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움직임 없이 길에서 발견된 고양이 스카의 마지막을 함께 하였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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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0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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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는 학대를 받아 다리가 절단된 고양이가 있다는 다급한 시민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활동가들이 도착한 제보 현장에는 고양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보자와도 더이상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활동가들은 일대를 구역으로 나눠 맡아 고양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인근 북카페 사장님께서 고양이를 임시 보호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사장님은 동네에서 보지 못했던 고양이인데 이런 상태로 발견된 것에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최초 제보자의 내용과 전혀 달리 고양이에게 특별한 외상이나 신체 절단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지 움직임이 없고 온몸이 차가웠습니다. 카라는 고양이를 담요로 감싸 안전하게 이동장에 넣어 즉시 동물병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고양이에게는 발견된 카페명을 따서 ‘스카’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스카의 심부 체온은 32.1도였고, 검진 결과 ‘신부전’ 진단을 받았습니다. 검사 주요 항목의 수치는 ‘측정 불가’로 나올 정도였으며, 신경학적 자극 반응 테스트에서 ‘혼수 전 단계’로 평가되었습니다. 스카에게는 즉시 보온 요법과 수액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스카는 중성화가 되어 있는 고양이란 사실이었습니다. 또한 송곳니 두 개를 제외한 모든 치아가 뿌리까지 발치 되어 있었습니다. 스카를 돌봐주던 사람이 분명히 있었다는 뜻입니다.

고양이는 일반적으로 삶이 끝나감을 느낄 때 자신만의 자리로 숨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와 달리 스카는 움직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주택가 한복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스카는 결국 카라에 의해 병원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집중 치료로 떨어진 체온을 35도로 올리긴 하였으나 여전히 움직임이 전혀 없었습니다. 활동가는 스카에게 “많이 힘들겠지만 치료 잘 받아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병원을 나왔습니다.

그날 밤 병원으로부터 스카의 숨이 멎었다는 비보를 받았습니다. 스카와 오랜 시간 함께하지 못했지만, 존엄한 생명의 죽음 앞에 활동가의 마음은 숙연해졌습니다. 활동가는 병원을 찾아 딱딱하게 굳은 스카를 안고 장례식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신부전 발병 이후 스카가 견뎌왔을 삶의 무게를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스카를 살리기 위해 다가왔던 사람들의 손길을 스카가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스카는 그렇게 우리와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였습니다.



🙏 도움이 시급한 동물을 목격하셨다면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용기내어 움직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카라는 치료비를 일부 지원해 드리는 '시민구조 치료지원' 및 '시민구조 입양 홍보' 등을 통해 시민의 구조활동에 함께 연대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동물보호 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카라와 같은 민간단체가 시시각각 발생하는 전국의 모든 위기 동물들을 모두 구조할 수는 없지만, 위기에 처한 생명을 위한 시민의 참여와 적극적인 역할이 있다면 카라 역시 시민들과 함께 연대하며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 떠난 '스카' 가 이제 고통없는 곳에서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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