기 위해 벽에 붙어 온 몸을 위로 던지고 있었습니다. 잔뜩 쉰 목소리로 울음을 토해내면서요.

저 작은 몸으로 그간 얼마나 절망했을지, 얼마나 배가 고프고 무서웠을지 싶었습니다.

아직 여물지도 않았을 어린 손톱으로 벽에 얼마나 많은 흔적을 남겼을까요.

그래도 세상에 태어난 지 한 달 도 안 되었을 작은 생명이 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줘서 다행이었습니다.

너의 이름을 환희로 지어야겠다, 어둠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고양이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구조 장비 중에 2m 정도 되는 집게가 있습니다. 동물의 몸이나 목을 안전하게 잡을 수 있는 장비입니다.

7cm 폭은 다행히도 그 장비의 입장을 허용했습니다. 3-4회의 시도 끝에 환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환희는 아득히 낮은 곳에 랜턴만 비춰 보았을 때는 마치 점처럼 보였는데요,

환희를 집어 올리며 밝은 곳과 가까워질수록 고양이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며칠 아래로 떨어져 제대로 먹지 못해서인지, 환희는 다른 형제들보다 체고가 작았습니다.

눈에는 눈곱이 가득 끼고 코딱지도 까맣게 묻어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어미의 돌봄도 받지 못하고 끼니를 먹지 못해서인지, 약간 인지능력이 떨어지는지 음식물을 알아보지 못햇습니다.

환희는 그냥 무작정 앞으로 달려가려고만 했습니다. 그저 살려달라는 듯이요.

불안해하는 환희를 안전하게 데려올 수 있었음이 무척 다행이었습니다. 시일이 더 지났다면 환희는 그 곳에서 배고픔으로 눈을 감았겠지요.


"너네 엄마한테 환희 좋은 데 갔다고 전해줘!"


환희의 형제들에게 안부를 부탁하고 활동가들은 현장을 떠났습니다.


최대한 빨리 카라 병원으로 이동해 환희를 입원시켰습니다.

몇 가지 검사를 실시하고, 안정을 취하기 위해 입원장에 환희를 넣어두었는데요.


다행히도 건강상의 특별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입원장 안에서 한참을 울며 뺙뺙거려습니다.

낯선 환경, 태어나 새로 만나는 크고 털 없는 사람동물들, 이상하게 폭신한 담요 등 모든 것이 낯설었을테니까요.

입원장 안에서 한참을 울며 불편함을 호소하던 환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한 이부자리 위에서 쿨쿨 잠이 들었습니다 :)


* * *


카라는 길고양이를 구해서 치료를 하고 난 후 원래 살던 터전으로 돌려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요,

환희의 경우에는 너무 어리고 사람 손을 탔기 때문에 어미가 다시 돌봐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카라가 잘 돌봐서 입양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3주 남짓한 어린 생명이 혈혈단신으로 길 위에서 살아남기란 기적에 가까우니까요.


오늘 환희는 씩씩하게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습니다. 이제 건강 걱정은 그만해도 좋겠습니다.

아직 사람을 무서워하지만, 카라 동물병원 선생님들과 활동가들의 애정 속에 이제 인간이 무섭지 않은 동물임을 인지하게 될 것입니다.

나중에는 좋은 곳으로 입양을 가서 천연덕스럽게 가족을 시종처럼 부릴지도 모르겠어요.


환희의 소식은 카라 sns 채널 등을 통해 종종 알려드리겠습니다.

말랑말랑 보드라운 아기 고양이, 환희를 가족으로 맞이하고픈 분께서는 입양 신청 페이지를 방문해 주세요 :)






[ #달봉이네 말티즈 이야기 ]

짱이(왼쪽) / 4살 / 여 / 3kg
쿵이(오른쪽) / 2살 / 여 / 5kg


이 아이들이 주말농장에 처음 묶여진 건 2018년 여름이였습니다. 가을까지는 주말농장에 방문한 사람들이 가끔 먹을 것을 챙겨주었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겨울이 되자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서로의 온기에만 의지하며 이 작은 아이들은 추운 날씨 속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 #짱이 ]



새하얗고 눈부셨을 하얀색 털이 흙먼지를 뒤덮어 지저분해진 짱이. 고단한 생활을 버티며 얼마나 울었는지 갈색의 눈물자국은 짙게 착색되었습니다.



짱이은 한 손으로도 온몸이 다 감싸질 만큼 작은 체구 입니다. 

사람의 손길이 그리웠던 아이는 봉사자의 품에 폭 안겨 떨어질 줄을 모릅니다.




[ #쿵이  ]



오랜 바깥생활로 여기저기 털이 엉킨 달봉이네 쿵이. 눈곱은 떼어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딱딱하게 굳어버렸습니다.



사람이 마냥 좋은 쿵이는 환한 미소를 보이며 온갖 애교를 부리는 밝은 아이입니다.



배고픔은 면했지만 여전히 외로운 짱이와 쿵이. 추운 날씨 속에 고생했다며 따뜻하게 안아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사지 말고 입양해주세요."

우리의 선택이 생명을 살립니다.






1. 재개발지역에 홀로 남은 품종묘, 레오

남/8살 추정 _ 2015년 9월 구조




구조사연:

서울의 한 재개발지역, 사람들은 떠나고 철골 구조에 둘러싸인 채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한 텅 빈 건물 곳곳에는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길고양이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주민들이 떠나면서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품종묘들도 섞여 있었습니다. 

레오도 이렇게 발견된 고양이들 중 한 마리였습니다. 녀석은 스코티쉬폴드 종의 외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곧 재개발을 위해 온 천지가 파헤쳐지기 시작했고 고양이들은 살기 위해 삶의 터전을 옮겨야만 했습니다. 입양이 가능한 개체들은 치료 후 입양을 보내기 위해 구조하게 되었고 이때 레오도 어렵게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녀석은 이미 오래전 버려져 야생화 된 듯 사람과 친해지기 어려웠고, 이미 8살 정도의 나이 때문인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다 입양을 포기하셨습니다. 구내염 초기 증세도 있어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레오는 카라의 품에서 영구 보호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레오는 원래의 영역에서 살고 있던 길고양이들과의 영역다툼과 고단한 길 생활로 인해 여기저기 상처와 흉터로 성한 곳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참 많이 지쳐 보였습니다. 귀 진드기는 어찌나 심했던지 그 치료에만 일반적 소요 기간의 2배 이상이 걸렸습니다. 접혀진 짧은 귀가 진드기 감염에 더 취약했던 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레오의 구조와 치료과정은 <하나뿐인 지구> ‘고양이는 버려도 되나요?’편을 통해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접혀있는 귀 때문인지 귀 속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고 여기저기 상처와 오랜 흉터들이 있었습니다. 3개의 송곳니도 뿌리부분만 남고 부러져 있었고 그 외 다른 이빨도 소실되어 있었습니다. 다행히 항체 검사 결과는 매우 높았습니다. 어려서 예방접종이 된 후 버려졌거나 아니면 질병을 앓고 이겨낸 것으로 보입니다. 함께 구조된 아기 고양이들의 범백혈구감소증 혈청 치료를 위해 혈액을 나누어주기도 했던 레오. 그 덕분에 4마리의 아기 고양이 중 2마리가 새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기도 했습니다. 


구조 직후 오랜 길 생활로 위험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야생성이 생겨 처음에는 경계심을 많이 보였지만 구조된 다른 길고양이 보다는 비교적 느긋한 성격 덕분인지 밥도 잘 먹고 안정된 환경에서 잘 적응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2. 구내염을 앓고 있는 야생고양이, 짱짱이

여/8살 추정 _ 2014년 구조




구조사연:

짱짱이라는 이름은 카라 더불어숨 센터에 입소하기 전 구조자가 지어준 이름입니다. 짱짱이는 길고양이였습니다. 캣맘의 돌봄을 받으면서 길생활을 이어나갔던 짱짱이에게 입이 아파 잘 먹지 못하는 구내염이라는 질병이 찾아왔습니다. 짱짱이를 돌봐왔던 구조자는 카라에 도움을 청했고, 시민구조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를 받았습니다. 구내염은 완치가 되지 않는 질병이라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하며 구내염을 앓고 있는 야생 고양이라 입양이 어렵다는 안내도 함께 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치료를 마친 후 짱짱이는 구조자분의 마당 한 켠에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양이 돌봄이 미숙했던 구조자분은 어느 날 전혀 관리가 안 되어 처참해 진 몰골의 짱짱이를 오토바이 퀵서비스에 짐짝처럼 맡겨 카라 동물병원으로 보냈습니다. 이후 짱짱이 구조자는 유학을 간다는 말만 남기고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이렇게 치료만 해 주면 잘 키우겠다고 하셨던 많은 분들이 아이들을 카라에 버리고 잠적하곤 합니다. 이미 많이 나빠진 상태에서 기본적인 케어조차 잘 받지 못한 짱짱이의 검사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골반골절이 되어 있었고 거대 결장으로 인해 정상적인 배변도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많은 수의 길고양이들이 구내염을 비롯한 만성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나와 관계를 맺은 동물, 내가 연민을 품었던 동물에 대한 도움을 전적으로 다른 누군가가 해 줄 수는 없습니다. 함께 해야 할 일입니다. 구조자는 끝내 짱짱이를 완전히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만 4년이 된 지금까지 연락 한 번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짱짱이가 애틋합니다. 요즘 짱짱이의 털에서 윤기가 흐르고 살집도 많이 올랐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신뢰를 쌓은 덕인지 카라 활동가들에게 펀치도 날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처음에는 야생성이 무척 강하고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하악질과 펀치를 날렸던 짱짱이, 어느 한 곳 성한 데 없이 온 몸이 아프지만 이름처럼 짱짱하게 잘 견뎌 준 녀석. 녀석의 삶에 대한 애착이 어찌나 강한지 모른답니다. 이 녀석을 보면서 나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저 어디가 많이 아프지 않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생각해 보게 된답니다.


짱짱이는 다행히 급여해주는 사료와 캔, 그리고 약도 무척 잘 먹고 있습니다. 지금은 콧물이나 곰팡이성 피부염은 계속 가지고 있지만 호전되어 털 상태도 좋아졌고 돌보는 사람들에게도 경계를 살짝 풀고 자기표현도 제법 합니다. 






3.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고 있는, 찐빵이

남/7살 추정 _ 2014년 이전 구조




구조사연:

교통사고로 도로 위에 쓰러져 있던 길고양이를 발견하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찐빵이의 구조자분은 교통사고로 길 위에 쓰러진 고양이의 구조를 요청하시며, 구조와 치료만 해 주면 평생 이 고양이를 보살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사고 후유증으로 운동장애가 생길 수도 있고 심지어 배변 장애까지 안을 수 있다는 점도 사전 고지되었고 그럼에도 구조자는 모든 것을 다 감당할 수 있으니 아이만 살려달라고 했습니다. 안타까운 처지의 고양이와 구조자분의 약속을 믿고 카라는 이 고양이를 돕기로 했습니다. 비록 길고양이지만 후견인이 잘 보호해 주는 경우라 좋은 결과를 기대하면서요. 검사 결과 불길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찐빵이는 사고로 골반이 부서져 있었고 배변장애까지도 예상되었습니다. 찐빵이의 이런 상황을 알리고 적합한 도움과 보호를 의논해야 했지만 구조자분은 아이를 병원에 맡긴 이후 연락이 두절되고 말았습니다. 


최초 수술 후 하반신 마비까지도 예상되었고 병원 입원당시에는 배변 조절이 되지 않았던 찐빵이는 그렇게 카라 활동가들의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알기라도 했을까요? 활동가들의 보살핌을 받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찐빵이는 우선 배변부터 조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다리를 끌고 다닐 것이라던 녀석이 절름절름 걷기 시작했습니다. 입에 짜장을 대칭으로 묻힌 정말 귀여운 얼굴의 찐빵이는 이토록 삶에 애착이 강한 긍정적인 녀석이었던 것입니다. 잠시라도 녀석을 버리고 간 구조자를 원망했던 마음이 무색해 질 만큼 찐빵이는 참 우리에게 많은 기쁨과 생명의 기적을 선사해 준 고마운 녀석입니다. 


누군가 야생고양이의 특질을 잘 이해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입양을 가도 좋을 녀석이 바로 찐빵이입니다.




비록 원래 살던 곳으로는 갈 수 없지만 녀석을 좀 더 행복하고 편안하게 카라 활동가들이 잘 보살피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입양의 기적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요. 


성격 및 현재 상태:

생사를 오가는 큰 사고를 겪었지만 워낙 의지가 강해 기적적으로 재활이 된 케이스입니다. 걷기 힘들 것이라던 녀석이 제법 뛰기도 하고 얕은 높이는 점프까지 하면서 문제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성묘 상태에서 구조된 길고양이가 그렇듯 처음에는 야생성이 있어 경계가 심했습니다. 그러나 센터에서 함께 지내는 다른 고양이들과도 금방 친해졌고 사람에게도 조금씩 경계를 풀어주었습니다. 간식을 주면 가까이에 와서 먹기도 하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활동가들의 행동을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센터에서 위탁소로 이동해 가장 친했던 초전이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언제나 잘 먹고 건강한 찐빵이의 찐빵 같은 얼굴은 생명의 빛으로 반짝입니다. 






4. 점프할 수 없는 고양이, 초전이

여/만 5살 6개월 _ 2014년 2월 구조




구조사연:

가게에서 쥐잡이용으로 키우던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가게 주인은 이미 손을 탈대로 탄 어미 고양이와 길에서 태어나 사람을 두려워하게 된 새끼 3마리를 모두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어미라도 부디 데리고 가 달라는 호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온 가족이 차가운 거리에 나 앉았습니다. 새로 가게를 얻어 입주하신 분이 아이들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겨 돌봄을 허락하셨고, 집과 사료를 놓아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해 겨울, 당시 5~6개월 령이던  새끼 중 초전이가 그만 범백혈구감소증에 감염되었던 것입니다. 초기에 발견되어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초전이는 중성화 수술 후 어미의 곁으로 방사되었습니다. 


그러나 두 달여 후, 초전이는 노래방 좁은 천정에 갇힌 채 발견되었습니다. 방사된 직후 천장에 갇혔고 이후 나오지 못하는 초전이를 어미가 먹이를 물어다 먹이며 돌봐왔던 것입니다. 사연은 기구하기만 합니다. 초전이는 초겨울 구조 당시 범백혈구감소증 뿐 아니라 대퇴골 골절까지 당한 상태였습니다. 어떤 불행이 먼저였는지는 모릅니다. 워낙 위중한 병이라 빈사상태인 초전이를 치료하느라 골절을 알지 못했고 대응도 하지 못했습니다. 장애가 유발된 초전이는 점프를 할 수 없어 한번 들어간 천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입니다. 


지극한 모성애를 가진 어미 고양이 덕택에 초전이는 무려 2달여 간이나 천장에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습니다. 어미 고양이와 초전이의 눈물겨운 사연을 알게 된 마음씨 좋은 노래방 주인분들이 천장을 뜯어 초전이를 구조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잘못 붙어버린 다리는 그제서야 검사와 수술을 할 수 있었지만 워낙 큰 사고를 당했던지라 정상적인 운동기능은 되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초전이는 다리를 심하게 절고 전혀 점프를 할 수 없는 고양이가 되어 카라의 품에 안겼습니다. 비록 장애가 있고 사람을 두려워하지만 공격성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한쪽 코 옆에 비대칭의 검은 점을 가진 외모는 너무나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자신을 정성스럽게 돌봐주었던 어미를 꼭 닮은 것인지, 초전이는 구조되어 카라에 입소하는 어미 없는 아기 고양이들을 얼마나 살뜰히 보살피는지 모릅니다. 비록 사람을 따르지 않지만 착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공격하는 행동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초전이는 참 예쁜 고양이입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품위가 넘칩니다. 다리에 장애가 있어 뛰어 오를 수 없고 절룩거리지만 안전한 가정 내에서 살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어 입양도 기대해 봅니다. 사회성이 좋아 고양이들과 아주 잘 지내서 야생고양이의 특질을 잘 이해하는 댁에 둘째로 가면 잘 지낼 수 있을 아이입니다. 절친인 찐빵이와 함께 입양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5. 한 때 유행했던 품종묘에서 유기묘가 된 터앙어미

여/5~6살 추정 _ 2015년 9월 구조




구조사연: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아파트 단지가 재개발에 들어갔습니다. 그 동네 특성이었을까요? 이곳에는 보통 길에서 볼 수 있는 고양이들 뿐 아니라 스코티쉬폴드, 봄베이, 터키쉬 앙고라들도 유독 많이 길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 고양이들 중 봄베이는 다리까지 다친 상태로 목에 고급 가죽 목걸이를 맨 채 떠돌고 있었으며 터키쉬앙고라들이 특히 많았습니다. 구내염을 앓고 있는 나이가 제법 많아 보이는 녀석, 이미 몇 대를 길에서 살아온 듯 야생성을 강하게 표출하는 젊은 수컷, 그리고 어린 새끼들을 거느리고 힘겹게 살아가는 아직 어린 나이에 여러 번의 출산을 했다는 터키쉬앙고라 어미까지요. 


터앙어미의 가족들은 아파트 건물 아래 곱등이가 가득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을 연민하는 누군가가 먹이는 주었지만 중성화는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어린 터앙어미는 반복된 임신과 출산으로 겉보기에도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습니다. 새끼 4마리 또한 고름으로 눈이 붙어 있거나 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불행의 대물림을, 누군가 저질러 놓은 문제를 더 심각해지기 전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카라는 사람과 친해져 입양 가능성이 있는 어린 터앙엄마와 4마리의 새끼고양이들을 구조하여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 녀석들을 구조하여 개체군에서 제외시켜 주어야 이 재개발 지역에서 길고양이 보살핌을 하는 케어테이커분들이 짊어질 문제가 줄어 들 터였습니다. 


검사결과 불행히도 터앙 새끼들은 범백에 감염된 상태였고 가족 모두에 대한 격리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치료 과정 중 가슴 아프게도 2마리가 그만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살아남은 2마리 새끼는 치료 완료 후 좋은 가정으로 입양을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터앙 어미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친해지지 못했습니다. 보통 유기묘는 다시 사람 곁으로 오면 친화력을 회복하며 이는 시간의 문제입니다. 가엾게도 이 어린 터앙어미는 버려진 유기묘의 후손으로서 애초부터 야생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터키쉬앙고라가 한때 폭풍처럼 유행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터앙엄마의 엄마 또는 할머니는 아마도 꺄악 소리가 날 만큼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하얀 고양이를 원하는 누군가가 제법 큰 돈을 주고 매입했을 것입니다. 그러다 부주의나 변심으로 거리로 내 보내게 되었을 테고요. 터앙 어미는 우리에게 참 많은 이야기를 해 줍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사람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아걸었던 터앙어미. 이제는 밥을 주러 가거나 청소를 할 때면 쪼르르 내려와 사람의 머리카락을 건드리면서 놀거나 애교스러운 행동도 가끔 보여주곤 합니다. 

* 터앙어미의 구조 사연은 ‘더 이상 버리지 않을’ 진짜 가족을 기다리는 유기묘들의 슬픈이야기 – EBS <하나뿐인 지구> 고양이는 버려도 되나요? 편에서 방영되었습니다.






6. 곰팡이로 얼굴이 망가진, 희망이

여/7살 추정 _ 2015년 5월 구조




구조사연:

2015년 5월, 카라 활동가들은 어두운 밤과 새벽 은평구의 한 지역에서 ‘얼굴 없는 고양이’ 한 마리를 찾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제보된 녀석의 모습이 밤낮으로 가슴을 옥죄어 와 밤이든 새벽이든 녀석에게 도움을 줄 수만 있다면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카라 활동가들 외에도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시는 케어테이커 분도 계셨고 동네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함께 내어 주셨습니다. 


제보된 사진 속 고양이는 얼굴의 반 이상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었습니다. 다친 건지 학대의 결과인지 혹은 질병인지 불분명한 상황이었습니다. 분명한 건 딱 하나, 결코 이대로 둘 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처가 처참한데다 나날이 아이의 호흡이 나빠지고 있는 상태여서 구조가 시급했습니다. 하지만 동료 고양이들이 호위하는데다 경계심으로 위축된 아이를 구조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단 한 번에 포획에 성공해야만 했습니다. 차 전체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차 밑으로 들어가게 한 뒤 몰아서 잡는 방법을 택했고 결국 녀석은 포획틀 안에 잡혀 주었습니다. 


고맙게도 큰 무리 없이 들어가 준 녀석의 건강한 얼굴을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름을 '희망이'로 지어주었습니다. 새벽 1시 30분, 24시간 동물병원으로 이동하는 길, 가슴속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이렇게 2015년 5월 4일 카라의 품으로 온 희망이는 5월 19일 1차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6월 4일에는 좀 더 정상적인 얼굴로 만들어주기 위한 2차 대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희망이의 얼굴이 망가진 원인은 곰팡이 효모균의 비강 내 감염으로 사람에게는 옮지 않으며 국내에서 확진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힘든 수술과 여러 고비를 넘긴 끝에 그해 8월 퇴원하여 자신을 구해 준 활동가들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일 안약과 연고를 발라야 했지만 더 이상 아프지 않아도 되고 놀란 사람들의 시선과 돌팔매를 피해 다니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처음 SNS를 통해 제보가 들어왔던 희망이의 얼굴은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의 상태였습니다. 아마 당시 희망이의 사연을 접하신 분들은 아직도 잊지 못하실 거라 생각이 됩니다. 그 동안 지역의 캣맘과 희망이 곁에서 희망이를 지켜주던 두 마리의 길고양이들 덕분으로 심각한 상태의 몸으로 오래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희망이는 힘겨운 여러 번의 수술과 치료를 통해 지금은 예쁜 얼굴을 되찾았습니다. 다른 고양이들과도 잘 어울리며 지내고 간식도 잘 받아먹습니다. 이제 사람의 손길도 받아들일 만큼 사람과 친해졌습니다.






7. 골반 골절과 척추 골절로 걷지 못하는, 길남이

남/2살 추정 _ 2016년 11월 구조




구조사연:

2016년 11월 중순 횡단보도에 쓰러져 있던 길남이를 발견한 구조자가 카라 동물병원으로 데려왔습니다. 당시 길남이는 성묘였고 사람을 따르지 않는 길고양이였습니다. 불행하게도 검사 결과 골반 골절과 척추 골절이 함께 있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었고 응급 치료를 진행했지만 결국 하반신 마비라는 후유증이 남았습니다. 현재 길남이는 하반신을 끌고 다니며 배뇨를 스스로 할 수 없어 하루 2번씩 사람이 압박배뇨를 시켜 주어야 합니다. 대변은 압박배뇨를 할 때나 움직일 때 밀려서 그냥 나오곤 합니다. 길남이는 이렇게 사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길남이를 병원에 데리고 오신 구조자분은 더 이상 길남이의 곁에 안계십니다. 당일 10만원을 내 놓고 이것이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하신 이후 길남이의 소식을 물어 오신 바가 없습니다. 하반신을 끌고 다니며 스스로 변도 못 보는 고양이는 그렇게 카라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구조자분은 동물보호단체에 아이들 데리고 왔으니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가 도움이 필요한 모든 동물을 구하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직 너무나 낙후된 우리나라 동물보호 여건에서 우선은 동물이 좀 더 나은 처우를 받게 하기 위한 법 제도 인식 영역에서의 캠페인 같은 예방활동으로 ‘구조가 필요한 동물들을 줄이는 활동’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손이 가는 길남이이지만 활동가들은 시간을 쪼개 할애하며 애쓰고 보살피고 있습니다. 길남이와 또 다른 장애 동물들을 돌보면서 계속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 동물들은 행복할까? 어떤 분은 이렇게 힘든 상태의 동물 한 마리를 구하는 노력으로 여러 마리의 동물들을 구하는 것이 더 맞지 않겠냐고도 물어 오시기도 합니다. 생각해봐야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하기 이전, 활동가들은 길남이의 까만 눈망울을 매일 마주치며 녀석이 비록 장애가 있어도 여전히 삶을 갈구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행복해하는 눈물겨운 순간들을 확인하곤 합니다. 길남이와 같은 동물들이 줄어들게 하는 일이 결국 카라의 소명임을 길남이를 통해 깨닫습니다.  




성격 및 현재 상태:

처음에는 예민하고 공격적인 말 그대로 길고양이였습니다. 그러다 하도 여러 번의 손길이 가다보니 이제는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되어 현재는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하는 일명 개냥이가 되었습니다. 비록 배변과 수직 운동은 못하고 쓴 약을 달고 살지만 두발로도 충분히 잘 다니며 밥도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모른답니다!






8. 앞이 보이지 않는, 피오나

여/2~3세 추정 _ 2018년 5월 구조




구조사연:

군부대 내에 깃들어 살고 있는 어미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주변 주민들 사이에서는 눈이 아픈 어미 고양이가 역시 눈이 아픈 새끼 고양이들을 지속적으로 출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구조자분은 예쁜 노랑둥이 어미 고양이가 앞을 거의 보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어미 고양이가 야옹야옹 울면 동료 고양이들이 와서 이 어미를 도와준다고 했습니다. 최근 들어 이 어미 고양이의 주변에 여러 마리의 고양이들이 모여들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전해들은 아이의 상태는 심각해 보였고 고통이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는 듯 했습니다.


고양이들도 동료와 친구 그리고 가족이 있으며 복잡한 사회생활을 합니다. 아픈 고양이에게 양보를 하거나 서로 의지하며 사는 모습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이 고양이가 어떤 상태인가에 따라 우리들의 판단 또한 달라질 것이었습니다. 시급히 구조를 결정하고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야생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치료해서 돌려보내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검사 결과, 이 어미 고양이는 길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어미 고양이의 오른쪽 눈은 선천적으로 발달이 안 되어 겨우 명암만 구분할 수 있었고, 왼쪽 눈에 의지해 살아왔는데 그마저도 녹내장 말기로 이제 시력을 잃은 것은 물론 막심한 통증이 있었던 것입니다. 눈이 안 보이는 고양이가 척박한 거리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건 자명했습니다. 게다가 이 어미 고양이는 안타깝게도 여러 마리의 새끼를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아주 초기에 불행의 대물림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허피스를 앓는 어미의 경우 임신을 하면 새끼의 눈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장애묘를 출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어미 고양이의 불행, 그리고 그 어미가 아무것도 모른 채 또 새끼를 낳아 불행을 대물림하지 않도록 카라에서 이 고양이를 보호하기로 했습니다. 앞이 보이지는 않지만 카라 활동가들은 손길과 음성으로 녀석에게 사람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줍니다. “우리가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 




성격 및 현재 상태:

피오나는 현재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겨우 명암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앞이 안 보이는 고양이의 세상을 상상해 봅니다. 우리 사람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또 다른 세상을 열어가듯 피오나는 지금 카라 활동가들과 녀석만의 새 세상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사람이 두려워 손길을 잘 허락하지는 않지만 처음과 다르게 사람의 소리가 나도 놀라지 않습니다. 온 몸을 편하게 뻗고 나른한 낮잠도 즐깁니다. 녀석이 사람과 친해져 좋은 가정으로 입양될 날을 꿈꾸며 더 많은 사랑을 주기 위해 노력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