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이의 부고를 전합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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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10-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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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



다리가 잘려 뼈가 드러난 채 길생활을 이어가던 고상이는 아픈 다리로 온 힘을 다해 도망다니다 사흘 만에 구조되었습니다. 검진 결과 고상이의 상처는 교통사고가 아닌 올무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올무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다 한 쪽 다리가 잘린 듯 했고, 남은 다리의 발톱도 모두 빠져 있었습니다. 

아픈 몸 때문에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컸던 고상이지만, 더봄센터에는 꽤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경계심 뒤에 가려져 있던 고상이의 본래 모습은 상냥하고 다정한 고양이였던 것 같습니다. 묘사에 처음 입소한 고양이에게 먼저 다가가고, 냥펀치를 맞으면서도 신입 고양이를 곁에서 적응을 돕는 친절냥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고상이 주변에는 늘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자신과 똑 닮은, 심장병을 앓던 우와와도 가까이 지냈고, 함께 네뷸라이저 처치를 받곤 하던 자유와도 친했습니다. 그렇게 묘사의 고양이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고, 다른 고양이들이 잘 따르던 고상이였습니다. 고상이의 예쁜 독사진을 찍는 게 쉽지 않을 정도로 고상이의 곁에는 늘 다른 고양이들이 함께 있었습니다.

다리가 하나 없었지만 고상이는 우다다도 잘하고 캣타워도 거뜬히 오르내렸습니다. 그렇게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고상이가 폐결절과 폐섬유화를 진단받았습니다. 그리고 진단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상이는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고상이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조차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고상이가 지내던 묘사가 유난히 휑하게 느껴집니다. 고양이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마음을 나누고, 많은 친구들의 곁을 지켜주던 고상이의 빈자리가 그만큼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지구별의 고양이들과 함께하며 많은 사랑을 나누었던 고상이. 고양이별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다정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고상이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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