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등록까지 했는데… 로드킬당한 반려동물,
보호자 확인 없이 소각되는 현실
최근 유실된 반려동물이 도로에서 교통사고(로드킬)로 사망한 뒤, 동물등록을 위한 마이크로칩이 삽입되어 있었음에도 보호자 확인 절차 없이 수거·소각된 사례가 알려졌습니다. 보호자는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애타게 찾았지만, 결국 마지막 모습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이별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2010년대부터 유실된 반려동물이 도로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더라도 보호자를 확인하는 절차 없이 폐기물 처리시설로 옮겨져 소각되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동물등록제와 동물 사체 처리 제도가 서로 연결되지 않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현행 폐기물 관리체계에서 도로 위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동물의 사체는 생활폐기물로 분류되어 수거·처리될 수 있으며, 반려동물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자체나 수거업체가 동물등록 여부를 확인하고 보호자에게 사망 사실을 통보하도록 하는 전국적으로 통일된 의무 규정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2014년 동물등록제 의무화를 시작해 등록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동물등록제는 유실·유기동물의 발생을 방지하고 소유자를 신속하게 확인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정작 등록된 반려동물이 사고로 사망했을 때는 그 등록정보가 보호자를 찾는 데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물등록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담당하는 반면, 도로에서 발생한 동물 사체의 수거와 처리는 도로관리 및 폐기물 관리체계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또한 정부가 운영하는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 조사 및 관리 지침」은 야생동물을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어, 로드킬로 사망한 반려동물의 신원 확인과 보호자 통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미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군포시는 2025년 3월 17일부터 시행된 「군포시 도로상 동물 찻길 사고 예방 및 사체처리 등에 관한 조례」를 통해 로드킬 동물의 등록정보 확인과 소유자 통보 절차를 명문화했습니다.
해당 조례 제7조는 시장이 동물 사체를 처리하기 전에 동물등록 여부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등록동물로 확인되면 소유자에게 사고 사실을 안내해야 하며, 안내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군포시 누리집에 공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로드킬로 사망한 동물을 단순히 수거·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등록정보를 활용해 보호자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도록 행정적 책임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군포시의 사례는 로드킬 동물의 신원 확인과 보호자 통보가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다만 개별 지자체의 조례에만 의존할 경우 지역에 따라 보호 절차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가 전국에서 일관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기준과 의무 규정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가는 반려견의 동물등록을 의무화하면서도, 등록된 반려견이 사고로 사망했을 때 보호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사체를 인계할 수 있는 절차는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동물등록제의 취지를 고려할 때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확인하고 마지막을 함께할 기회마저 박탈당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군포시의 사례와 같이 로드킬로 사망한 개와 고양이의 사체를 수거할 때 동물등록 여부를 확인하고, 등록된 보호자에게 사고 사실을 통보하는 절차를 전국적으로 의무화하도록 정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관계 부처와 지자체가 협력하여 동물등록정보 조회, 보호자 통보, 사체 인계 기회 보장에 이르는 명확한 업무 절차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겠습니다.
반려동물이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름 없는 폐기물처럼 처리되어서는 안 됩니다. 최소한 보호자가 그 죽음을 확인하고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도록, 이제는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