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시의 친구들은 3월 23일부터 화마가 덮친 경북 의성을 시작으로 화재 피해 동물 구호 활동에 돌입했다. 3월 25일에는 산불이 안동으로 거세게 번져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을 접하고 3월 26일 새벽 선발대가 급히 안동으로 향했다. 안동지역은 의성 청송보다 반려동물 사육 비율이 높고 또한 사육 규모가 1천 마리로 알려진 소위 ‘식용개’ 사육 농장과 대규모 돼지 사육장 등이 있기 때문이었다.
◯ 그러나 달려간 현장에서 루시의 친구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목불인견의 참상을 접해야 했다. 700마리 규모 개농장은 아무런 선제 소방 조치 없이 이미 잿더미가 되어 있었다. 개들은 대부분 철창 내에서 죽었고 간신히 철장을 탈출했으나 불길을 피하지 못해 타 죽은 개들의 사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이곳에서 루시의 친구들은 살아남은 8마리의 개들의 존재를 확인했다.
◯ 전원 도사견들을 대규모 사육하고 있던 해당 개농장주는 생존 개들 구조에 대해 동물단체와의 대화를 거부했으나 자원봉사자의 설득을 받아들였다. 루시의 친구들은 중증 화상을 입은 4마리 개들 포함 총 8마리의 구호견들에 대한 치료와 돌봄을 즉각 개시했다. 안타깝게도 구조 다음날 한마리가 사망했고 중증 화상을 입은 개들은 집중 치료를 받으며 심리적 신체적 트라우마에서 회복하고 있다.
◯ 생존한 개들의 입양을 위해 글로벌 레스큐그룹인 휴메인 월드 포 애미멀즈(전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도 지원에 나섰다.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는 생존한 개들의 입양을 위해 5월중 미국으로 수송한다고 밝혔다. 루시의 친구들이 구조한 생존견 7마리 개들은 미국 메릴랜드에 위치한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의 보호 및 재활 센터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은 후, 미국 내 보호소 및 구조 단체를 통해 입양을 기다리게 된다.
◯ 이에 따라 루시의 친구들은 개들의 화상 치료와 검진, 백신접종과 중성화 등 사전 출국 준비중이다. 현장에서 도사견 8마리의 구조 협상을 진행한 김정빈(수퍼빈 대표)봉사자는 “개식용산업이 존재 자체로 동물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똑똑히 보았다. 개식용은 시대의 비극이며 이번 구조를 계기로 개농장주에 대한 비난보다 남은 개들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북지역 산불로 소 281, 돼지 25,034, 닭 174,027이 화재 피해로 죽었으며, 피해는 주로 안동지역에 집중되었다. 특히 반려동물 피해 1994마리 중, 안동에서 발생한 피해만 1,480마리에 이르며 대부분이 700마리 대형 개농장 등 소위 ‘식용’ 개농장의 피해다. 루시의 친구들은 경북 의성에서 불법 개농장 화재 피해견 20여 마리를 구조한 이후, 경북 청송에서 수 천마리 규모의 폐업 개농장을 발견했다. 700마리 개들이 타죽은 안동 개농장 인근에서는 수백마리 개들을 2층 뜬장에서 잔인하게 사육중인 또 다른 개농장을 발견하기도 했다.
◯ 루시의 친구들 단체들은 “개식용종식에도 불구하고 남은 개들의 인도적 조치 방안이 마련되지 못해 대규모 참상을 막지 못했다”며 “이번 700마리 개농장 전원 소사라는 전무후무한 사례는 한국 개식용의 비극적 역사를 압축해서 보여주며 다시는 이런 지옥과 같은 학대가 재현되지 않도록 특단의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단체들은 “살아남은 개들이 반려견으로 살아가도록 함으로써 죽은 개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대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한편 이번 산불 재난에서 루시의 친구들 단체들은 반려동물 피해 중 70%에 이르는 200여 마리의 구호 활동을 진행함은 물론 반려동물 동반대피법의 제정을 위한 시민 캠페인과 대정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끝.
※ 사진 및 영상 자료
1. 안동 700마리 화재 사망 개농장 현장 모습
2. 경북 청송에서 발견된 1000마리 이상 규모의 대규모 폐업 개농장과 방치된 백골 사체
3. 생존 도사들의 화상 치료 상황
4. 이제 안정을 찾아가며 깨끗한 사료와 물을 공급받는 도사들
5. 자유롭게 뛰어노는 생존견들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