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오선이가 도살되어 개소주가 되었습니다.
검은색 래브라도 리트리버 ‘오선’이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반려견이였습니다. 그래서 오선이가 안 보이는 것도 바로 눈치 챌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힘이 세서 긴 목줄 매 놓은 것이 풀렸던 모양입니다. 오선이의 보호자 분은 "점심 먹고 아이 간식 준 후 정말 얼마 안된 시간이었고, 없어진 걸 알자마자 평소 익숙하게 함께 산책다니던 길로 바로 뛰어나가서 찾기 시작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오선이는 영영 가족의 품에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부산에 위치한 한 공장의 사장인 김 모씨가 잠시 주인과 떨어진 오선이를 데리고 구포 개시장으로 가 ‘개소주로 달여달라’며 탕제원에 넘겼기 때문입니다.
오선이의 보호자가 CCTV를 뒤져 찾아낸 영상 속에서 김 씨는 차에 타기 싫어하는 오선이를 억지로 트럭에 싣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목줄도 하고 있고, 마이크로칩도 있던 오선이였습니다. 누군가의 가족인 것이 빤한 강아지인데,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주지는 못할지언정 억지로 데려가 소주로 만들어 달라 주문하다니요.
보호자 분이 김 씨에게 오선이의 행방을 재차 물었을 때도 그는 지인에게 오선이를 주려고 했다, 그러다 길에서 잃어버렸다, 하고 거짓말을 거듭하며 오선이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김 씨가 대답을 회피하고 있을 때도 오선이는 개시장에서 살아 있었습니다. 아마 오지 않는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겠죠. 하지만 오선이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도축되었습니다.
오선이가 죽었고, 가족들의 심정은 찢어지지만, 김 씨는 되레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의 반려견을 습득하여 도살 취식하는 행위에 대해 매번 가벼운 처벌로 그치고 마니 이런 행위가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오선이 학대자 김씨는 반드시 엄벌에 처해져야 합니다.
오선이를 납치해 개시장에 판 김씨는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아닌 동물보호법과 절도죄로 수사해야 합니다.
동물보호법 제8조 3항 1호 및 2호에 의거 유실·유기된 동물을 포획하여 판매하거나 죽이는 행위는 물론, 알선하고 구매하는 행위도 최고 형량이 가능한 최악의 학대 행위로서 징역 1년 이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오선이는 목걸이와 목줄까지 차고 있는 상태로 누군가의 보호 아래 있다는 사실을 얼마든지 알 수 있고, 또 언제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아직 개에 대한 주인의 점유가 완전히 종결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더욱이 김 씨는 개를 억지로 차에 실었을 뿐만 아니라, 오선이를 찾는 주인에게도 개의 행방에 대해 거짓으로 이야기하며 사실을 은폐하려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점유를 벗어난 아이를 습득함에 불과한 행위가 아니라 주인의 점유를 적극적으로 배제할 의사가 명백히 드러나므로, 점유이탈물횡령보다 절도로 철저히 수사해야 처벌해야 하는 것입니다.
개식용과 재래개시장이 모든 비극과 학대의 근원지입니다.
동물학대의 집합소인 구포 개시장을 방치하는 것은 동물학대를 용인하는 것과 마찬가지임이 이번 오선이 사건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부산시는 이제야 구포 개시장 전업을 위한 TF를 구성한다고 합니다. 언제 될지 모를 전업을 기다리기에는 지금 당장 발생하는 끔찍한 동물학대가 너무 심각합니다. 그러므로 부산시는 하루라도 빨리 동물학대의 완결판 구포 개시장 철폐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시민 앞에 내놓아야 합니다.
시민 분들의 적극적인 개식용 반대 의사 표시와 시민 행동참여가제 2, 제 3의 오선이가 나오지 않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오선이의 보호자 분은 가슴이 찢어지는 참담한 마음으로 처벌을 위해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반려견은 주인이 겪을 일을 대신해서 당하고 하늘로 간다고, 저희에게 생길 나쁜 일을 대신 당하고 하늘로 갔다고 많이 우시고 슬퍼하셨어요. 또 다른 분은 저에게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너서 하늘로 가게 되면 하늘에서 주인을 기다리면서 맘껏 뛰어 논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 말을 믿고 싶어요. 하늘에서 다시 만나는 날까지 오선이가 저희 가족을 기다려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선이와 보호자 분은 왜, 이제 하늘에서밖에 만나지 못하게 되었을까요.
작년에는 잉글리쉬 쉽독 하트가, 이번에는 오선이가 개식용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어떤 곳에서도 분명 많은 수의 반려견과 유기견이 억울하게 명을 달리했겠지요.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개시장이 철폐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근복적으로는 개식용이 종식되어야 합니다.
카라는 생명이며 가족인 반려견 오선이에 대해 ‘절도’ 혹은 ‘점유이탈물횡령’이라는 법 조문을 거론해야 하는 현실에 동물보호단체로서 안타까움을 표합니다. 하지만 동물이 물건으로 다뤄지는 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관련 활동과 더불어, 우선은 오선이를 개소주로 달여달라 개시장에 판 김 씨가 법률에 맞는 죗값을 치루기를 바랍니다.
카라에서 문의한 결과 경찰은 지난 구포 개도살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하고 오선이 사건에 대해 동물보호법과 점유이탈물횡령죄를 적용하여 검찰에 송치했다고 합니다. 통상 수사와 검찰 송치에 소요되는 시간보다 상당히 빠른 경우입니다.
카라는 오선이 보호자분과 협의하여 검찰에 추가적인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입니다. 추가 고발을 통해 단돈 4만원과 오선이를 탕제원에 넘겨주며 ‘개소주’를 주문한 김씨가 절도죄로도 조사 받고 죄값을 치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오선이를 돕고 나아가 개식용으로 희생되는 동물들을 돕기 위한 카라의 활동에 계속적인 지지와 성원 당부드립니다.
곧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