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대신 농장을!] 논평 - WHO,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발암물질"... 육류 소비량 줄여야

  • 카라
  • |
  • 2015-10-29 22:30
  • |
  • 7035

공동 논평

수 신

각 언론사 기자

발 신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녹색당,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문 의

김현지 활동가, 02 3482 0999, arqus@ekara.org

발송일자

2015년 10월 29일 (목)

 

WHO,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발암물질”... 육류 소비량 줄여야
공장식 축산과 대량 육류 소비의 악순환 단절 기대

 


(사진 출처: @Steven Lilley http://bit.ly/1LE4svZ )

 

WHO(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난 10월26일 햄, 소시지, 베이컨 등 육가공 식품이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인 1그룹에,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는 인간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물질인 2A그룹에 속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50g의 가공육을 매일 섭취하면 직장암 발병 위험이 약 18% 높아지고, 붉은 고기의 경우 아직 충분히 증명할 수 없는 단계이지만 매일 100g의 붉은 고기 섭취시 직장암 발병 위험을 약 17%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 IARC는 발암물질을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는 충분한 증거가 있는 1그룹,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2A그룹,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2B그룹, 인간에 대한 발암 증거가 불충분한 3그룹,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있는 4그룹 등 5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이 분류 체계는 물질이 암을 유발하는지 여부에 대한 증거 비중에 따른 '위험성(hazard)'에 대한 구분이지, 물질에 노출된 결과 암이 발생하는 확률까지 포함된 ‘위험도(risk)’ 측정에 따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육가공 식품이 석면, 벤조피렌, 카드뮴, 니켈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과 같은 그룹으로 분류된 것은 육가공 식품 성분이 가진 발암성의 증거가 그만큼 충분하다고 본 것이기에 건강을 위해서는 육가공 식품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 이번 발표에 따르면 절임(curing), 훈제(smoking) 등 육류 가공방식은 ‘N-니트로소화합물(NOC)'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와 같은 발암물질을 만들고, 부치기(panfrying), 그릴(grilling), 바비큐(barbecuing) 등 육류를 고온으로 조리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물질들이 대거 생성된다. 한편 WHO는 '글로벌버든오브디지즈프로젝트(Global Burden of Disease Project)’의 최근 추정치를 인용하여 세계적으로 약 3만4천 건의 암 사망이 가공육의 높은 섭취에 따른 것이며, 붉은 고기와 암 사이의 뚜렷한 인과성은 다른 요인을 배제할 수 없기에 아직 확정할 순 없지만 해마다 5만 건의 암 사망이 붉은 고기 섭취에 기인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연간 흡연으로 인한 암 사망 1백만 건, 알콜로 인한 암 사망 60만 건, 대기 오염으로 인한 암 사망 약 20만 건 등과 비교된다.

 

세계적 권위를 가진 WHO가 육가공 식품 및 붉은 고기를 발암물질로 규정한 이번 발표에 대해 관련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육가공 식품과 붉은 고기가 위험성을 가진다는 사실, 그리고 이러한 육류의 높은 섭취가 건강에 해롭다는 점을 부정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는 10개국 22명의 전문가가 800여건의 암 연구조사를 면밀히 검토한 후 내린 평가인 만큼, 가공육과 붉은 고기 등 과도한 육류 섭취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옳다. 식탁에 오르내리는 식품이 석면과 담배 등이 속한 위험군으로 분류됐는데 국민건강에 대한 위험성 검토 이전에 관련 기업의 이해득실이나 그 여파부터 따져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일부 업계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가공육 섭취량이 낮은 편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1인 가공육 섭취량에 대한 공식 통계는 아직 없으며, 고열량 육식이 주된 원인인 대장암 발병률에 있어 세계 최고인 한국의 현실도 되새겨 봐야 한다.

 

○ 한국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970년 5.2kg, 1980년 11.3kg, 1990년 19.9kg, 2000년 31.9kg, 2013년 42.7kg으로 1970년에 비해 2013년 무려 8.2배 넘게 증가해 왔으며 1990년대부터는 대량생산을 견인하기 위한 공장식 축산이 본격적으로 확산돼 국내 축산업의 잘못된 주류로 자리 잡았다. 과도한 육류 소비는 동물을 오로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한 도구로 보고 온갖 학대를 서슴지 않는 공장식 축산을 지탱시켜 온 버팀목이었으며 동물학대 말고도 항생제 남용, 가축 전염병 등 공장식 축산이 유발하고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한 외면을 합리화하는 방편이었다. 이번 WHO의 발표는 육가공 식품과 붉은 고기를 발암물질로 규정한 점, 특히 육가공 식품의 암 유발 증거를 충분하다고 공표하는 등 과도한 육류 섭취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공고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건강상의 이유만으로도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하는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 식약처는 이번에 발암물질로 지정된 가공육과 붉은 고기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위해 정도를 평가한 뒤 소비자에게 하루 권장 소비량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공장식 축산을 반대하는 '공장 대신 농장을!' 캠페인을 벌여 온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공장에 사는 동물들을 위하여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지만 큰 실천!'이라는 슬로건으로 육식을 줄여보자는 MEAT FREE TODAY 캠페인에 돌입했으며 공장식 축산으로 직결되는 과도한 육류 소비를 줄여나가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 육식을 줄여야 하는 함의를 갖는 이번 WHO의 발표가 공장식 축산과 대량 육류 소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중대한 계기로 작용되길 기대한다.

 

 

20151029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녹색당,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