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죽음의 훈련소에서 개들을 구조했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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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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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사체들이 수두룩 했던 의문의 훈련소

동물권행동 카라는 의정부 재개발 지역 철거를 앞두고 있는 모 훈련소에서 개들이 이미 많이 죽었고, 지금도 대거 방치되고 있으며 목숨이 위태롭다는 다급한 제보를 받고 722일 신속히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개농장과 다를 바 없는 뜬장 시설의 훈련소 주변은 철거와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동물들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주변환경, 다 쓰러져 가는 시설에 비어 있는 곳들도 많았지만 정말 개들이 남아있었습니다.



보더콜리 전문 훈련소를 자처하던 현장에서 당일 카라가 확인한 개들은 보더콜리를 포함한 품종견과 진도견 등 총 28마리였으며, 대부분이 사람의 손길을 갈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밥그릇은 텅 비어 말라 있었고 육안상 개들의 상태도 좋지 않았습니다. 앙상하게 마른 개들이 대다수였으며 일어서지 못하거나 힘없이 누워 꼬리만 치는 게 고작인 개, 출산 임박 추정의 몸으로 빗물을 핥던 개도 있었습니다.

특히 훈련소 옆의 무성하고 푸른 수풀 사이와 누렇게 죽은 땅이 높이 솟아 있는 곳이 수상해 뒤져보니 수구의 백골사체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수풀 쪽에서 발견된 개의 사체는 남아있는 털 상태로 미루어보아 보더콜리로 추정되었고 다른 사체보다 죽은 지 얼마 안된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공사장 인부들은 문제의 훈련사가 죽은 개를 수풀에 던진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으며 카라의 활동가들이 직접 찾아낸 것만 일곱 구에 달했습니다. 파헤치면 훨씬 더 많은 사체들이 나올 것 같았지만 중단하고 현장에서 경기도 특별사법경찰과 의정부시에 연락했습니다.





문제의 규모는 불분명했지만 참혹하기 이를 데 없었으며, 개들의 사체가 대거 발견된 현장에서 추가적인 동물학대를 막기 위하여 카라는 의정부시를 상대로 현장에 남아있던 개들 전원에 대한 피학대동물 긴급격리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개들이 왜 죽었을까

제보에 따르면 훈련사는 수많은 개들을 방치, 죽음에 이르게하고, 불법 번식과 불법 판매, 불법 위탁을 자행해왔으며, 과거의 특정 시점에 보상금을 받아낼 목적으로 개들의 수를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늘렸다 합니다. 현장 시설만으로 보면 남아있던 개들의 3배 마리수의 사육이 가능해 보였습니다.

과거 알박기 때문에 동물의 수를 늘린 정황에 더하여 방치와 동물학대, 불법 사체 매립, 불법 번식, 불법 판매, 불법 위탁 등 가해자는 훈련소타이틀을 달고 훈련사를 자처하며 버젓이 영업을 해왔으며, 문제의 사건현장에 개들을 방치한 채 인근 다른 장소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특사경의 호출에 훈련사가 현장으로 와 상황에 대한 소명을 했지만, 개들의 열악한 상태와 발견된 백골사체 등 증거는 명백했습니다. 훈련사는 허가 받지 않은 불번 번식도 시인했습니다.

카라는 추가 학대가 우려되는 만큼 22일 당일 전원구조 의사를 밝혔지만 훈련사는 끝까지 전 개체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결국 긴급한 의료 지원이 필요한 개체들을 우선으로 8마리 개들에 대해서만 소유권을 포기, 8마리 개들에 대한 구조가 먼저 이뤄졌습니다.



이들은 뒷다리를 쓰지 못하고 쓰러져 있던 보더콜리 1마리와 앙상한 몸과 늘어진 젖 등 상태가 좋지 않은 보더콜리 5마리 등 보더콜리 총 6마리, 만삭의 몸으로 빗물로 몸을 축이고 있던 웰시코기 1마리,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 포메라니언 1마리 등 의료지원이 시급한 개체들이었습니다.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죽어간 것인지 진실은 수사를 통해 밝혀지리란 과제를 남긴 채 돌아나오는 길, 카라는 남겨진 개들의 텅빈 밥그릇에 물과 사료를 급여했습니다. 며칠이나 굶었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개들은 얼마나 갈증이 심했는지 부어주는 물을 쉬지 않고 마셨습니다. 이번 만남이 마지막이 아닐 거라고, 헛되게 죽거나 다른 번식장으로 보내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개들에게 나직히 약속하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무거웠습니다.


우선 구조한 8마리 검진 결과

우선 구조한 8마리의 병원 검진 결과, 젊은 나이 한창 건강해야 할 개들이 벌써 각종 질병에 이환되어 있었습니다. 뭉쳐진 더러운 털을 밀자 감춰졌던 피부병과 진드기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쇠약한 개들은 대체로 마르거나 매우 마른 상태인데 그마저도 진드기에게 피를 빼앗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랑방''로랑'은 온통 병든 피부 아래로 척추뼈와 엉덩이뼈, 갈비뼈가 우두둑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홍역이나 파보장염, 전염성간염 항체가도 대체로 낮아 쉽게 질병에 이환될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 6마리 심장사상충 양성 (음성인 2마리는 1살령 어린 개체)

- 8마리 전원 피부염이나 진드기 복합 감염증

- 8마리 전원 빈혈 상태, 2마리는 수혈이 필요한 심각한 빈혈

- 2세령 추정 포메라니언 러쉬’ - 양측 슬개골 탈구 1~2

만삭 웰시코기 코코’ - 사산 위기속에서 제왕절개 수술 후 수혈 (1마리 사산, 1마리 출산 직후 사망, 1마리 추가 사망현재 3마리 생존)

- 1마리 제외하고 나머지 7마리 항체가 낮음

이상 8마리 검진 결과는 이 훈련소의 부실한 동물 관리 실태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게다가 현장조사시 훈련소 근처에서 구조한 샴고양이 돌체도 알고보니 훈련소에서 유기한 고양이로 추정됩니다. 돌체는 당일 탈수로 병원으로 이동하여 수액을 맞고 회복중입니다.



피학대동물 긴급격리 조치 민원과 20마리 추가 구조

죽음의 훈련소 소식이 알려지며 카라에 추가 제보들이 잇따랐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개들의 수가 원래보다 너무 적어 살아있다면 그 개들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이전한 훈련소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고, 개들을 원래 잘 보살펴 왔다는 훈련사의 주장과는 달리, 훈련사가 본인의 개든 아니든 동물을 상시로 굶기고 때렸으며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의정부시는 사건현장 외에 이전한 훈련소에도 보더콜리 3마리가 있음을 추가 확인했습니다. 카라는 직접 개체확인을 마친 사건현장에 남겨진 20마리 외에도 추가적인 동물학대 대상과 위험이 있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의정부시 앞으로 훈련소 전체 업장에 대한 피학대동물 긴급격리 조치 시민 민원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의정부시는 첫날 전 개체에 대한 피학대동물 긴급격리 조치 발동을 주저하고 업자의 개선 약속을 받아내는 정도에 그쳤지만, 시민 민원의 힘으로 29일 추가적인 소유권 포기 설득에 성공했습니다.



29일은 이전된 훈련소 현장에서 카라가 경기도 특사경, 관할 공무원과 함께 개들의 생존을 확인하고 훈련사를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남은 개체 전원이 이동하여 23마리 모두가 함께 있는, 이전된 훈련소 현장점검을 나서려던 차 의정부시로부터 훈련사의 소유권 포기 소식을 전달 받고 기쁜 마음에 개들의 구조에 나섰습니다. 민원으로 함께 해주신 시민의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습니다. 23마리 가운데 훈련사는 20마리의 소유권은 포기했으나 3마리 소유권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카라의 오랜 설득에도 3마리 소유권 포기는 어려웠으며 훈련사가 중성화에도 동의하지 않아 이 개들은 동물등록 및 번식에 이용하지 않고 훈련사가 평생 반려할 것이란 각서를 받았습니다.

또한 소유권 포기의 과정중에도 훈련사는 몇 마리는 각각 어디어디로 보내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카라는 반려견 3마리를 제외한 20마리 모두를 카라에 보내는 것으로 훈련사와 직접 담판을 지었습니다. 피학대동물 긴급격리 조치에 준하는 급박한 구조 과정에서 동물학대 혐의로 형사 입건된 훈련사가 점지한 곳으로 개들을 확인 없이 보낼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29일 현장에서는 훈련사와 사전 구두협의가 되었다며 예고 없이 찾아와 카라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라이브방송을 하고 있던, ‘블루멀보더콜리 소유권을 주장하는 자들과 대치 속에서 신속하고 안전해야 했던 20마리 개들의 구조 작업은 한없이 늘어졌습니다


해당 1마리는 카라가 훈련사로부터 직접 소유권 포기각서를 받아낸 20마리 개들중 하나입니다. 카라는 소유권 포기각서의 법적 효력이 구두보다 우선한다는 안내와 현장이 일반적인 '분양' 현장이 아니라고 안내하고, 단체의 구조동물에 대한 입양/임보 절차에 대해 설명했습니다만 협의는 어려웠습니다.

이들이 차들을 세워놓아 하나뿐인 길목을 가로막고 차문까지 열어 놓아 켄넬 이동을 방해하는 등 구조 작업은 난관을 겪었고, 20마리 개들은 폭우가 쏟아지는 날 켄넬 안에서 3시간 넘게 대기하는 등 구조는 지연되었으며, 언쟁과 욕설 속에 활동가들도 불필요한 에너지를 쏟아야 했습니다.

카라는 의정부시가 의당 해야 하는 피학대동물 긴급격리 조치를 소유권 포기로 돌려 대신 수행하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공적 도움을 받지 못한 채 개들의 안전한 구조이행을 위해 온힘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카라는 우선 구조한 8마리에 이어 2920마리를 추가 구조했습니다.

 

학대 방지 그리고 번식의 굴레에서 태어나 매매되지 않도록

동물권행동 카라는 학대는 물론 동물이 인간의 욕구에 의해 인위적으로 태어나 매매되거나 방치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활동하는 동물권 단체입니다. 개들의 사체가 대거 발견된 이번 의정부 훈련소 동물들 전원에 대한 피학대동물 긴급격리 조치 요구 및 구조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졌습니다.


학대제보 현장조사 동물보호감시원 및 특사경 개입 요청 사건 현장 모든 개체 피학대동물 긴급격리 요구 및 일부 개체 우선 구조(8마리) 성공 구조 개체 건강검진 및 추가 제보 훈련사 소유 모든 개체 대상 피학대동물 긴급격리 요구 및 민원동참 요청 소유권 포기를 통한 구조 최종 협의 성공 추가 구조(20마리)가 이뤄진 것입니다. 이후로는 구조견 건강검진 및 치료 중성화 입양 및 임시보호 신청 접수 신청서 검토 및 인터뷰, 가정 방문 입양 이동과 모니터 라는 표준 절차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카라에서 동물을 구조할 때 그 동물이 반려동물이라면 목표는 분명합니다. 첫째, 동물에게 평생 가족을 찾아주고, 둘째, 구조부터 입양까지 모든 과정에서 동물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법과 제도, 사회적인 톱니바퀴 속에서 그들이 겪는 고통을 알리고 윤리적인 사회로의 변화와 개선을 추동하는 것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만삭의 몸으로 구조된 웰시코기 '코코'는 뱃 속에 6마리 새끼들이 있었지만 이미 1마리는 미이라화 되어 죽어있었습니다. 긴급 제왕절개 수술로 5마리가 태어났지만 심장사상충 감염과 빈혈, 낮은 항체가 등 코코는 새끼들을 돌볼 만큼 몸 상태가 받쳐주지 못하고 이제 새끼들 단 3마리만이 남아 인공수유처를 찾고 있습니다.


의정부 죽음의 훈련소에서 구조된 동물들은 직접 구조된 개 28마리, 고양이 '돌체' 1마리, '코코'의 새끼 생존개체 3마리 등 현재 모두 32마리 입니다.

29일 추가 구조된 20마리에 대한 검진 소식도 곧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수혈치료 등 우선 구조된 8마리의 개들의 상태로 미루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동물들의 돌봄과 치료를 위해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 우리은행 1005-702-123977

- 입금 시 입금자명 뒤에 '구조견'을 기재해 주세요.

- 기부금영수증 신청 > https://forms.gle/VcHcU1BPsN4Y1DU5A


이번 훈련소 사건은 방치와 동물학대, 불법 사체 매립, 불법 번식, 불법 판매, 불법 위탁, 동물유기 등 우리 사회의 여러 심각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한 데 얽힌 사안입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아직 끝나지 않은 죽음의 훈련소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한편,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동물보호 법제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댓글 1

이승연 2020-08-05 09:53

당연한 일이 당연하게 되기가 쉽지않네요....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