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를 주제로 주민참여형 토론회가 처음 열렸습니다.
7월 27일 오후, 서울시와 카라가 함께 했던 은평구, 노원구, 관악구 재개발지역 반려동물 전수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그 중 노원구 재개발지역인 백사마을을 대상으로 주민과 반려동물이 공존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토론회가 노원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시와 카라에 이어 특별히 노원구 보건복지위원회가 공동주최로 참여해주셨고, 노원구청이 참여자에게 드리는 선물을 지원해주셨습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160여명의 백사마을 주민분들과 노원구의 반려동물과 유기동물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 백사마을 주민토론회 1부
1부
- 축하인사 (우원식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발표1. 전수조사로 본 재개발지역 반려동물의 삶 (김영환 반려동물 중성화지원사업단 팀장)
- 발표2. 해외의 동물보호 마을 사례 (한경지 반려동물 중성화지원사업단 부팀장)
- 발표3. 동물복지와 주민복지의 연관성 (김성호 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행사 한 시간 전부터 오셔서 기다려주실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님이 참석하셔서 축하인사를 해주셨습니다.
1부는 백사마을 주민토론회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와주신 더불어 민주당 우원식 의원님의 축하인사로 시작되었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더 관심가지고 힘쓰겠다.”는 든든한 인사말과 함께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반려동물 중성화수술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서울시와 카라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전수조사로 본 재개발지역 반려동물의 삶’을 발표하고 있는 김영환 팀장
첫 번째 발표는 지난 5월말~6월에 걸쳐 진행했던 전수조사를 하면서 직접 목격하고 경험했던 사례를 바탕으로 동물복지와 공존을 훼손하는 요소는 무엇인지, 그렇다면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조사를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다섯 가지를 꼽을 수 있었습니다. △양육 목적, △보호자의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정보 정도, △동물에 대한 인식과 태도, △경제적 여건, △시간(여유)에 따라 다양한 공존 형태가 나올 수 있으며, 이 중 하나라도 너무 부족하면 반려동물과의 평화로운 공존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백사마을의 반려동물 문제를 분류하고 각각의 문제에 따른 백사마을의 실제 사례도 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 마을주민이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개와 고양이로 나누어 백사마을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제시한 대안적 활동이 백사마을에서 현실화되길 바래봅니다. 카라 역시 제시된 대안사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해외의 동물보호 마을 사례’를 발표하고 있는 한경지 부팀장
두 번째는 한경지 반려동물 중성화사업단 부팀장이 ‘해외의 동물보호 마을시례’를 발표하였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고양이 마을들과 고양이 역장, 대만의 고양이 마을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고양이 마을이 된 경로나 이유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마을 주민이 고양이를 살처분 대신 중성화수술을 통해 공존하는 방식을 선택했고, 그 뒤 관광객이 늘면서 마을 경제가 활성화 되는 효과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특히 일본의 우라야스시에서 개발한 길고양이 앱은 길고양이를 동네고양이로 여기고 공동돌봄이 가능하도록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해외의 사례처럼 백사마을이 국내1호 동물복지마을이 되어 도시재생의 모범이 되길 꿈꿔봅니다.
1부의 마지막 발표는 '동물복지와 주민복지의 연관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중계동에 위치한 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님이신 김성호 선생님은 사람들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의 변천사를 다루고, 이어 사람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인수공통질병을 사례로 동물이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하다는 주장과 유기견과 어린이, 유기견과 노숙자, 반려동물과 노인, 반려동물과 장애인 등을 사례로 사람과 동물 사이의 ‘상호돌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백사마을이 동물복지 마을로 바뀔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계신 김성호 선생님
특히 김성호 선생님은 전수조사를 토대로 백사마을이 동물과 함께 행복한 마을로 전환될 수 있다고 주장하셨는데, 그 이유는 백사마을에는 사람과 반려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삶이 존재하고 있는데, 유기되고 방치되는 반려동물이 있는 반면, 주민들이 거두고 보살피는 반려동물의 수가 어느 지역 보다 많았다는 사실, 백사마을은 주민들이 서로 잘 알고 지내며, 담이 없는 집들도 많아 떠돌이 개와 길고양이를 공동으로 보살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 백사마을은 지역자원 연계가 원활하게 진행되어 오던 곳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셨습니다.
◯ 백사마을 주민토론회 2부 자유토론
2부 자유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카라 김혜란 이사
세 분의 발표가 끝난 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김혜란 이사의 사회로 2부 자유토론이 시작되었습니다. 주민들의 열띤 참여로 반려동물과 사람의 공존에 대한 높은 관심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주민의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현장입니다. 후끈후끈한 열기가 사진에서도 느껴지시나요?
◯ 주민의 다양한 이야기
- 길고양이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고양이든 개든 다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주민도 있었습니다. 사회자가 길고양이는 질병 매개체인 쥐를 막아주기 때문에 주민의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공존이 필요한 동물이란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길고양이 밥을 주면서 집주변의 쥐가 사라졌다는 주민의 경험담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재개발에 대한 내용도 나오게 되었는데요, 오랜기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만 되고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정비되지 않은 환경 탓에 많은 불편을 호소하셨습니다. 동물을 미워하지 않지만 당장의 생활 터전이 개선이 되지 않고는 동물에 대한 생각을 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 주민들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개들의 밥을 챙겨주고 계시다는 한 분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반려견으로 오해하고 목줄을 하지 않았다는 핀잔을 해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녹번동에서 주민6명이 ‘산에 사는 유기견’(들개) 가족을 공동으로 돌보고 있는 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사회자가 백사마을의 들개도 마을에서 공동으로 돌보는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아 무분별하게 번식이 되고 반려동물을 방치하는 이웃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주민은 중성화수술 지원사업이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의견에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 4년째 백사마을 고양이에게 밥을 주면서 사진을 찍고 있다는 분은 강동구처럼 노원구에도 마을주민이 길고양이를 돌볼 수 있는 정책이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이어서 백사마을 주민들에게 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지원이 필요한 사항들과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다 같이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녹번동 독박골 주민들이 공동으로 돌보고 있는 산에 사는 유기견 가족 이야기
길고양이 밥주기 도움, 이웃집 개 중성화 수술 권유, 산에사는 유기견(들개) 돌봄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고, 토론회가 마무리 된 후 로비에서 참여가 가능한 주민들이 연락처를 남겨주셨습니다.
900세대가 넘는 마을에서 동물복지를 주제로 주민참여형 토론회를 한 것은 처음인 것같습니다. 그 만큼 책임을 갖고 제안된 사업들이 실현되도록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