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는 2022년 창립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처음 카라는 사무실 하나 없었지만 전 운영진이 한 마음으로 자원봉사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성실한 활동과 진정성 있는 노력을 인정해 주시는 회원과 시민 여러분들 덕분에 2014년에는 더불어숨센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동물전문도서관과 사무실 그리고 동물병원을 갖추고 1층 입양카페에서는 ‘사지 말고 입양‘을 홍보하며 시민들과 소통하는 종합동물보호교육센터였습니다. 법과 제도를 개선해 더 많은 동물을 보호하고 전 국민 동물보호 교육을 해보자는 야심찬 목표가 있었습니다.
6년여 후인 2020년에는 2년 이상 치밀하게 준비해 선진형 토탈 반려동물보호센터인 더봄센터 건립에도 성공했습니다. 더봄센터는 카라의 회원, 오피니언 리더, 시민 여러분들과 기업들의 참여로 이룩한 한국 반려동물 보호활동의 중요한 성과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연대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지금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제로투원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모든 시간이 기적과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운영 4년차를 맞아 안정권에 들어선 더봄센터지만 그간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더봄센터가 개관하자마자 시작된 코로나 펜데믹은 400마리 이상의 동물 돌봄을 하루도 쉴 수 없었던 카라에 큰 시련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잘 극복하고 성장해 왔지만 이제 막 성년을 맞아 도약을 준비하는 카라 앞에 많은 도전이 놓여 있습니다.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불안 속에서 소외되는 동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1년 말 큰 기대를 가지고 출범했던 개식용종식을 위한 사회적논의기구는 답보 상태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민법 개정 또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2023년을 맞아야 했습니다. 사회적 갈등과 상호 혐오가 극으로 치달으며 동물은 최약자로서 혐오와 학대의 대상이 되곤 하며 이를 보는 시민들의 분노도 커져갑니다. 쇼돌고래 비봉이의 방류 후 실종 사태와 명확한 양형기준 없이 동물학대자들에게 내려지는 솜방망이 처벌은 좌절감을 주기도 합니다.
2023년은 세계적으로 경제가 악화되고 3년간의 코로나 펜데믹 후유증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카라로서는 지난 20년 시민단체로서 기틀을 다졌다면 이제부터는 더 강한 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앞에 놓인 난관이 만만치만은 않습니다. 그럴수록 카라는 이 시련을 활동을 통해 점검하고 동물권 철학을 더 예리하게 가다듬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단단히 허리띠를 조이고 신발끈을 다시 매겠습니다. 다가올 도전에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더 실천적인 현장 동물권 활동에 매진하겠습니다. 앞으로 카라 활동의 깊이를 더해 강력하게 사회 변화를 추동해 낼 조직과 운영체계에 대한 고민도 시작될 것입니다. 다른 한편 더 많은 시민분들이 동물권 활동을 지지하며 입문하실 수 있도록 2022년에 이어 적극적인 미디어 동물권 확장 캠페인을 지속하려 합니다.
카라는 회원님들의 단체입니다. 카라가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는 동안 지금까지와 같이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고 더 강한 결속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과 함께여야 이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끝으로 바쁜 시간을 내 총회에 참여해주신 대의원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2023년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전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