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입양한 말랑이 인사드려요

  • 유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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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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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31



안녕하세요

2015년 9월 말랑이 입양가족입니다. 


오랜만이자 첫 인사에요. 혹시나 잊으셨을까싶어 유기당시 사진으로 글을 시작해봅니다 ㅎㅎ

오는 9월 11일은 말랑이 입양 5주년이에요! 

그동안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이런 인연 만들어주신 카라에게 늘 감사하며, 멀리서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다름이아니라, 입양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Oh boy! 오보이>라는 잡지에 입양 사연을 기고했는데 당첨이 되어 이번 신간 105호에 실리게 되었어요. 




인사도 드릴겸 해당 내용 공유드리고자 정말 오랜만에 소식 전합니다. 부끄럽지만 기고 원글도 함께 첨부해요 ㅎㅎ


2015년 가을, 다리가 부러진 채 한 건물 앞에 유기되었던 말랑이를 입양했습니다. 전 견주가 남긴 편지에는 좋은 포메라니안을 분양 받았지만 수술비를 감당하지 못해 더 좋은 주인을 찾는다고 적혀있었어요. 하지만 의아했습니다. 말랑이는 지금보다 당시에는 더 희귀했던 블랙 포메라니언이고 비싼 가위컷 미용이 되어 있었으며, 함께 버려진 반려동물 용품들은 모두 유명 브랜드 제품이었으니까요.
 
동물권단체 카라의 지원을 받아, 말랑이는 부러진 왼쪽 앞다리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가족도 없이 외롭게 견뎌냈습니다. 회복 및 재활이 필요한 말랑이의 임시보호를 맡았다가 정이 들어 평생 가족의 연을 맺게 되었어요. 다행히 지금은 다리도 건강하고 저와 함께 행복합니다. 매일 1시간씩 산책하며 다리 건강을 신경 쓴 덕에 근육도 탄탄히 붙고, 댕댕런에 함께 참가해 5km 완주 메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지내는 지난 시간 동안 늘 건강하고 행복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가면역 질환으로 눈이 퉁퉁 부어 약 3개월간 계속 약을 먹으며 통원치료를 받아야 한 적도 있고, 대퇴골에 문제가 생겨 작년엔 뒷다리 양쪽을 모두 수술 받았습니다. 솔직히 그럴 때 카드 명세서에 찍힌 큰 금액이 버겁습니다. 말랑이가 아픈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마음이 아파 힘듭니다. 무심코 말랑이에게 아프지 마란 말을 할 뻔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다는 이유로, 병원비가 부담된다는 이유로, 이미 한 번 버려졌던 말랑이에게 아프지 마는 절대 해서는 안된 말이라는 것을 압니다. 대신 더 단단하고 용감한 반려인이 되기로 다짐합니다.
 
말랑이의 전 견주의 상황을 조심스럽게 한 번 추측해봅니다. ‘요즘 인기 많은 견종인 포메라니안을 키우자, 특이한 것을 가지고 싶으니까 희귀 컬러 블랙으로 구입하자. 비싼 미용과 브랜드 제품으로 자랑하기 좋게 꾸미자. 하지만 강아지 몸값보다도 훨씬 비싼 병원비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야. 병원비는 돈이 아깝다. 더 못 키우겠다.’ 제가 상상해본 시나리오가 차라리 과장된 것 이길 바랍니다. 말랑이가 그렇게 액세서리 취급을 받다가 버려진 것은 아니길 빌어요. 전 견주를 떠올릴 때마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개는 장난감이 아닌 생명이고 언제든 아플 수 있다.’는 사실을요.
 
오는 9월 말랑이 입양 5주년을 맞이합니다. 이번에는 축하 선물로 건강검진을 해줄까 합니다. 요새 부쩍 얌전해지고 검은 털 사이로 새치처럼 흰털들이 올라와서 말랑이가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사실 검진 결과가 조금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를 믿고 의지하는 말랑이에게 마음껏 아파도 된단다!”라고 말하는 든든한 반려인이 되어줄 것입니다. 그래도 건강하면 더 좋고요.

그럼 언젠가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어수선한 요즘이지만 모두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댓글 1

카라 2020-09-08 10:14

참 예쁜 말라이 소식 너무 감사드립니다. 벌써 5주년이라니 놀랍네요 ^^ 항상 감사드리고 빨리 코로나가 좀 잠잠해져서 입양가족분들 만나기를 기다립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말랑이 축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