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길고양이 돌봄 사업을 마무리하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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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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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30일 토요일, 카라 더불어숨센터에서 카라와 함께하는 대학 길고양이 돌봄 사업단의 마지막 정기회의가 열렸습니다.




카라는 20173월 대학 8개 대학 동아리들과 협약을 맺으면서 대학 길고양이 돌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18개 대학의 19개 동아리와 함께 대학 내 길고양이가 길고양이 그대로의 삶을 인정받으면서도 대학의 구성원으로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2019331일로, 대학 길고양이 돌봄 사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카라는 협약 학교들에 길고양이 급식소 및 쉘터를 보급하고 안정적인 돌봄을 위해 집중TNR, 교육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2년간의 사업 기간 동안 기쁜 일이 많았습니다. 소모임으로 시작한 길고양이 보호 활동이 정동아리로 인정받기도 했고 기존 동아리들도 카라와 함께 길고양이 돌봄 활동을 하며 한층 자리가 잡혔습니다. 어떤 학교에서는 돌보는 고양이가 학내 마스코트처럼 여겨지면서 모든 학생들의 사랑을 담뿍 받기도 했습니다. 동아리원은 밤새 집중TNR 포획 작업을 하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고, 대학 내 인식 변화를 몸소 느끼며 남몰래 뿌듯해 했습니다.

 

슬픈 일도 있었어요. 이따금 어지럽혀진 급식소를 묵묵히 정리해야 하는 때도 있었고, 사람에게 마음 열어준 길고양이를 해코지 하는 사람도 만났습니다. 돌보던 고양이를 누군가 학대해 길고양이가 다쳤지만, 결국 아무도 처벌받지 못해 분노했고요. 모든 사람이 길고양이를 사랑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혐오한다는 사실은 인정하기 마음 아팠지만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왜 동물보호법이 강화 되어야 하는지 함께 배웠습니다.

 

또한 카라와 동아리는 길고양이 혐오는 길고양이 생태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길고양이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길고양이 돌봄이야말로 오히려 가장 쉬운 공존 방법임을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대학 길고양이 돌봄 사업단의 일원으로 함께하면서 동아리원들은 길고양이뿐 아니라 모든 동물들에 마음을 열고 사랑하게 된 것 같았습니다. 각 동아리들은 카라가 지원하는 특성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자체적인 동물보호 캠페인을 기획하여 야생동물을 위한 도토리 저금통 설치,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 학생 식당에서 채식 메뉴 판매 같은 활동도 전개했습니다. 모두가 훌륭한 예비 동물권 활동가의 모습이었습니다.



카라의 대학 길고양이 돌봄 사업은 끝났지만, ‘대학 길고양이 돌봄 사업단은 계속해서 남아있습니다. 동아리끼리 뭉쳐 사업단을 꾸리고, 서로의 고민을 나누면서 앞으로도 함께 캠페인과 돌봄을 지속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카라는 새출발하는 대학 길고양이 돌봄 사업단을 지지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자립하여 자유로운 연대 속에 스스로 동물보호 활동을 지속해 가려는 대학 길고양이 돌봄 사업단을 응원해 주세요. 초심을 잃지 않고 동아리가 원활히 운영된다면 동아리 구성원이 바뀌어도 돌봄은 계속될 수 있으며 그 과정중에 학내에서도, 나아가 학교 주변과 지역사회에까지 지속적인 동물권 인식증진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생명을 돌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케어테이커가 된다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삶의 일부를 얼굴도 본 적 없는 길고양이, 곁 한 번 내어주지 않는 길고양이와 나누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쓰럽고도 경이로운 그들, 길고양이들의 삶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에 더해지는 일입니다. 기꺼이 그 무게를 짊어지기로 한 전국의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한 때 길고양이 돌봄 사각지대였던 대학이 이제는 공존을 말하는 장소가 된 것처럼, 카라는 또 다른 돌봄 사각지대를 찾아, 그 곳의 길고양이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카라의 다음 걸음도, 곁에서 함께 걸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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