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생명공감 감성의 소유자셨던 故이정덕교수님을 추모합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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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1-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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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11

동물 활동가 故이정덕교수님을 추모합니다.


 평생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생명사랑을 위해서 일해오신 이정덕교수님께서 9월 26일 별세하셨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늦게 알려드려 죄송합니다.

 카라와 故이정덕교수님의 인연은 조금 특별하게 이어져왔습니다.  현재 카라의 이사로 계시는 강종일 원장님께서는 동국대학교 가정대학 대학원에 재직 중이시던 이정덕 교수님의 추천을 통해 "Human Animal bond and Grief" 강의를 맡으신 바 있습니다. 두 분은 함께 동물보호와 동물복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곤 하셨다고 합니다. 항상 소녀같은 따듯한 감성으로 동물보호와 복지 향상에 앞장서 오셨던 이정덕 교수님은 어디서든 빛나는 분이셨다고 합니다. 또한 카라의 강은엽 명예대표님도 이정덕 교수님을 아련히 기억하십니다. 분당에서 길고양이 관련 활동을 하시던 과정에서 연락을 통해 만나게 되어 함께 동물보호에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합니다. 카라가 전방위적으로 동물보호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던, 몇 년 전 이야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동물들에 대한 걱정과 지지를 이어가셨고, 최근에는 경기도 분당의 한 공원에서 고양이들을 돌보시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계셨습니다. 길고양이를 주로 하셨던 동물운동이 많지만, 이정덕 교수님은 동물권 전반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신 분이셨습니다. 교수님은 늘 '인간은 다른 생명체를 자원삼아 군림하는 존재가 아닌, 인간도 지구 생명계의 일부분으로 그 예의를 다해야 할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모든 생명을 존중함으로 인해 스스로도 존중받고 존경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언제나 들려주셨습니다.

 故이정덕교수님은 길고양이 뿐만 아니라 개고기 반대, 농장동물에 대한 가혹한 축산방법 규제, 학대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 다양한 법 규제와 처벌조항의 정립에도 항상 고군분투하셨습니다. 평생을 지지 않는 마음으로 동물보호운동에 앞장서셨던 교수님께, 카라도 마음을 모아 추모의 글을 공유합니다.    


 이정덕교수님은 양정원 선생님과 함께 “동물보호”라는 개념이 없는 90년대의 척박한 사회환경 속에서 “생명의 집”이라는 유기물동물보호소를 운영해오셨고, 2000년대 이후 개고기 식용반대운동에 앞장서시며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길고양이에 밥을 주신지 17년이나 되셨고, 최근에도 재개발지역의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시는 등 20년 이상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동물생명을 위해서 일하신 활동가이신인데, 이번에도 변함없으신 동물생명사랑으로 길고양이를 돌보다가 돌아오시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셔서 세상을 떠나시게 되었습니다.

 9월 2일이 교수님의 생일이신데, 이날 아침 6시 30 분경 분당 율동공원에서 돌보고 있는3마리 노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시고 돌아가시는 길에 차를 멈추었다가 다시 출발하면서 급발진과 유사한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경찰이 가진 cctv자료에 의하면 교수님이 율동공원에서 2-3분 거리에 있는 지점에 승용차 왼쪽 편 길에 노란 고양이가 걸어가는 보시고, 교수님께서 (아마도 자세히 보시려고) 차를 정지하고 한발을 내려놓으시고는 고양이를 뒤돌아 보시고, 다시 출발하시면서 급발진 사고가 나셔서 길가에 가로수 등에 충돌하여 심한 타박상을 입으시고 뇌출혈로 수주일을 위급하게 계시다가 끝내 돌아가셨습니다.

 이정덕교수님은 생명의 집을 1992년부터 양선생님과 함께 운영해오셨습니다. 교수님은 집에서 7년간 키웠던 강아지가 누군가에게 끌려가 죽었고, 그 뒤로 길을 헤매는 개를 발견하면 이를 지나치지 못하고 아파트로 데려와 키우시다가 이웃 주민들로부터 “개들이 너무 짖어 아이들 공부에 지장이 많다”는 소리가 들려오자, 아예 용인에 ‘생명의 집’을 세우게 되셨다 합니다.’생명의 집‘은 같이 운영하시던 양정원선생께서 2007년 9월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게 되어, 노령의 이교수님이 운영하시기 어려워 문을 닫게 되고, ’생명의 집‘에 있던 개들은 자원봉사 나오시던 김자영님께서 이곳에 있던 개들을 안성으로 데려 가셔서 보호소를 만들어 돌보시게 되었습니다.

 또 2000년대 초에 국회에서 개고기식용합법화 법안이 발의되었을 때, 아마 처음으로 각계각층의 사회저명인사들을 끌어들이셔서 본격적인 개고기 식용반대서명운동을 벌이셨고,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모시고, ‘생명사랑실천협의기구’를 구성하여, 개고기 식용반대에 더 나아가서 폭넓은 동물생명존중을 위한 여러 가지 일들을 추진하셨습니다. 참여연대 건물에서 이 분들을 모시고 아마도 국내최초로 단체차원의 여러분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이 때 국민스포츠영웅이신 김일 선생께서도 휠체어를 타고 참석하시기도 하셔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시기도 하셨습니다. 다른 몇 분과 함께 국내 모 종단도 설득하여 개를 위한 천도제를 기획하기도 하셨고, 국민들의 신망을 받는 법정스님으로 부터도 개고기를 반대한다는 의사표시로 서명을 받으시기도 하셨습니다. 법정스님의 수필에 이정덕교수님이 간접적으로 언급이 되기도 하셨습니다. 이 때 신학자 김경재교수님, 아동문학가 이오덕선생님 등 여러 저명한 인사를 모시고, 20세기를 끝내고 21세기의 비전을 위한 뛰어난 동물생명헌장인 “생명사랑 2000 서울선언”이 만들어져 발표되는데 실무적으로 기여를 하셨습니다. 또 이 때의 모임을 통해서 이오덕선생께서 “새천년의 새벽에서서 사람이 살아날 길을 생각한다”라는 동물생명존중의 길을 제시하는 글을 보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지난 해에는 재개발지역의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신다고 동분서주하시기도 하셨는데, 결국은 길고양이들이 정정한 교수님을 데려갔습니다. 교수님은 분당에 사시면서 17년이나 한 장소에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며 돌보아주셨고, 그 긴 세월동안 보살핌을 받고 있는 길고양이가 아직껏 살아 있다고 하니, 교수님께서 오래전부터 캣맘의 길을 걸어오신게 아니신가 생각됩니다. 교수님의 유골을 성남의 한 시설에 모시려 할 때, 결코 우연이라 여겨지지 않게 건물앞 계단에 5마리 새끼를 거느린 어미 고양이가 나타나 선생님의 장례행렬을 맞이하여 주어서 유족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고 합니다.

 갑자기 떠나신 교수님을 추모합니다. 교수님은 동물관련 일이라면 늘 만사를 제쳐놓고 생명사랑이라는 선생님의 일생의 중심은 한 번도 양보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수십여년간 열심이고 적극적인 많은 활동가들이 있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동물보호활동을 그만 두신 분이 많으신데 지난 20여년간 한결같이 변함없이 조용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셨습니다. 돌아가신뒤 이 점을 몇분의 동물활동가들과 공유하였습니다. 교수님께 감사드리고자, 교수님의 아름다운 삶을 잊어버리지 않고자 뒤늦게 간단한 추모의 글을 올립니다.

 교수님께 늘 그 당시 받은 서명용지를 다른 젊은 활동가들에게 넘겨두도록 해달라, 또 법정스님의 서명용지만이라도 스캔해서 다른 활동가에게 맡겨달라 부탁드렸는데 그 런 일을 하시지 못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느 야외 연못에 오리인가 짝을 잃은 동물을 위해 짝을 마련하여 넣어주시기도 하셨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교수님이 떠나신 지금 그 연못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인생인 만큼, 교수님의 여러 활동을 간단히 A4 한두장이라도 적어 달라고, 그리고 미루지 말고 당장 적어 주십사라고 연락이 될 때마다 말씀드렸는데 그런 일도 해주시지 못하시고 불의의 객이 되어 너무 황망스럽고 가슴이 텅 빕니다.

 교수님께서 타계하시고 나서야 비로소 교수님의 따뜻하고 한결같은 귀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교수님은 예의와 경우가 바르시고, “생명사랑”을 늘 삶의 키워드로 삼으시면서 한결같이 살아오셨습니다. 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교수님을 여러 단체와 동물생명을 아끼는 여러 분들과 함께 추모합니다.


2016년 10월 31일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동물자유연대, 동물보호활동가들의 모임, (사)나비야 사랑해, (사)동물과의 아름다운 이야기,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안성평강공주 보호소, 어덥트코리안독스, 천안시유기동물보호소, 천안아산반사모, 케어, 팅커벨프로젝트,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한국동물보호연합,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





故이정덕교수님 참고자료: 조선일보. 2002년 9월 14일 “버려진 개 200여마리의 수호천사. 경기도 용인 생명의 집 이정덕 동국대 명예교수”.
“생명의 집을 찾아서” 함께하는 사람들. 1997년 12월호 / ‘생명의 집’ 옛 카페 URL: http://cafe.daum.net/liveshome

댓글 1

나무옷가게 2016-11-02 19:17

너무나 소중한분이 너무 일찍 떠나셨네요 정말 너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