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고양이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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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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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25, 면역질환을 앓던 고양이 나비가 고양이별로 긴 여행을 떠났습니다.

나비는 지난해 겨울, 마을 동물복지 사업을 통해 더봄센터에 왔습니다. 한 마을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살던 나비는 나이가 들어 힘겹게 지내던 중 자신을 나비라 부르던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정을 쌓았습니다.


그러나 몸은 이미 쇠약해져 있었고, 노령성 질환과 장염, 유선종양, 면역매개성 관절염을 앓고 있었습니다. 앞발은 서서히 굳어 걷기 어려운 상태였지만, 병원의 정성 어린 치료와 보살핌 덕분에 살이 오르고 컨디션도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나비는 수많은 쿠션 중에서도 바나나쿠션을 가장 좋아했고, 다른 고양이들과 볕에서 쉬는 시간을 즐겼습니다. 앞발이 불편했던 나비를 위해 틈틈이 더봄센터 곳곳을 함께 구경하며 세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빨 하나 없는 나비는 덴탈사료를 유난히 좋아해 사료 주는 시간만 되면 우렁찬 소리로 재촉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비가 그토록 좋아하던 덴탈사료를 더 이상 먹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식욕저하와 빈혈은 나비를 점점 더 쇠약하게 만들었고, 이번에는 어떠한 치료로도 기운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며칠 뒤, 나비는 조용히 깊은 잠에 들며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이제 나비가 고양이별에서는 건강한 다리로 마음껏 뛰어놀고, 사랑하던 바나나쿠션 위에서 아픔 없이 평안하길 빕니다. 나비의 명복을 함께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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