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x고보협] ② 살아남은 18마리 고양이들, 묘생 2막을 기다립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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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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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호더 노부부에게서 구조한 31마리 고양이들

 

지난 7, 동물권행동 카라와 한국고양이보호협회(이하 고보협)은 안산시에 위치한 한 노부부의 집에서 31마리 고양이들을 구조했습니다. 병원에서 출산한 아기 고양이들까지 총 33마리의 고양이들. 그들은 좁고 비위생적인 집에서 겨우 세상으로 나왔으나, 구조 직후 범백 진단을 받았습니다.

 

713, 구조 후 일주일 만에 어린 새끼들이 먼저 사망하는 것을 시작으로 줄초상이 이어졌습니다. 모든 고양이들이 혈청을 맞으며 고단히 투병했으나 결국 16마리 새끼 고양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카라와 고보협 앞으로는 성묘 10마리와 3개월령 새끼 8마리만이 남았습니다. 56백만원에 임박하는 병원비와 함께요.

 

카라와 고보협은 병원비를 할인받으며 고양이들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는 한편, 범백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는 고양이들을 완치시키기 위한 돌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카라 센터 근처에 단기로 방을 빌렸고, 그 곳에 고양이들을 이동시키고 봉사자들과 함께 고양이들을 돌보았습니다.

 



 


연대의 손길로 만드는 꽃길

 

퇴원 당시 꼬질꼬질하고 볼품없던 새끼고양이들도 봉사자들과 활동가들의 애정 어린 돌봄 안에 포동히 살쪘고, 경계심 강했던 성묘들도 마음을 풀고 사람 곁으로 다가오고는 합니다. 많은 분들께 받은 후원물품으로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주, 고양이들은 더 이상 범백균이 배출되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고양이들은 귀진드기와 곰팡이 치료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인데요, 치료 속도로 봐서는 조만간 아주아주 건강하고 깨끗한 상태가 될 예정입니다. 이제 새로운 가족을 찾아 입양을 갈 수 있는 상태입니다.

 

애니멀호딩으로 질병을 얻고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고양이들. 열 여덟 마리 고양이들이 지금 깨끗한 공간에서 생전 처음 보는 요상한 장난감들과 기가 막히게 맛있는 간식들을 먹으며 사람과의 관계를 새로 배우고 있습니다. 고양이들은 여러분이 필요하고, 여러분의 삶은 고양이가 보다 더 균형감 있게 빛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안산냥이들의 가족이 되어주세요 :)

 


<안산 애니멀호딩 구조묘 입양 프로필>


 




진순이

암컷(중성화 완료) / 4/ 종합접종 완료

 

진순이는 할아버지 집에 최초로 들어온 고양이입니다. 4년을 꼬박 더럽고 밀집도 높은 집에서 버텨왔습니다. 30여 마리 고양이들의 대모(大母)이면서, 최근가지도 새끼들에게 젖을 물렸던 녀석입니다. 거듭된 출산과 육아로 지쳤을 법 하지만, 끝까지 새끼들을 돌본 장하고 기특한 고양이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돌봄방에서 무척 의기소침해 있습니다. 구조 전, 할아버지 집에서는 간식을 주는 활동가들에게 머리를 부비고 꼬리로 다리를 감기도 했었습니다. 가정집으로 가서 천천히 적응할 수 있다면 골골송도 열심히 부르고 눈키스도 꾸준히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딘가 뚱한 표정이 매력적이고, 앙다문 입과 핑크색 코, 라임색 눈동자로 사람을 사로잡는 착한 진순이. 사람이 무섭고 낯설어도 냥냥펀치 한 번 못 날리는 고양이입니다. 4살이 된 성묘도 충분히 입양을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진순이에게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레몬

중성화 완료 / 종합접종 완료

 

레몬이는 예쁜 치즈색 코트를 입은 고양이입니다. 지금은 많이 예민해져서 눈곱도 못 떼게 하고, 약도 못 먹이게 합니다. 손을 내미는 활동가의 손을 후려치지만 발톱은 세우지 않습니다. 착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가족을 만나 집에 간다면 그 때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겠습니다.

 

레몬이는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고, 혼자만의 공간에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조금 낯익은 사람이 와서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면 눈곱을 떼도록 허락하기도 하고, 손을 핥아주기도 합니다. 다만 다른 고양이 친구들은 싫어합니다! 독립적인 외동냥이와 잘 맞는 반려인에게 어울릴 것 같습니다. 어쩌면 레몬이도 무척 바빠서 밥만 주고 화장실만 갈아주는, 이따금 자신이 원할 때만 사랑을 주는 집사를 마음에 들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몽

중성화 완료 / 종합접종 완료

 

자몽이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치즈냥이 중 한 마리입니다. 날씬한 몸에 날카로운 턱선을 가졌고, 낯선 사람에게 하악질도 몇 번 하지만 얼굴 좀 익히면 드러눕고 머리를 부비고 골골송을 부릅니다. 맛있는 것으로 빨리 친해질 수 있습니다.

 

아가냥이들과 느긋한 성묘들이 먼저 봉사자들과 활동가들 앞에서 놀고 있으면, 나중에 슬그머니 눈치를 보며 사람 옆으로 가서 다소곳이 앉고는 합니다. 사람이 자신을 알아봐주고 머리나 등을 쓰다듬어주면 무척 만족스러워 합니다.

 

사진으로는 그 미모를 다 못 담고, 만나봐야 이 녀석의 매력을 알 수 있습니다! 심쿵사를 유발시키는 어른 고양이, 사랑꾼 냥냥이가 확실한 자몽이가 누군가의 삶에 큰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임

중성화 완료 / 종합접종 완료

 

라임이는 안타깝게도 냉장고 위에서 있는 사진밖에 없습니다. 동글동글한 얼굴과 동글한 눈은 사람을 보면 더 동그래집니다. 겁이 무척 많아서 사람이 손을 내밀어도 때릴 생각도 못 하고 얼음!’ 상태가 됩니다. 바짝 얼어있는 와중에 눈은 점점 더 동그래지고요.

 

분명 순둥이이고, 입양을 가서 사랑을 듬뿍 받으면 다른 면모를 보여줄 것 같은데… 분명 이 녀석도 가족의 침대 위에서 발라당 누워서 존재감을 쩌렁쩌렁하게 발산할 것 같은데, 아직 활동가들의 사랑이 냉장고 위까지 닿지 않아서인지 예쁜 모습을 포착할 수 없었습니다.

 

위축된 성묘들은 입양을 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임이에게도 가족이라는 큰 기적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숨이

중성화 완료 / 종합접종 완료

 

숨이는 혹시 라임와 한 배에서 태어났을까요? 고등어태비 무늬에 아주 조금 양말을 신은 이 녀석도 겁쟁이입니다. 낯선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면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숨숨집에 들어가 눈알만 또륵 굴립니다.

 

다만 사람의 손길을 아주 피하지는 않고, 익숙한 사람이 와서 맛있는 것을 내밀면 경계하는 눈초리로 열심히 간식을 받아먹습니다. 맛있는 것은 요새 처음 먹는지라 통 거부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착하고, 순하고, 바보같으면서도 참 귀엽습니다.

 



 

아보

중성화 완료 / 종합접종 완료

 

아보는 조심성이 많은 고양이입니다. 치즈색 얼룩무늬 고양이인 카도와 함께 꼭 껴안고 서로 그루밍을 해주거나 쿨쿨 잠들기도 합니다. 냉장고 뒤의 공간에 숨어 지내다 최근에는 캣타워 안으로 은신처를 바꾸었습니다.

 

얼굴 좀 익은 사람이 오면 슬그머니 나와서 그 사람을 관찰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친해지면 만져라!!!’ 하고 머리를 내밀고요. 머리를 내밀어서 쓰다듬으면 또 그 손을 살짝살짝 때립니다. 아직 사람과 노는 것이 신기하고 낯설지만, 그럼에도 재밌다는 것을 아는 것 같습니다.

 

장난감을 흔들면 새끼들이 달려드는 탓에 본격적으로 잘 놀지는 못하지만, 멀리서 동공을 크게 뜨고 몸을 씰룩거리기는 합니다. 아보와 서로의 마음을 진솔히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꼭 나타나면 좋겠습니다.