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으로 잇몸이 뚫린 고양이 그동안 얼마나 아팠을까..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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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2-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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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706

 

카라로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내일 우리 사무실이 이사를 하는데 고양이가 천장에서 떨어져 들어왔는데 나가질 않습니다. 오늘이 삼일째에요~."
구조하셔서 방사 하시라고, 사무실에선 통덫을 대여해 드렸고, 사용 설명도 상세하게 해드렸습니다.
월요일 아침 고양이가 통덫에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며 다시 전화를 주셨습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구석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고양이는 굶기 시작해 삼일이 지나면 지방간이 시작됩니다.
굶은지 6일째.......이제 구조는 한시가 급했습니다.
 
 
사무실 구석진 기자재가 쌓여있는 곳에 노란 고양이의 떡진 털이 보였습니다.
그루밍을 한지 오래된 듯 털상태는 말이 아니였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6~7 kg은 되어 보이는 거묘인데, 어디가 아파서 이곳에 들어와 먹지도 않고 있는걸까요.
 
 
자세히 보니 왼쪽귀 끝이 잘려져 있는 TNR이 되어있는 고양이였습니다.
무언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었을듯한 포스를 풍기는 털이 떡진 고양이...ㅠ
포획틀을 3일을 놓았지만 이전에 포획된 기억 때문이였는지 들어가지 않았나 봅니다.
고양이가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기위해 신속하게 구조에 들어갔습니다.
구석진 곳 끝에 있는 고양이를 잡기 위해 한쪽에서는 긴막대기로 고양이를 밀고 반대쪽에서는 포획틀에 들어갈 수 있도록 설치하였습니다.
 
 
아파서 잘 못움직이려나 했던 우려와는 달리 고양이는 무거운 몸을 위로 올려 점프를 시도했습니다. 
알았어~빨리 잡아줄께~~! 미안한 마음이지만, 얼른 구조해 병원을 가야 하니 이해해주기 바랄뿐입니다.
 
 
구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약간의 탈진 상태의 구조냥이는 오래 반항하지 않고 포기했는지 스스로 덫에 들어갔습니다.
 
 
먹지도 않고 그루밍도 하지못한 상태로 보아 구강내 질병이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구조 후 카라 병원으로 이동하여 정밀검사에 들어갔습니다.
 
 
여기저기 이빨이 빠져있고 구강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이빨 상태로 보아 길냥이 치곤 나이도 꽤 많이 먹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송곳니 4개중 3개는 이미 소실 되어 있었고, 그나마 남아있는 송곳니 하나도 썩어들어가 잇몸에 농이 차,
그 사이로 송곳니의 뿌리가 보였습니다. 얼마나 아팠을까요. ㅠ ㅠ
 
 
 
썩은 이빨을 발치해 주었습니다. 앓던 이를 뽑는 기분이 이런걸까요..?? 속이후련~ㅋ
 
 
썩은 이빨 때문이었는지 먹지도 못하고,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이를 뽑고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캔 하나를 뚝딱 먹어치웠을까요..
떡지고 단단히 뭉친 털은 빗이 들어 가지도 않아 깨끗하게 밀어주었고, 늦은 저녁 주식캔을 한대접 드시다가 활동가에게 딱 걸리기도 했습니다.^^
 
 
동그란 얼굴이 귀여워 동글이라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동글아 빨리 나아서 맛있는 것도 먹고 건강하게 지내자~!!^^
 
캣맘들이 돌보는 아이들 중엔 노령묘가 많습니다. 보통 나이가 들면 구내염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동글이 경우엔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이빨이 썩어 입이 아파 
음식을 거부하며 구석에 숨어 죽어가는 그런 고양이들의 경우였을 것입니다.
동글이는 남아있는 이빨이 4개 뿐입니다. 동물병원 원장님께선 다시 길냥이로 돌아 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동글이의 임시보호나 입양처를 찾습니다. 
가능하신분은 주저마시고 카라 사무국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02-3482-0999 입양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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