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정부는 구미 불산 사고 지역 내 동물에 대한 일괄적인 폐기 계획을 철회하라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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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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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불산 누출, 콧물 흘리는 소' (출처 : 뉴스1)
 

 

정부는 구미 불산 사고 지역 내 동물에 대한 일괄적인 폐기 계획을 철회하라
 
 
정부는 구미 불산 누출 사고가 터진 지 한 달 만인 10월 23일에서야 피해 농작물, 가축, 토양에 대한 조사 결과 및 처리 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불산에 노출된 가축에 대해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식품 원료로의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기에 축산물위생법령에 따라 폐기 조치하기로 한다”는 입장이다.
 
사고가 난 지 1주일이 지난 10월 4일에서야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현장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정부의 허술한 초동 대처와 안일한 대응은 국가의 환경적, 경제적 피해를 증폭시키고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았다. 10월 8일 환경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뒤늦게 발표한 대책에는 주민의 건강 영향 조사와 오염된 농작물, 토양 및 생활주변에 대한 조치 외에 불산 가스로 인해 교란된 생태계와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된 가축에 대한 인도적 처우를 위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가축은 재산 피해 보상의 대상으로만 여겨져 온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고려하지 않는 정부의 대책은 2011년 구제역 발생 때 350만 마리의 동물이 생매장되는 결과를 낳았고, 이는 침출수 등 2차적인 환경문제뿐 아니라 현장 종사자를 비롯한 많은 국민에게 정신적 고통을 야기했다. 이런 비극을 겪은 후에도 정부는 동물 전염병이나 자연재해, 환경재난 등 대형사고 발생 시 피해 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처우를 할 수 있는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시민단체의 요구에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여 왔으며, 결국 이번에도 무려 3997마리에 이르는 동물을 일괄 ‘폐기 처분’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제 2의 구제역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냐는 사회적 불안감마저 조성하고 있다.
 
동물의 오염도나 유해성에 대한 명백한 증거도 없이 단지 불산 가스 누출 지역에 있었다는 사실 만으로 해당 지역 내 모든 동물을 ‘폐기처분’ 한다는 방침은 불합리한 처사다. 동물의 상품 가치뿐 아니라 개체의 감염과 고통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정확한 수의학적 점검이 선행되어야 한다. 수의학적 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동물에 대해서는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며, 동물이 치유될 수 없는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경우는 물론, 산업동물로써 이용하기 어렵다는 과학적 판단에 따라 도축을 하는 경우에도 수의학적 절차에 따른 안락사가 실행돼야 한다.
 
재해에 대한 정부의 미숙한 대응으로 현장에 그대로 방치되어 고통 받는 동물을 상품 가치가 떨어진 물건으로 취급해 생매장 등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처분하는 정책이야말로 이제 폐기처분 되어야 한다. 환경재난 시 피해를 입은 동물의 처리 문제는 상업적 손실 여부에 앞서 생명 윤리를 고려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녹색당+, 녹색연합,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동물자유연대,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이번 사고의 주무기관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 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처우를 보장하고, 대응 시스템 구축 등 재난 발생시 동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를 시급히 촉구한다.
 

2012년 10월 25일
녹색당+, 녹색연합,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동물자유연대,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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