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들에게도 구제역 백신 검토를 환영한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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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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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신 일 자 : 2011년 01월 04일
수 신 : 농림수산식품부 유정복 장관 /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이주호 원장
수 신 참 조 : 농식품부 동물방역과 안유영 사무관, 김정수 주무관, 검역원 질병방역부 한종현 과장
발 신 : KARA 임순례 대표 및 11,500여 회원 일동
발 신 담 당 : KARA 사무국 임미숙 차장
제 목 : 돼지들에게도 구제역 백신 검토를 환영한다

돼지들에게도 구제역 백신 검토를 환영한다


▲ "제발 저희들을 생매장하지 말아주세요~" 80마리의 돼지를 인도적으로 자연친화적으로 키우고 있는 파주 이장집 농장의 꼬마돼지 팔순이, 팔복이, 말복이. 이렇게 건강한 아이들까지 예방 차원으로 죽여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구제역, 조류독감 등은 공장식 대량생산 체제가 동반하는 재앙이다. ⓒ 동물보호 무크지 [숨]
 

1월 4일 오늘 오전 <연합뉴스>에 의하면 "최근 열린 가축방역협의회 실무회의에서는 돼지에 대해서도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는 농림수산식품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정부가 돼지들에게도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모돈과 종돈을 주로 기르는 지역, 한우개량사업소, 축산기술연구소, 축산연구원 등 주요 축산단지를 지키고 구제역이 호남지역으로까지 남하하는 것을 막으려면, 돼지에 대한 백신 접종 등 선제적 방역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국립축산과학원 산하 연구소에서 사육 중인 소와 돼지에 대해 내일(5일)까지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며, 우량 씨소와 실험용 형질전환 복제돼지 등은 이미 접종했다고 한다.
 
오후 5시 넘어 <매일경제신문>은 돼지도 백신하기로 했다며, "대상 범위를 얼마나 하느냐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KARA는 정확한 확인을 위해 6시 30분경 농식품부 동물방역과의 조옥현 서기관과 통화한 바로는, ‘아직 검토 중이며, 언제 확정되는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 돼지사육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12월 22일 오후 방역당국이 돼지들을 살처분하지 않고 덤프트럭에 실어 불법 생매장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방역요원이 돼지를 매몰구덩이 앞에서 포크레인 삽으로 떠밀어 생매장하는 장면. ⓒ 경인일보 제공

확정이 된 줄 알고 많은 시민들이 반가워했는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니 조금 아쉽다. 그래도 이제라도, 많이 늦긴 했지만, 돼지에 구제역 백신을 검토 중인 것을 매우 환영하고 지지한다. 한시라도 빨리 돼지 접종을 확정하고, 지체 없이 백신 조달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이미 너무 확산된 상황이니, 되도록 전국의 모든 소와 돼지에게 백신접종을 실시해주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리 상황에 잘 맞는 백신의 국내 개발도 서둘러, 장기적인 대비도 시작해야 한다. 나아가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등 질병 역학에 대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에 크게 투자하기 바란다.
 
 
2000년도의 구제역 방역에서 배우자
 
오늘 아침 CBS <변상욱의 뉴스쇼>에서는 2000년도의 구제역 방역을 총지휘했던 김성훈 전 농식품부 장관을 인터뷰했다. 다음에 옮긴 김 장관의 이야기야말로 지금 새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당시 6개 시군까지 확대될 때 바로 백신조치를 취해가지고, 이번에 지금 구제역이 70만 두 가까이 살처분 매몰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 당시는 시군에서 2,200두의 살처분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멈췄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당시 국제수역사무국에서 가장 빨리 초동진압한 나라로서 구제역 청정지위회복을 아주 빠른 시기에 할 수 있었습니다.
...
국내 발생 이틀 전에 대만에서 초동작전을 잘 못해가지고 구제역이 대만섬 전체로 퍼져서 400만 두의 가축을 땅속에다가 살처분해서 매몰해야 되는 비극적인, 일대 세계적인 사건이 일어났거든요. 그래서 대만에서의 실패 사례가 역으로 보면 바로 저희들의 매뉴얼이었고, 저희 때 성공적으로 국제적으로 청정지위를 회복하고 나서는 매뉴얼을 만들어서 전국에 다 돌렸고, 기록을 남긴 전자책, 그리고 일반 책자로 남겨나서 지금도 거기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는데, 반드시 그때 만든 매뉴얼 정도도 아직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보다도 제일 아쉬운 점은, 결국은 살처분 관계해서 여러 가지 소홀한 점이 지금 보고 되고 있고요.
...
아무튼 백신을 한 이후 백신을 하지 않은 지역에서 너무나도 많이 퍼져나가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대규모 살처분이 오히려 질병 확산시킬 가능성
 
구제역이 발발한 2001년 영국에서 있었던 600만 마리라는 가공할 숫자의 살처분도 비효과적인 미리비우기식 살처분 방식으로, 3km 이내 비우기를 위한 행동이 3km 밖으로의 전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 계산에 넣지 않은 매개변수들이 많다는 점, 발병한 시기를 전염된 시기로 보는 오류 등에 의해 80%의 건강한 동물까지 과도하게 살처분된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R.P. Kitching, A.M. Hutber, M.V. Thrusfield, 2005 : 197–.209). 그런 만큼, 그를 두고 과감한 방역이나 성공한 방역이라고 인용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음이 지적되었다.
 
 
▲ 12월 31일, KARA의 대표인 임순례 감독이 “돼지 생매장은 명백한 동물학대, 즉각 중단하라”는 팻말을 걸고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였다. 경향신문 기자 등과 인터뷰하는 중. ⓒ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
 

카라가 농식품부에 12월 10일자 공문으로 보낸 내용이다.
 
"대규모 살처분은 오히려 질병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으며, 전염병 발생 기간을 더욱 길게 만들 수도 있다. 연구 결과 백신을 맞은 동물이 캐리어가 될 가능성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었다. 무역의 측면에 있어서도 살처분이나 백신의 경우 모두 비용이 발생하며, 발병이 잦고 확산이 크다면 살처분이든 백신이든 무역 관련 비용은 더더욱 차이가 적어질 것이다."
 
더구나 생매장은 돼지들의 처절한 몸부림으로 매몰 구덩이에 깐 비닐이 찢겨져 빠른 시일 내 침출수가 흘러나와 질병을 더욱 더 크게 확산시킬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2월 27일에 경북 영천시에서는 이틀 전에 예방적 살처분한 돼지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넘쳐 마을 진입로 50여m를 뒤덮은 뒤 도랑으로 흘러들었다.
 
또한 1월 2일에도 파주시 광탄면에서 이틀 전에 예방적 살처분한 돼지 매몰지 옆에 검붉은 침출수가 흥건히 고였고, 계곡에서 끌어다 쓰는 호수에서는 붉은 핏물이 계속 흘러 나왔다. 현장을 취재한 CBS 기자는 그 침출수가 내장을 뒤틀리게 할 정도로 심한 악취를 내뿜는다고 하였다. 4일에도 원주 판대리에서 3일 전 구제역 발생 농가의 돼지들을 묻은 국유림에서 가축의 피가 넘쳐 인근 도로로 흘러나왔다고 한다.
 
 
살처분 방법은 명백히 농식품부의 책임
 
계속해서 농식품부는 "가축을 안락사 시킨 뒤 매장시키라는 규정을 지자체에 하달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하며, 생매장 책임을 지자체에만 떠넘겨왔다. 농식품부는 지자체에 살처분 범위만 정해주고, 어떤 장비로 어떻게 안락사 시켜야할 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아온 것이다. 안락사는 지자체 상황 따라 서로 다른 방법을 적용해야 하는 문제도 아니고, 이러한 중대사에 당연히 안락사 장비와 방법을 마련하여 지자체에서 사용하도록 책임지고 지도, 감시해야 하는 농식품부로서, 명백한 태만이고 기만이며 불법적인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그러한 안이한 정책으로 벌써 78만 마리의 소, 돼지가 매몰되고, 생매장에 관계된 농민과 방역요원들은 깊은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 농민이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고, 방역요원들은 과로로 사망하기도 하고 유산하기도 했다. 강원도 문막 오지에 사는 김봉준 화백은 <프레시안> 기고에서 축산 농가뿐 아니라 온 마을 주민이 20일간 외부로 나가지 못하고 발이 묶여버린 상태에서, 온 마을 주민이 집단 우울증에 빠졌다고 하였다. 이 정도면 가히 온 나라가 가축들의 무덤이고, 준 계엄 상태라 할 만하다.
 
 
생매장 현장에 대한 절망적인 제보
 
고통스럽게도 다음과 같은 제보도 들어온다. 지난 2일 <오마이뉴스>에 메인 탑에 올랐던 KARA의 기고문 “생매장 싫어요, 우리도 백신접종 해주세요”을 읽고, 오늘 한 독자가 ‘좋은 기사 원고료’를 입금하면서 남긴 글이다.
 
“포클레인으로 돼지를 찢어 죽이면서 생매장하는 장면을 목격하였습니다. 말세입니다. 어린이들에게 창피합니다. 지금도 그 장면을 상상하면 구역질이 납니다. 눈앞에서 살아있는 동물의 척추가 부러지고 온몸이 찢겨 가면서 결국은 땅속에서 으스러져 죽는 지옥 같은 생명에 대한 범죄가 전국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한국 사회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는 모습입니다. 이런 행위를 하고 어찌 천벌을 피할 수 있을까요.”
 
도축장도 컨베이어벨트를 매우 빠르게 작동시키고 상품가치가 떨어진다고 전기충격장치의 전압을 낮추어 상당수 동물들을 산채로 ‘작업’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면,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는 노동자들이 가학적으로 변한다. 작업속도나 공정상 어쩔 수 없이 동물을 학대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동물을 학대하거나 그들이 어떤 고통을 당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참혹하게 다루는 것이다. 격무로 사망하는 방역요원도 나오는, 한국의 구제역 살처분 작업 현실에서 비단 이런 일이 한 곳에서만 일어났을지 그것이 더욱 두렵다. 우리나라는 지금 어디로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그런데 백신 검토는 고무적이지만, 괴산의 구제역 발생 농가의 돼지 70여 마리가 도축장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었다니, 이제 남은 전라도와 제주도에까지 확산시키는 게 아닌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시 한 번, 돼지에 구제역 백신을 검토를 환영하며, 빠른 시간 내에 돼지 접종을 확정해 적극 실시해줄 것을 요청한다. 끝.
 
 

2011년 1월 4일

(사)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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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하러 가기
 

* 농식품부에 돼지 백신을 요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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