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의 부고를 전합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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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2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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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갇혀 지내다 구조된 크리스는 심한 안질환과 심장병으로 줄곧 카라 병원에서 지냈습니다. 좁고 지저분한 화장실에 갇혀 지낸 시간이 3년. 그 시간 동안 크리스는 사람의 손길을 받지 못했고 발톱을 깎지도, 아픈 곳을 치료받지도 못했습니다. 

카라에 구조된 후 몸의 병은 곧바로 치료를 시작했지만 굳게 닫힌 마음의 치유에는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으니 공격성이 심해 병원 의료진들을 물기도 해서, 늘 크리스를 대할 때면 많은 주의사항이 따라붙었습니다. 활동가들은 힘든 시간을 보낸 크리스를 응원하고 각별히 아꼈지만 쓰다듬어줄 수도,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크리스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보는 의료진들에 먼저 다가가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산책하며 마주친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곤 했습니다. 그렇게 크리스의 시간이 멈추기를 바랐습니다. 

크리스는 올해 초부터 식욕이 눈에 띄게 줄어 아침 저녁으로 강급을 했고, 그럼에도 점점 살이 빠졌습니다. 강급할 때마다 주사기를 깨 먹을 정도로 세던 힘도 약해지고 얼굴을 닦아줄 때도 가만히 있는 걸 보며 그만큼 기력이 쇠한 건 아닐까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리고 5월 16일, 크리스는 조용히 깨어나지 않을 깊은 잠에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병원에서 지내던 크리스의 빈자리가 무척 크게 다가옵니다. 크리스가 좋아하던, 볕이 잘 드는 창가 자리를 보면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크리스에게 깊은 사랑을 담아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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