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인터넷방송인 '아프리카TV'에서 길고양이 복지를 훼손하는 방송 내용이 있다며 카라에 제보가 접수되었습니다.
제보자분께서 접하게 된 아프리카TV의 화면 속엔 “자재창고_길고양이”라는 제목으로 태어난 지 1개월 된 아기고양이 여섯과 어미고양이까지
총 7마리의 고양이가 머무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어떤 BJ(Broadcasting Jockey)가 자재창고 구석에 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24시간 방송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당시 방송은 '시즌2'라 호칭되었습니다. 이전에 진행된 시즌1은 같은 어미고양이가 낳은 첫번째 새끼들의 성장과정에 대한 내용이었고,
해당방송 BJ는 시즌1 당시 “아기고양이들은 모두 로드킬로 죽고, 현재는 1마리만 살아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제보자분께서는 해당 방송이 길고양이를 돌보는 좋은 취지란 생각에 각종 영양제와 이불 등을 나눔해 주기도 하고,
아기고양이들이 어느정도 성장하고 나면 어미고양이의 중성화 수술까지 지원해주려 했습니다.
하지만 방송을 진행하는 BJ는 어미고양이의 중성화에 대해서는 말을 돌리거나, 답변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며칠뒤 어미고양이는 머무는 장소가 불안했는지 새끼를 모두 데리고 창고 바깥으로 이동하였고,
일주일 동안 4~5회에 걸쳐 장소를 이동했습니다.
BJ는 길고양이 가족이 옮겨가는 장소마다 따라다니며 관찰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어미고양이는 점점 깊은 곳으로 장소를 이동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마지막으로 자리를 잡으려던 화단을 벗어나 새끼를 모두 데리고 산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BJ는 갑작스럽게 방송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에 놓이자, 산 속으로 숨어든 길고양이의 은신처를 찾아냈고,
총4 마리의 아기고양이를 손으로 포획하여 옥상 이동시켜 놓고 다시 방송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채팅창으로 확인한 바로는 "남은 아기고양이 2마리는 잡지 못했다. 어미고양이는 남은 2마리의 새끼를 데리고 더 깊이 도망쳤다."고 했습니다.
또한 "남은 아기고양이 2마리는 데리고 올 것이고, 어미는 데리고 올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방송을 보는 일부 시청자들은 “시즌3 준비해야겠네!!” 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길고양이를 괴롭히는 학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날 저녁에도 방송은 계속되었고..
어미가 어찌나 살뜰히 보살폈는지 아기고양이들 모두 아픈 곳 하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스피커 너머로 어미고양이가 아기고양이를 찾는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기고양이들도 어미고양이의 부름에 답하듯이 삐약거렸습니다.
그러나 옥상까지 올라가는 계단에는 중간문이 있어, 어미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카라의 방송 모니터링 결과 해당 BJ는 추가적으로 아기고양이를 옥상에 데려다 놓는 등 결론적으로 길고양이 가족을
자신의 방송용 소품처럼 사용하고 있었고, 이는 길고양이의 생태적인 복지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었습니다.
길고양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길고양이를 콘텐츠로 한 블로그, SNS, 방송 등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성화를 위해 필요한) 포획틀 사용법을 설명해 준다든지 중성화를 해준 고양이들에게 급식소를 차려 돌봄을 지속하는 방송들은
시청하시는 분들에게 정보전달의 역할을 해줬습니다.
온라인의 특성상 다양한 연령층이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고 고양이에 대한 콘텐츠가 많아지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길고양이 대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는 부분은 긍정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자제창고에 머무르던 길고양이 가족을 쫓아다니며 위협을 주고,
새끼들을 어미고양이에게서 떼어내어 낯선 공간에 머무르게 하는 행위는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는 학대에 가까웠습니다.
카라는 해당 BJ에게 연락하여 '고양이 가족을 통해 이득을 취한 부분이 있으니 최소한 새끼들이 안전하게 입양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고,
이후 어미고양이를 중성화하여 바람직한 돌봄을 이어가 달라'고 요청드렸으나
“이곳은 워낙 고양이가 많다. 내가 알아서 하테니 다시는 전화를 하지말라.” 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에 카라는 아프리카TV 인터넷방송국 측에 방송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습니다.
방송이 중단되어 버리면 아기고양이들의 안전문제가 걱정된다며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셨던 제보자분은,
아기고양이들이 머무는 곳에 찾아가 이들을 직접 구조해 주셨고 방송이 중단되며 이렇게 이번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길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길고양이를 돌보는 분들 또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생태적 습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기고양이를 사적 목적을 위하여 어미와 떼어놓는 것은 동물복지를 훼손하는 행위이며,
매체가 가진 전파력을 고려할 때 '이래도 괜찮다'는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킬 우려도 높습니다.
동물을 주제로 한 방송 콘텐츠가 늘어나는 만큼, 무엇이 진정 동물을 위하는 길인지 동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 입니다.
이번 사건에 적극적으로 움직여주신 제보자님. 감사합니다!
김미영 2017-02-15 17:08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으로 너무나 화가나고 어미를 잃은 새끼와 새끼를 빼앗긴 어미냥을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 길고양이에 대한 무분별한 관심으로 그걸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가니 걱정이네요. 적극적으로 관심갖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석민 2017-01-28 08:22
방송심의 기준을 강화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