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는 학대를 받아 다리가 절단된 고양이가 있다는 다급한 시민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활동가들이 도착한 제보 현장에는 고양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보자와도 더이상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활동가들은 일대를 구역으로 나눠 맡아 고양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인근 북카페 사장님께서 고양이를 임시 보호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사장님은 동네에서 보지 못했던 고양이인데 이런 상태로 발견된 것에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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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제보자의 내용과 전혀 달리 고양이에게 특별한 외상이나 신체 절단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지 움직임이 없고 온몸이 차가웠습니다. 카라는 고양이를 담요로 감싸 안전하게 이동장에 넣어 즉시 동물병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고양이에게는 발견된 카페명을 따서 ‘스카’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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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도착한 스카의 심부 체온은 32.1도였고, 검진 결과 ‘신부전’ 진단을 받았습니다. 검사 주요 항목의 수치는 ‘측정 불가’로 나올 정도였으며, 신경학적 자극 반응 테스트에서 ‘혼수 전 단계’로 평가되었습니다. 스카에게는 즉시 보온 요법과 수액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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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이상한 점은 스카는 중성화가 되어 있는 고양이란 사실이었습니다. 또한 송곳니 두 개를 제외한 모든 치아가 뿌리까지 발치 되어 있었습니다. 스카를 돌봐주던 사람이 분명히 있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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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일반적으로 삶이 끝나감을 느낄 때 자신만의 자리로 숨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와 달리 스카는 움직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주택가 한복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스카는 결국 카라에 의해 병원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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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치료로 떨어진 체온을 35도로 올리긴 하였으나 여전히 움직임이 전혀 없었습니다. 활동가는 스카에게 “많이 힘들겠지만 치료 잘 받아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병원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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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병원으로부터 스카의 숨이 멎었다는 비보를 받았습니다. 스카와 오랜 시간 함께하지 못했지만, 존엄한 생명의 죽음 앞에 활동가의 마음은 숙연해졌습니다. 활동가는 병원을 찾아 딱딱하게 굳은 스카를 안고 장례식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신부전 발병 이후 스카가 견뎌왔을 삶의 무게를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스카를 살리기 위해 다가왔던 사람들의 손길을 스카가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스카는 그렇게 우리와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