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개인소유 목장에서 20년령 암사자 ‘사순이’가 청소 중 열린 문 틈으로 탈출했다가 사살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순이는 평생을 갇혀 살았던 곳에서 불과 4~5m 떨어진 숲 속에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고, 포획단이 발포한 엽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사망했습니다.
사순이가 살았던 사육장은 최소한의 복지를 위한 어떤 사물도 없는 시멘트 바닥뿐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탈출 후 숲속에서 오도카니 앉아있던 사순이는 그저 흙바닥 위 나무 그늘 아래에 몸을 뉘여보고 싶었을 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순이는 지금껏 정책적 사각지대 속에서 개인의 소유로서 사육되어 왔습니다. 환경청의 형식적인 감독하에 개인인 목장주가 지금껏 사순이를 책임져온 것입니다. 작년 울주군의 개인 농장시설에서 반달가슴곰 세 마리가 탈출하여 인명사고까지 일어났던 사건과도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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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이가 죽기 며칠 전에는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침팬지 ‘루디’와 ‘알렉스’가 탈출, 마취총을 맞고 회복하던 중 수컷 루디가 결국 목숨을 잃은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서울 어린이대공원의 얼룩말 ‘세로’의 탈출, 2018년 대전 오월드의 퓨마 ‘뽀롱이’의 탈출 등 동물원에서의 동물 탈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동물이 목숨을 잃거나, 사람과 동물 모두 위험한 상황이 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