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밭지킴이에서 반려동물로,
쥐잡이 천덕꾸러기에서 마을 고양이로!
‘동물의 권리’가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로 확장되며 반려동물의 복지 수준 역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동물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비 피할 곳도 없이 평생 1m 목줄에 매여 살거나 돌봄의 손길 없이 떠도는 시골개들, 그리고 천덕꾸러기로 살아가는 시골 길고양이들입니다.
시골개와 시골 길고양이의 현주소
개는 원래 밖에서 키우는 것이다.
개에게 잔반을 줘도 괜찮다.
새끼를 낳으면 주변에 나눠주거나 개장수에게 팔면 그만이다.
흔히 마당이나 공장 또는 밭지킴이로 길러지는 개들은 평생 짧은 줄에 매여 외롭고 단조롭게 살아갑니다. 이들에게 허락된 복지는 굶지 않는다는 것뿐, 하지만 이조차 음식물쓰레기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비 피할 곳이라도 있다면 다행, 종종 개들은 한겨울 추위와 장마철 비바람을 막아줄 집 하나 없이 지내기도 합니다.
개들은 동물등록이나 의료복지는 커녕 아파도 치료받지 못합니다. 먼저 비용부터 떠올립니다. 줄에만 묶여 산 개들은 차타기를 무서워해 이동도 쉽지 않은데다, 시골일수록 병원 접근성까지 안 좋습니다. 시골일수록 노인분들이 사회화 안 된 대형견을 많이 키우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결국 임신과 출산의 끊임없는 반복을 그저 바라만 보게 됩니다. 대책 없이 태어난 아기동물들과 어미는 누군가에게 주거나 도살될 걸 알면서도 떠돌이 개장수에게 넘기기도 합니다.
묶어 기르던 마당개가 떠돌이 개의 새끼를 낳기도 하고, 이 새끼들이 사회화 시기를 놓쳐 사람을 무서워하는 떠돌이 개가 됩니다. 이들은 위험천만한 도로를 배회하다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개를 잡아가라는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용케 연명한 떠돌이 개는 소위 ‘들개’로 불리며 또다시 박해받습니다. 방치된 개들의 악순환은 대를 이어가며 불행과 비극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 1m 줄에 평생 묶여 살다 상처를 통한 감염으로 결국 다리를 절단하게 된 진순이
| 울진 산불 현장, 짧은 목줄에 묶여 도망치지 못해 산 채로 타 죽어야 했던 ‘작은 메리’와 간신히 살아남은 ‘큰 메리’
“여기 고양이들 다 좀 데려가”
중성화? 그걸 어떻게 해. 나는 못해.
손 태워도 괜찮아.
시골 길고양이의 삶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시골 길고양이는 ‘흔해 빠진 천덕꾸러기’로 살아갑니다. 봄과 가을 발정기 싸움과 소음은 길고양이들의 복지를 훼손하고 인식을 악화시킵니다. 중성화로 대폭 경감 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아직 시골 길고양이에 대한 TNR은 매우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렇게 태어난 새끼들의 절반 이상이 1년도 못살고 사망하며 성묘들도 전염병이나 로드킬, 심지어 독살되는 등 여러 사유로 숱하게 죽어갑니다.
시골에도 간혹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케어테이커가 있지만 중성화 없이 사료만 챙겨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양이가 불쌍해서, 방법을 몰라서, 비용이 들어서 등등 중성화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한편 반려묘를 중성화 없이 실외를 배회하는 고양이로 키우거나, 아예 길에서 풀어놓고 키우기도 하며, 그러다 고양이가 사라져도 다른 데서 잘 살겠지 하는 무책임한 태도도 목격됩니다. 이렇게 시골 길고양이 개체군이 형성되어 나고 죽고를 반복합니다. 이런 처지에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길고양이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입니다.
안정적인 급식소 운영이 안되다보니 시골 길고양이들은 생존을 위해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뜯거나 사람들이 키우는 닭과 같은 작은 ‘가축’을 사냥하기도 합니다. 이때 사람들은 합리적인 해결의 노력보다 생명을 학대하거나 해치는 불법적이며 그릇된 선택을 먼저 취하기도 합니다.
| 뉴트리아망에 포획된 고양이 망고
|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 가비
더 많은 동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마을 동물복지 사업
개들은 후각 청각 신체 능력과 인지능력이 매우 뛰어난 인류의 독보적 반려동물로서 정상적인 섭식, 수면, 휴식, 운동, 배변 등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의 충족은 물론 냄새 맡고 뛰어놀며 사람과의 적절한 유대를 갈망하는 동물입니다.
시골지역은 사람과 길고양이가 대도시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병아리를 사냥하거나 쓰레기 봉투를 뜯는 대신 절대적 설치류 조절자로서 농장이나 주택에서 톡톡히 제 역할을 하며 살아가도록 배려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배려하고 노력하면 오직 보호자만 바라보는 한 동물의 평생을 살만하게 만들 수 있으며, 길고양이와 합리적으로 공존하는 전향적 해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세상을 창조하지 않는 한, 방치되는 수많은 개들, 박해받는 길고양이 모두를 구조할 수 없습니다. 비록 작은 지역이더라도 이 동물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바꾸고자 합니다. 사람을 변화시키고 인식을 바꾸는 일은 깊은 사고와 협업의 지혜 그리고 인내를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길의 끝에서 우리는 보다 나아진 환경에서 배려받으며 사는 시골개 시골 고양이들을 만난다는 희망을 안고 출발합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마을 동물복지 사업의 목표 파주 더봄센터를 중심으로 우리 이웃들이 자신과 마을의 동물을 오늘날의 동물복지 수준에 맞게 잘 보살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함 동물권행동 카라의 마을 동물복지 사업 수행 활동 시골개 1. 1m 목줄을 가볍고 긴 와이어줄 등으로 교체하는 등 개의 행동 반경을 넓힐 수 있도록 합니다. 2. 중성화 수술 및 구충과 예방접종을 지원해 무분별한 번식을 막고 동물의 질병을 예방합니다. 3. 동물등록으로 보호자가 동물을 책임지게 하고, 유실 사고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합니다. 4. 음식물쓰레기 급여, 방치 사육 등에 적절한 계도와 모니터링을 진행합니다. 5. 돌봄교육이 필요한 곳에 교육 지원을 하며 개집이나 울타리등이 필요한 경우 지원합니다. 시골 길고양이 1. 집중TNR 및 구충과 예방접종을 지원해 번식을 제한하고 동물의 질병을 예방합니다. 2. 길고양이 급식소를 정비하고 확대하여 케어테이커의 원활한 급식소 운영을 돕습니다. 3. 케어테이커가 중성화는 물론 관찰과 치료 등 바르게 돌볼 수 있도록 교육하고 양성합니다. 4. 반려묘 미중성화, 방치 사육 등의 상황에 대하여 보호자에 대한 계도와 모니터링을 진행합니다. 5. 길고양이와 주민 갈등이 있는 지점에서 합리적 과학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지원합니다. |
| 마을에 떠돌아 다니는 개들
| TNR을 하는 카라 활동가들
모든 개가 반려동물로서 살아가고, 길고양이가 마을 지킴이로 돌봄받는 마을
많은 사람이 동물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을 어떻게 대하고 돌보아야 하는지 배운 적은 없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동물학대에는 엄중히 대응하되, 개선이 가능한 지점에서 적극적으로 적절한 도움과 가이드를 제시함으로써 누구든 지금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동물을 보살피며 살아갈 수 있도록 가능한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카라는 <마을 동물복지 사업>이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프로그램으로서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실천적인 활동의 모델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대화와 협업을 통한 실천적 동물보호 활동으로 지금의 극단적인 동물혐오와 갈등을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 믿습니다.
아직도 많은 동물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카라는 마을 동물복지사업과 더불어 법과 정책, 문화와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동물의 권리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마을 동물복지 사업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